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찍고 싶은 사진 - 대한민국 사진 고수들에게서 발견한 좋은 사진의 비밀
윤광준 글.사진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자주 <네이버 포토 갤러리>에 들어가 ‘오늘의 포토’를 빼놓지 않고 본다. 특히 윤광준의 심사평은 꼼꼼히 읽는 편이다. 네이버 블로그, ‘윤광준의 <잘 찍은 사진 한 장>’도 즐겨찾기를 해 놓고 가끔 들어가 사진을 감상한다. 이 책, <내가 찍고 싶은 사진>은 윤광준의 심사평을 9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선정작 137컷과 함께 담아놓았다. 이 책을 통해 좋은 사진을 찍는 법을 제대로 배울 수 있겠다 싶어 책을 펼쳐들고 머리글부터 꼼꼼히 읽었다. 윤광준은 “사진을 제대로 보고 읽을 때 숨은 의미가 드러난다. 좋은 사진, 잘 찍은 사진으로 꼽은 이유를 알면 사진이 다르게 보일지 모른다”(p. 6)라고 말한다. 전적으로 동감한다. 내가 이 책을 집어든 이유다. 어떤 사진이 좋은 사진인지 작가의 말에 귀를 기울여본다.

 

자유롭게 자신만의 관점으로, 때로는 따뜻한 마음으로 찍은 사진들에서 우리는 공감을 느낀다. 그렇다. 카메라를 잘 다루는 기술은 상업 사진에서는 아주 중요할지 모르지만, 나 같은 아마추어에게는 조금 도움이 될 뿐이다. 좋은 카메라에 집작할 필요 없다. 사진 찍는 기술보다 생각과 자세가 중요하다. 나는 윤광준이 9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사진을 잘 찍기 위해 조언해 준 것들을 마음에 새긴다. 

 

첫째, 일상 찍기: 인생은 반복되는 일상의 조각들로 이루어지는 것, 그 평범한 일상에 관심을 갖고 새롭게 보기를 연습해야 한다. 

둘째, 풍경 찍기: 사진은 실제를 찍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찍는 것이다. 자연을 보며 느꼈던 감동을 사진으로 완벽히 재현할 수 없다. 그렇다면 자신만의 인식과 프레임으로 해석해 내고 그 감동을 추억해낼 수 있는 사진을 만들어야 한다.

셋째, 인물 찍기: 사람만큼 매력적인 피사체는 없다는 말에 동감한다. 사람이 빠진 사진들의 화려함은 오래가지 못한다. 소통하고 싶은 간절함을 가지고 사람들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댈 수 있어야 한다.

넷째, 하늘 찍기: 보려고 해야만 보이는 세상의 비밀은 다가서는 사람의 몫이다. 스스로 의미를 찾아 담아낼 줄 알아야 한다.

다섯째, 거리 찍기: 내가 도전해보고 싶은 것이다. 지금까지는 풍경과 인물, 그리고 일상의 것들을 많이 찍었는데, 내가 사는 서울을 찍어보고 싶다. 나는 태어나서 잠시 외국 유학 시절을 빼면 지금까지 서울에서만 살았다. 서울만의 매력을 사진으로 표현할 수 없을까? 서울이라는 도시의 민낯을 사진에 담고 싶다.

여섯째, 그림보다 더 멋진 사진 찍기: 디지털 사진은 새로운 창조의 도구로 손색이 없다. 하나의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다. 그 판타지의 세계로 들어가 보라.

일곱째, 여행지 찍기: 바짝 다가서는 것이 중요하다. 멀리서는 희미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스마트폰으로 다가가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때론 과감히 접근해 극적인 순간을 담아내야 한다.

여덟째, 환상사진 찍기: 사진은 내면의 응어리를 풀어낼 강력한 표현 수단이다. 자신이 생각과 이상, 때로는 감정을 담아 표현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아홉째, 순간포착 사진 찍기: 고급 기종은 1/8000s의 셔터 스피드를 낸다. 중요한 것은 움직임을 추적하는 눈과 기회를 놓치지 않는 기민한 행동이다. 무엇보다도 결과 예측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순간포착은 때로 우리의 상상 이상의 장면들을 보여준다.

