하버드 집중력 혁명 - 일과 삶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1% 차이
에드워드 할로웰 지음, 박선령 옮김 / 토네이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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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이것저것 관련된 일이 많아 정작 어느 하나 제대로 해내질 못하고 있다고 느낀다. 이런 나에게 지금 꼭 필요한 책을 만났다. 에드워드 할로웰의 <하버드 집중력혁명>이다. 컴퓨터와 휴대폰도 끄고 집중해서 하루 만에 다 읽었다.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는 많이 들어보았지만, ADT라는 용어는 이 책 서문에서 처음 접했다. 현대생활에서 누구나 ADD나 ADHD는 아니지만 그런 성향이 다분히 있다. 그것을 저자는 ADT(주의력결핍성향, attention deficit trait)라고 지칭한다.

 

1부에는 ADT의 전형적인 여섯 가지 사례를 제시한다. 두 번째 사례인 어떤 일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멀티태스커인 '진(Jean)'의 모습과 다섯 번째 사례인 타인의 욕구를 우선시하는 '메리(Mary)'의 모습이 나에게도 있음을 발견했다. 따라서 저자 할로웰 박사가 제시하는 문제 해결책을 눈여겨보았다. 그가 각 사례마다 열 가지 해결책을 제시한 것은 너무 인위적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유용한 팁(tips)이 있다. 예컨대 타인의 요청을 정중하게 거절하는 연습을 해야 하고, 자신에게 신경을 쓰는 것은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과 다르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는 점 등이다.   

 

2부에서는 ‘표류’와 ‘몰입’ 사이에 있는 ‘유연한 집중력’에 집중한다. 집중력을 만드는 다섯 가지 핵심 요소는 다음과 같다(pp. 224~227). (1) 기운 - 주의 깊게 뇌의 에너지 공급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2) 감정 -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3) 참여 - 최고의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도 일에 푹 빠지거나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4) 체계 - 체계를 계획적으로 세우고 통제권을 되찾아야 한다. (5) 제어 - 스스로 통제권을 어떻게 행사하느냐가 중요하다. 저자는 뇌가 유연한 집중력을 발휘하도록 하기 위한 여섯 가지 실천사항을 제시한다. 그것은 ‘수면, 영양섭취, 운동, 명상, 인지자극, 인간관계’다(p. 231). 나 자신을 돌아보니 수면도 충분히 취하지 못하고, 운동도 거의 하지 못한다. 또 내성적이라서 인간관계를 우선순위에 두지 못한다. 할로웰 박사는 인간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또 하나의 비타민 C, 어울림 비타민(vitamin connect)”이라는 용어로 표현했다(p. 262). 건강한 인간관계가 집중력 에너지를 공급한다는 주장은 인상적이다. 그는 또 하나의 비타민을 추천한다. ‘비타민 G'(vitamin gratitude), 즉 감사하는 태도다.

 

저자는 책 말미에서 집중력을 유지하고 생산성을 높이면서 이성을 지키는 방법을 열 가지로 요약했다(pp. 319~321). 결국 우선순위를 정하고, 충분히 휴식도 취하고, 사람들과 직접 만나고, 자신을 정직하게 들여다보며 최상의 상황을 만들어 일하며 살아가라는 것이다. 지극히 상식적인 지침이 가장 정직한 해답이며 동시에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리라. 저자가 개발한 크레이지비지(crazybusy) 앱을 다운받았다. 이것 때문에 휴대폰 사용이 더 늘어나는 것은 아닐까 염려하면서. 어쨌든 할로웰 박사가 알려준 집중력을 높이는 팁들을 꼼꼼하게 실천해보아야겠다. 책 읽는 데 집중하다보니, 벌써 집중력이 회복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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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 - 세상에 단 하나뿐인 글쓰기공식
임정섭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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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가장 어려운 점은 글쓰기 자체입니다. 저에게 글쓰기는 영원한 과제입니다. 평생 떠날 수 없는 일이라면 부닥치는 수밖에요. 글쓰기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읽었는데 너무 추상적이거나 장황했습니다. 반면, 이 책은 제목부터 ‘심플’이네요. 이 책의 저자 임정섭은 <글쓰기 훈련소> 소장입니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글을 읽고 썼다고 자기를 소개합니다. 그는 글쓰기 법, ‘POINT 라이팅’을 개발해 글쓰기 붐을 주도했습니다.

 

저자는 글쓰기를 공식으로 표현하길 좋아합니다. 그는 프롤로그에서 공식 하나를 소개합니다. ‘글쓰기 기술=화가의 눈+소설가의 눈+과학자의 눈(W=Ae+Ne+Se)’. 저자는 글쓰기에 관한한 단순함을 신봉합니다. 스티브 잡스의 디자인이나 우리네 달 항아리는 단순 미학의 극치이듯, 글쓰기에서 단순함은 최고의 경지라고 확신합니다(p. 7). 물론 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언급합니다. 

 

이 책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글쓰기 공식, POINT를 설명합니다. 글쓰기 공식을 설명하기 전, 그는 글쓰기가 하나의 기술이며 따라서 훈련으로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니 자신만의 글쓰기 습관을 만들고, 특히 자신만의 글쓰기 창고를 마련하라고 도전합니다. 특히 글쓰기가 ‘확장 게임’이라는 주장이 흥미롭습니다(p. 93). 관찰을 통해 사실을 열거하고, 비교와 대비를 통해 논리를 확장해 나가라는 겁니다. 그 과정을 공식화한 것이 바로 POINT입니다. 수학에서도 공식을 이해하고 암기하고 자꾸 적용해서 풀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나도 글쓰기 공식 POINT(pp. 110~111)를 이해하고 암기해 봅니다.

 

P(Point): [주제] 무엇을 쓸 것인지 결정하기.

O(Outline): [개요] 구조 짜기.

I(Information): [배경정보] 배경, 상황 설명.

N(News): [뉴스] 글을 빛내주는 예화나 자료 넣기.

T(Thought): [생각] 글감에 대한 느낀 점 쓰기.

 

‘서평의 공식’도 있네요. '서평=포인트+배경정보+줄거리+근거나 예화+생각(BR=P+I+O+ N+T)‘. 이 공식에 따라 내 서평을 평가해봅니다. P(주제)는 ‘심플한 글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따라서 글쓰기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공식에 따라 심플하게 써보자’입니다. 나는 I(배경정보)에 따라 저자도 소개했습니다. O(줄거리)는 ‘책 내용의 핵심인 POINT’입니다. 이제 남은 것은 N과 T군요. N은 생략하고 T(Thought, 이 책에 대한 나의 생각과 느낀 점)을 써봅니다. 앞에서 나는 글쓰기의 가장 어려운 점은 글 쓰는 것 자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날마다 글쓰기를 실천해 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언젠가는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내보고 싶습니다. 스스로에게 이런 기대를 한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있습니다. “책 쓰기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은 인내가 아닌 의지에 있다. 아이는 우연히 낳을 수 있으나, 책쓰기에서 우연은 없다”(p. 308). 저자의 마지막 말이 나에게 큰 도전이 됩니다. 나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글을 쓰고 책을 쓰고자 하는 ‘의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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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으로 읽는 인문학 클래식 - 당당하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지식
이현성 지음 / 스타북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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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고전들에 비해 동양 고전은 아주 조금밖에 모르는 내가 이현성의 <교양으로 읽는 인문학 클래식>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 책 한 권에 중국 고전 15권을 정리했기 때문입니다. 직장에서 리더인 나는 이 책에서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덕목들을 생각할 수 있겠다 기대하며 책을 펼쳤습니다. <정관정요>, <육도삼략>, <좌전>, <관자>, <삼사충고>는 처음 들어보는 책 이름입니다. 그런데 이 책들 안에 보배가 숨겨 있었습니다.

 

저자 이현성이 당태종(唐太宗)과 그의 신하들과의 정치 문답집인 <정관정요(貞觀政要)>에서 뽑은 수성(守成) 시대 제왕학(지금으로 말하면 올바른 리더십)의 네 가지 조건은 이렇습니다. 첫째, 평생 겸허한 자세로 부하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인다(pp. 22~25). 둘째, 모범을 보여 먼저 자신을 올바르게 다스린다(p. 26~33). 셋째, 초심을 유지하고 인내를 통해 자신을 철저하게 관리한다(p. 33). 넷째, 겸허하게 행동하고 신중하게 말한다(pp. 33~36). 그러고 보니 리더의 훈련은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관리하는 것이 중심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관포지교(管鮑之交)로 유명한 관중(管仲)의 언설을 모은 <관자(管子)>에서 참된 리더십에 대해 배웠습니다. 관중은 경제를 중시했지만 그것은 경제를 통해 백성들의 ‘도덕의식’을 함양시키기 위해서였습니다. 그가 말하는 도덕의식은 네 가지 즉 ‘예, 의, 염, 치’를 말합니다. 예(禮)는 절도를 지키는 일, 의(義)는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것, 염(廉)은 자신의 잘못을 숨기지 않은 일, 치(恥)는 남이 악행을 저지르는데 동참하지 않는 것을 뜻합니다. 이 가르침을 읽으면서 생각해 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힘들다 해도 그 어느 때보다 경제적으로 풍요롭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예의염치를 잃어버렸습니다. 리더들이 사회에 대한 고상하고 확고한 이상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요? 자신을 절제하고 염치를 아는 정치 경제 사회의 리더들이 너무 적기 때문은 아닐까요?