 

무작정 카메라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어진다. 눈에 보이는 것, 아니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카메라의 사각 프레임에 담아내는 것은 매력적인 창조 활동이다. 사진 찍기의 본질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정말 좋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메신저 - 마음을 움직이는 메시지의 창조자들
이남훈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개인이든 조직이든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사회에 공헌할 수 없으며 심지어 도태되고 말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이남훈은 “변화와 혁신”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갖춘 사람들을 메신저라 부른다. 먼저, 프롤로그에 소개한 서독 총리 빌리 브란트(Willy Brandt)가 폴란드 바르샤바의 유대인 위령탑 앞에 무릎을 꿇은 모습이 매우 강렬하게 다가왔다. 그는 “말로서 표현할 수 없을 때 할 수 있는 행동을 했을 뿐입니다.”(p. 13)라고 말한다. 그는 진정한 메신저이며 위대한 리더인 것이다.

 

이 책은 메신저들이 영향력 있는 메시지를 전할 때 사용한 방법을 ‘격발(Trigger), 연상(Remind), 확산(Diffusion)으로 정리하여 수많은 예들을 제시한다. ’1부, 메신저, 트리거(Trigger)의 마술사들‘에서는 브레이킹-앵커(Breaking-Anchor), 니즈(Needs)와 원츠(wants)의 법칙, 꿈이라는 격발의 발사대, 스토리텔링의 힘 등으로 대중의 마음에 충격을 주고 그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법에 대해 설명한다. '2부, 메신저, 리마인드(Remind)의 달인들’에서는 넛지(nudge), 링크, 맥락 뒤틀기, 의미전달을 통해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속에 메시지가 자리 잡게 할 수 있을지를 설명한다.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처럼 메신저 자신이 가장 강한 연상의 요소가 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마지막 ‘3부, 메신저, 디퓨전(Diffusion)의 혁신가들’에서는 메신저와 메신저의 만남의 중요성, 메시지의 확산을 더욱 넓게 하는 대중의 즐거운 참여, 신선한 메시지를 위한 설정 값 변환 등에 대해 자세히 다룬다. 

 

이 책은 커뮤니케이션과 리더십에 관한 고리타분한 이론을 거창하게 제시하기보다, 생생하고 적절한 예화를 통해 어떻게 영향력 있는 메시지를 주는 창조적인 메신저가 될 것인지 흥미롭게 제시하고 있다.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게 읽었고 많은 도움을 얻었다. 내가 볼 때, 이남훈의 <메신저> 책 자체가 훌륭한 메신저다. 나도 한 조직의 리더이다. 하지만 성격이 내성적이고 다른 사람과 함께 하기보다 혼자 서재에 있을 때가 훨씬 행복하다. 사람들 앞에서 연설을 하거나 직원들에게 지시하는 일이 어렵게 느껴지곤 한다. 전화를 한번 하려면 몇 번이나 전화기를 들었다 놓았다 한다. 때론 지금 나의 위치에서 벗어나 홀로 전원생활을 즐기는 것을 꿈꾸곤 한다. 이런 나에게 “어떤 문제가 예상되더라도 타인과 소통하고, 그 소통을 효율적으로 이끌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라. 그 소통의 과정에서 운명의 주인이 되고 영혼의 선장이 되어 사람들과 함께 하길 포기하지 말라.”(p. 292)는 저자의 말은 큰 도전이 되었다. 사실 영향력 있는 메신저는 말하는 기술을 많이 습득해서 유창하게 말함으로 되는 것은 아닌 듯하다. 오히려 메신저 자신의 삶과 인격이 중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서로 다른 것을 연결하고 모순된 것을 통합하고 맥락을 바꾸어 보는 창의성, 인간적이며 따뜻하여 남을 배려하고 사랑함, 진실함과 담백함, 이런 인품을 가진 메신저들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자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낯선 하루 - 하나님께서 출타 중이셨던 어떤 하루의 기록
옥성호 지음 / 박하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초교회 잔혹사>라는 소설로 한국 대형교회 목사의 일탈을 신랄하게 꼬집은 옥성호가 이번에는 이민교회 목회자의 내면을 자세히 묘사한 또 한편의 소설, <낯선 하루>를 내놓았다.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에서 형식을 빌려온 이 소설은 시카고 이민교회를 담임하는 목사의 하루를 묘사한다.

 

새벽 4시 50분, 새벽기도회는 꼭 자신이 인도하는 것을 목회철칙으로 삼은 장세기 목사는 새벽기도를 하는 것을 ‘매일 죽는 일’로 여긴다. 그는 새벽기도회에 많은 성도들을 참석시키고자 딱딱한 교리 설교를 축복 설교로 바꾸었다. 이 새벽기도회에 다른 여인을 마음으로 탐닉한 정 집사가 오열하며 기도한다. 장 목사는 정 집사와 상담하면서 목사로서 모범답안 같은 형식적인 기도를 해 준다. 오전 9시 30분, 출석 성도수의 정체에 답답함을 느끼며 부교역자에게 호통을 친다. 또 열심 있는 청년부 회장의 신학교 추천서 문제로 담임목사로서의 위기감을 느낀다. 그는 세상적인 성공을 꿈꾸는 속물 목사인가? 오후12시, 결정적인 위기의 순간이 닥쳤다. 딸 은정이가 학생 수련회 중간에 집으로 돌아왔다. 은정이는 기독교는 말이 되지 않는다고, 자신은 더 이상 하나님을 믿을 수 없고 교회에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다. 장 목사는 그 와중에 딸의 영혼에 관한 것보다 한 교회의 담임목사로서의 체면과 안위에 더 신경을 쓰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곤 괴로워한다. 오후 2시 30분, 다시 교회 사무실, 부목사의 친구 목사가 남가주 ‘노래의 교회’의 담임목사의 위선 때문에 믿음과 목사직을 포기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작가는 <서초교회 잔혹사>에서 보여준 아무개 목사에 대한 비판의 칼날을 계속 세운다. 오후 7시 5분, 딸과의 계속되는 대화 후, 장 목사는 딸의 외침이 반항이 아니라 절박하게 내미는 구조의 요청임을 깨닫는다. 아빠와 엄마의 사랑을 보여 달라는 간절한 외침! 그는 딸에게 하나님을 믿으라고 강요하는 목사가 아니라, ‘사랑한다. 내 딸.’이라고 말하는 아빠가 되어야 한다. 이 소설 마지막 문장이 인상적이다. “나는 오늘 하루를 언제나처럼 목사로 시작했다. 그러나 나는 지금 이 낯선 하루를 목사가 아닌 아버지로 마친다.”(p. 243). 

 