 

가장 인상적인 것은 장양호(長養浩)의 <삼사충고(三事忠告)>에서 말한 지도자가 잊지 말아야 할 마음가짐입니다. 그에 따르면, ‘절의(節義)’는 신하로서 지켜야 할 최대의 덕목으로 “부귀하다고 하여 멋대로 하지 않으며, 비천하다고 하여 위축되거나 비굴해지지 않고, 위세와 무력에도 굴하지 않는”(p. 308) 것입니다. 모름지기 리더는 청렴한 태도와 충성심, 겸허한 태도로 오직 정도(正道)를 지켜야 합니다. 특히 자신에게는 엄하고 남에게는 너그러운 배려와 겸양의 자세와 더불어 인내하는 것이 지도자의 미덕입니다. 더욱이 물러날 때를 알아 깨끗이 물러나야 합니다. 장양호는 인간을 세 등급으로 나누었습니다. 첫째, 훌륭한 업적을 세우고도 세상에 알려지기를 바라지 않는 자. 둘째, 세상에 알려져도 그 업적을 자랑하지 않는 자. 셋째, 스스로 알리기에 급급해서 허명(虛名)을 떨치려 하는 자. 이 글을 읽는 데, 가슴이 뜨끔했습니다. 잘한 것은 나의 공으로, 문제가 생기면 부하 직원 탓으로 돌리려는 못된 마음이 나에게도 있습니다. 오늘날 사회지도자들은 어떤지요? 그야말로 허명을 떨치려고 안달난 이들로 가득한 모습에 씁쓸하고 안타깝습니다.

 

오래 전 정약용의 <목민심서(牧民心書)>를 읽으며 감탄했는데, 그의 사상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3,000년 역사가 만들어낸 중국의 고전에서 흘러나왔군요! 정말 멋진 책, 두고두고 보아야 할 책이 나왔습니다. <교양으로 읽는 인문학 클래식>은 이 땅의 리더들이 꼭 읽어야 할 멋진 책입니다. 모든 정치가, 행정가, 법관, 교수, 회사 CEO와 간부들의 책상에 반드시 놓여있어야 할 책 중의 한 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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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설레는 집 도감 -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공간 배치 아이디어 123 집도감 마음이 설레는 집 도감 시리즈 1
X-Knowledge 지음, 박지석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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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세에서 오래 살았습니다. 중년에 들어서며 이제 강원도 시골에 집을 지을까 합니다. 건축가와 어떤 집을 지을지 의논 중에 있는데, 이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제목처럼 ‘마음이 설레는’ 책입니다. 목차를 열어 봅니다. 1장부터 11장까지 “… 싶다”라는 형식으로 각 타이틀별로 글자색도 다르게 해 놓아 본인이 관심 있는 집 도면을 쉽게 찾아 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세부 사항을 사진과 함께 설명해 놓았습니다.

 

나는 시골 골짜기에 집을 짓는 것이니 ‘1장. 조망 좋은 방을 갖고 싶다’에 제일 먼저 눈길이 갔습니다. ‘003. 거실과 연결되는 안뜰이 만드는 풍경’(pp. 10~11)과 ‘012. 확성기 모양으로 시야를 튼 주택’(pp. 28~29)의 설계도면이 마음에 드는데요. 건축설계사와 만나기 전에 두 설계도면을 혼합해서 나름대로 머리에 구상을 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나의 단독주택 컨셉을 아래와 같이 글로 적어 보았습니다.

 

(1) 대지가 넓고 높은 편이고 다른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니 이층으로 짓지 않고 펼쳐서 1층 구조로 단순하게 설계한다.

(2) 부부만 주로 사용하니 침실과 거실, 주방의 동선을 고려해 편리하게 만든다. 그리고 손님들이 올 때를 대비해 서재를 잠자기에 불편하지 않도록 설계하며, 화장실은 반드시 두 개를 설치한다.

(3) 집이 남향이고 앞에 계곡이 있으니, 침실과 서재, 그리고 거실은 모두 남쪽 전면으로 배치한다. 주방과 다용도실, 욕실, 보일러 등은 북쪽으로 배치한다.

(4) 침실은 퀸 사이즈 침대가 꽉 들어갈 정도의 작은 공간만 만든다. 대신 침실에 연결되어 있는 옷방 및 파우더룸과 화장실을 넉넉하게 하여 수납공간을 충분히 둔다. 수납공간에 관해서는 이 책 6장(pp. 142~181)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살펴본다.