이 소설의 주인공은 하루의 다양한 사건을 통해 보이지 않는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회의하고 의심하며, 자신은 어떤 존재인지 고민하는 목사다. 그는 딸의 ‘배교 선언’ 때문에 직업으로서의 목사가 아니라 자녀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아빠, 즉 진정한 신앙인이 되기로 자신을 다잡는다. 작가는 이 이야기를 통해 이미 작고하신 아버지 목사님에 대한 바람을 드러낸 것은 아닐까? 작가의 아버지는 한국에서 많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존경받는 분이셨다. 하지만 아들은 외적으로 대형교회를 이루고 존경받는 목사가 아니라 진실한 사랑의 종교인으로 아버지를 소망한 것이다. 또한 이 땅의 모든 목사들이 고뇌하는 진실한 신앙인이기를 소망한 것이다. 더 나아가 이 소설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에 대해 의심하고 갈등하는 생각하는 참된 신앙인이 되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가득 담겨있다. ‘작가의 말’ 마지막 문장이 내 마음에 비수처럼 꽂힌다. “생각없는 믿음처럼 종교의 가치를, 아니 인간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p. 24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대한 생존 -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나무 이야기
레이첼 서스만 지음, 김승진 옮김 / 윌북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정말 멋진 책을 만났다. 여러 저널에 사진과 글을 기고하는 현대 예술가 레이첼 서스만(Rachel Sussman)은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호주, 남극까지 찾아가 적어도 2,000살 이상 된 식물들의 사진을 찍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그리고 그 결실로 <위대한 생존: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나무 이야기>가 나왔다. 예술이면서 동시에 과학인 이 프로젝트는 우리를 심원한 시간과 마주하게 하여, 현재의 시간을 깊이 있게 해 준다. 저자는 오래전부터 생존한 생명체의 눈으로 심원한 시간을 들여다보면 현재 우리가 거하는 이 세계에 대한 인식이 깊어지지 않을까 기대하며 이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그리고 독자인 나는 그녀의 사진과 글을 보면서 현재의 시간과 소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한 페이지 가득 담긴 잘 찍은 사진들에서 쉽게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가장 인상적인 나무 중 하나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화이트 산맥에 있는 ‘브리슬콘 파인’(Bristlecone Pine, pp. 43~45)이다. 이 나무는 5,000살 정도로 추정된다. 개체 전체의 생존을 위해 필수적이지 않은 시스템은 모두 닫고 제한된 영양분으로 살아온 나무다. 이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나무인지 사진을 보는 건만으로도 숨이 막힌다. 사진이 예술이라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이 나무들의 생존의지가 사진에 서려있기 때문이다. “브리슬콘은 극단적인 조건에도 불구하고 생존한 것이 아니라 극단적인 조건 ‘덕분에’ 생존했다”(p. 49)는 저자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고산지대의 온난화가 브리슬콘의 성장을 빠르게 하고 있는데, 이는 다행스러운 것이 아니라 염려스럽다. 왜냐하면 빠르고 맹렬하게 자라는 생물이 오래 살 것 같지만 사실은 그 반대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는 표지 사진의 주인공인 스웨덴의 가문비나무(Spruce)에게도 해당된다. 9,500년 동안 낮은 가지들만 존재했을 이 나무가 1940년부터 고산 기온이 올라감으로써 이제는 5미터 높이의 중심 몸통을 갖게 된 것이다(p. 177).

 

저자는 “긴 세월을 살아온 생명체들을 찾아 10년 동안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필멸에 대해 더 생생하게 느꼈게 됐다”(p. 31)고 고백한다. 그렇다.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은 반드시 사라진다. 그리기에 ‘지금 살아있는 것’ 자체가 위대하고 아름다운 일이다. 지금 내가 인식하는 순간에 우리는 모두 함께 존재한다. 그러기에 이 순간이 의미가 있다. 수십억 년 전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s, pp. 260~267)가 이 땅에 산소를 공급해 준 이래 이 지구별에는 수많은 생명체가 태어났다가 죽었다. 수천 년 아니 수만 년 이상 동일 개체로 존재한 생명체들도 ‘필멸’할 것이다. 그러니 고작 백년 남짓 사는 인간들이 불멸을 추구하여도, 불멸은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다. 지구와 함께! 어찌 보면 지구에서 가장 오래 생존한 나무들은 이 땅의 진정한 주인일지도 모른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교만하게 떠들어대는 인간은 위대한 생존을 이룬 나무들로부터 삶의 참된 지혜와 겸손, 생명과 이 세상과 현재의 소중함, 그리고 필멸에 대해 배워야 한다. 매혹적인 사진으로 가득한 이 책 자체가 철학과 과학이 어우러진 멋진 예술 작품이다. 내 평생 소장할 책 중 하나를 만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멋진 신세계 소담 고전 명작 시리즈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은 유토피아(utopia)를 꿈꾸어왔다. 본래 유토피아는 ‘이 땅에는 없는 장소(ou+toppos)’, 혹은 ‘좋은 장소(eu+ toppos)'를 의미한다. 그야말로 이상향이다. 그곳은 생로병사의 고통이 없다. 올더스 헉슬리는 <멋진 신세계>에서 인간의 이성과 과학적 기술의 발전으로 이런 것들을 경험하지 않는 세상을 그렸다. ’모델 T‘ 자동차의 대량생산을 시작한 헨리 포드(Henry Ford)를 기려 포드력(Ano Ford, 이는 AD를 빗댄 것이다)을 캘린더로 사용하는 이 세계국(世界國, World State)은 ’공동체, 동일성, 안정성‘을 표어로 한다. 제 1장은 ’수정이 이루어지는 방‘을 보여준다. 인간은 더 이상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인공부화기에서 계급별로 생산된다. 제 2장에서는 유아 양육소의 모습을 보여주며, 제 3장은 아이들은 최면학습을 통해 “모든 사람은 다른 모든 사람을 공유한다”고 세뇌되는 장면을 보여준다. 이 신세계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안정‘이다. 개인적으로 경제적으로 신체적으로 안정을 추구한다. 모든 인간은 일정한 양을 소비함으로써 경제가 잘 돌아가게 해야 한다. 그들은 “꿰매어 입기보다는 버리는 편이 좋다”고 “많이 꿰매면 꿰맬수록 그만큼 더 가난하다”고 배운다. 각 계급별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며 행복해 한다. ’소마‘라는 약을 통해 언제나 행복감을 느끼며 살 수 있다. 따라서 그곳은 살아있는 동안에는 누구나 행복한 곳이다.