(5) 남쪽에 위치한 거실과 북쪽에 위치한 주방은 개방식으로 하여 통풍이 잘 되게 하고, 주방에서 다용도실을 미닫이문으로 연결하고, 다용도실에서 외부로 나가는 출입문을 만든다. 이 책의 190~191 페이지(전망좋은 곳에 거실과 함께 배치한 주방)를 참조한다.

(6) 동쪽에 위치한 서재를 제일 크게 만들고, 서재 위에는 다락방을 내단다.

(7) 창호의 위치와 크기에 특별히 신경을 써서 채광과 단열의 효과를 높이며, 난방비가 조금 더 들더라도 지붕은 높여서 공간을 시원하도록 만든다. 

 

나는 건축의 문외한인데, 이 책을 들춰보면서 짓고 싶은 집의 그림이 머릿속에 구체적으로 그려졌습니다. 이제 설계사와 여러 번 만나 대화하면서 설계도를 만들어 봐야겠죠? 이 책, 정말 마음에 듭니다. 나처럼 집을 짓고자 마음 먹은 사람들에게는 어떤 공간과 모양의 집을 짓고 싶은지 구체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친절한 설계사라 할 수 있습니다. 설계사무소에는 고객을 위해 필히 비치해 놓아야 할 책이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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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꿈결 클래식 5
프란츠 카프카 지음, 박민수 옮김, 남동훈 그림 / 꿈결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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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때 카프카의 <변신>을 읽으며 주인공이 벌레로 변하는 이야기 속에서 내 속에 있는 청년의 불안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꿈결 출판사에서 <변신>과 함께 카프카의 단편 열 한편을 모아 ‘꿈결 클래식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으로 내놓았습니다. 친근한 일러스트로 가독성이 뛰어나고 옮긴이의 해제로 작가의 세계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시리즈입니다. 정말 반가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전에 읽어 본 단편들이 여럿 있었기에 이번에는 옮긴이의 ‘해제’를 먼저 보았습니다. 카프카의 생애와 그의 문학 세계에 관한 설명을 미리 보면, 그의 작품들을 좀 더 제대로 읽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자수성가한 카프카의 아버지는 예민한 아들에게 많은 상처를 주었던 것 같습니다. 그는 누이동생 엘리와의 편지에서 ‘부모의 이기주의’에 관해 언급했습니다. 부모는 싫어하지만 극복하지 못한 자신의 모습을 아이에게서 발견하거나 아이에게서 자신이 기대하는 탁월함을 발견하지 못하고 충격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탁월함으로 여기는 그 무엇을 아이에게 두드려 박아 넣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드려 박아 넣는 동안 아이는 부서”(p. 218)집니다. 카프카의 이 말이 아버지로서 자식에 대한 나의 마음을 돌아보게 합니다. 내가 카프카의 아버지와 같지 않은지 반성해 봅니다. 카프카가 아버지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한 것은 <변신>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주인공 그레고르는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를 대신하여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며 열심히 일해 외판사원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그가 벌레로 바뀌자 아버지는 완력으로 그레고르를 방으로 보내고, 후에는 그에게 사과를 던져 ‘그 벌레’는 등에 사과가 박혀 치명적인 상처를 입습니다. 카프카의 편지에서처럼 결국 아버지가 던지 사과가 원인이 되어 ‘그 벌레’는 부서집니다(죽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여동생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소풍을 떠납니다.

 

청년시절에 읽은 <변신>과는 달리 중년에 읽는 <변신>은 나에게 가장으로서의 삶이란 무엇이며, 부모와 자식은 어떤 관계이며, 가족이란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가를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모든 힘을 기울이는 가장이 어느 날 벌레로 즉, 쓸모없는 인간으로 전락하면 가족들은 그를 어떻게 대할까요? 지금까지 이 작품을 거창하게 실존주의적으로, 혹은 사회학적이나 신학적으로, 아니면 정신분석학적으로 해석하였습니다. 하지만 저 같은 독자에게 이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그의 단편들을 읽으면서 현재의 나의 삶과 상황에 관해 카프카와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 소중할 뿐입니다. 나는 누구이며 나의 삶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저자는 그레고르가 왜 어느 날 갑자기 벌레가 되었는지 설명하지 않습니다. 아니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카프카는 고통의 실존적 의미를 드러내고 싶을 뿐입니다. 그는 문학에 관해 “한 권의 책은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부수는 도끼여야 한다”(p. 225)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 묶인 <변신>을 비롯한 열 한 개의 단편들은 나의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부수는 ‘도끼’가 되었습니다. 왜 고전은 여러 번 읽어야 하는지 체험한 독서였습니다. 앞으로 ‘꿈결 클래식 시리즈’에 어떤 책들이 출간될지 기대가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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