 

그 나라의 가장 높은 알파 계급인 ‘버나드 마르크스’는 ‘생산’되는 과정에서 알코올이 잘못 들어가 일반적인 알파보다 작은 체격에 약간 못생긴 편이다. 그는 레니나를 사랑하지만, 그녀는 ‘모든 사람은 다른 모든 사람의 소유’라는 모토에 따라 수많은 남자와 관계를 갖는다. 이 사실에 우울한 버나드에게 레니나는 소마1그램을 건넨다. 어쨌든 그는 레니나와 함께 뉴멕시코의 원주민 보호구역(Reservation)에 여행을 떠난다. 그것은 문화적 충격이었다. ‘야만인’들이 ‘태내 수정’을 통해 직접 아이를 낳고 ‘가족’이라는 무리를 이루며 산다는 사실이 레니나에게는 너무나 괴이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은 그곳에서 만난 야만인 존과 린다를 데리고 문명세계로 온다. 존은 ‘멋진 신세계’에서 참 사랑도 문학과 예술도 없이 소마 한 알로 행복을 찾는 사람들을 보면서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곳의 행복은 모두 가짜인 것이다. 존은 ‘소마’는 행복을 주는 약이 아니라 독약이라고 외치며, 불행해질 권리를 주장한다. 결국 그 ‘야만인’은 목을 매어 자살하는 것으로 이 소설을 끝을 맺는다.

 

완벽한 사회 제도 속에서 안전하고 건강하면 우리는 행복할까? 약물로 느끼는 행복감은 진짜 행복일까? 우리가 꿈꾸는 유토피아는 과연 존재하는 것일까? 자유로운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멋진 신세계>는 유토피아를 묘사하고 있지만 실상 그것은 디스토피아(dystopia)인 것이다. 인간의 과학과 기술의 진보로 이루어낸 사회는 결코 인류가 꿈꾸어온 유토피아가 될 수 없다. 헉슬리는 600년 후의 미래를 설정해서 신세계를 묘사했는데, 그가 작품을 쓰고(초판은 1932년에 나왔다) 100년도 채 되지 않은 지금 시점에 많은 것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옮긴이가 이 소설을 ‘현재를 예언하는 소설’(p. 390)이라고 표현한 것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실험관 아기, 유전자 조작, 다양한 약물 사용, 가족의 해체, 경제적 위기와 양극화 등, 과연 현대과학문명의 종착지는 어디일까? 끔찍한 디스토피아를 피하기 위해 인간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책은 인류의 미래와 현재 우리의 삶에 관해 매우 도전적인 질문을 하는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