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취인 : 자본주의, 마르크스가 보낸 편지 비행청소년 12
강신준 지음, 신병근 그림 / 풀빛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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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으로부터 구원받기 위해서는 천박한 자본주의로부터의 탈출이 이루어져야 한다.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추어 쓰인 책을 통해 사회경제사의 맥도 짚어보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해야 하는지도 확인하고 싶었다. 이 책은 이런 나의 기대를 만족시켰다.

 

1장은 자본주의가 태어나기 이전 인간의 역사를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설명한다. 원시공산제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왜 구성원들간의 불균등성이 심화되었는지 밝힌다. 이후 동양에서는 전제군주제가, 서양에서는 전사공동체가 등장한다. 이것은 필연적으로 노예제로 발전했는데, 이것이 로마제국이다. 여기에도 여전히 사적소유에 대한 탐욕이 작용하여 사회 시스템은 붕괴되고 봉건제 사회로 바뀔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교환경제가 발전하면서 봉건제 사회도 해체의 길로 접어들었다. 결국 과도기적인 절대주의가 지나고 자본주의가 시작된 것이다.

 

2장은 자본주의를 등장시킨 두 가지 혁명, 즉 프랑스 시민혁명으로 인한 신분제 폐지와 영국 산업혁명으로 인한 생산의 구조의 변화를 소개한다. 자본주의의 본질은 노동시간을 통한 부의 축척과 분배의 문제에 있다. 자본가가 구매하는 노동자의 노동시간이 생산에 투여한 노동시간보다 적기 때문에 그 차이만큼 이득을 본다. 그래서 산업혁명 이후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노동시간은 봉건사회에서 농노들의 노동시간보다 두 배 이상이 많아졌다. 공장법(근로기준법의 모태)과 국제노동기구(ILO)의 설립으로 자본주의는 눈부시게 발전한다. 그러나 자본주의 자체의 모순, 즉 생산과 소비를 일치할 수 없었기에 1차 세계대전과 대공황이 일어났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과 뉴딜 정책 등으로 미국의 주도하에 재편된 세계자본주의는 1970년대까지 역사상 장기간의 호황을 누렸다. 이 책은 여기서부터 케인스주의와 신자유주의를 설명한다. 영국 대처 수상과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이 금융자본가들의 이해를 대변하면서 연 신자유주의 시대는 지금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현실이다. 신자유주의는 케인즈주의의 세 가지 장치(고정환율제, 자본가 규제, 노동자의 단체교섭권 부여)를 제거해 버렸다. 신자유주의는 그야말로 자본가들에게만 돈벌이의 자유를 준 꼴이 되고 말았다

 

이 책의 압권은 ‘3. 자본주의의 위기와 미래. 자본주의는 그 본질, 생산과 소비의 불일치로 인해 세 번의 큰 위기를 맞이했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소비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그러나 이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따라서 너무 많은 생산, 즉 너무 많은 노동시간을 줄여야 한다. 그리고 생산의 결정과 소비의 결정이 지금처럼 별개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이렇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역사적으로 많은 시도들이 있었지만 실패로 끝났다. 이 책은 마르크스의 해법이 진정한 해법을 만들어가는 첫 번째 디딤돌이라고 주장한다. 개인이란 집단적 조직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음을 인식하여 집단적 조직을 이어가고, 사람들에게 교육하는 체계를 만들고, 노동자의 노동시간 단축 등을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기에 사람들은 더욱 역사의식을 가지고 깊이 생각하고 교육하고 인간다운 삶을 추구해야 한다.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이보다 더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 책은 없지 싶다. 장년들에게도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읽기 전에 오리엔테이션으로 읽기 좋은 책이다. 모두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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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거짓말 - 지금까지 몰랐던 한국인의 거짓말 신호 25가지
김형희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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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흥미로운 주제다. 한국인의 거짓말! 정말 한국인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거짓말을 잘하는 걸까?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거짓말할 때 다른 나라 사람들과 어떤 차이가 있나? <한국인의 거짓말>은 이런 질문에 대해 윤리적 관점이 아닌 실용적 관점에서 접근한 책이다.

 

저자는 한국을 ‘거짓말 공화국’이라고 말한다. 부끄럽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박 대통령은 세 번에 걸친 대국민담화에서 눈 하나 깜박이지 않고 거짓말을 했다. 대통령이 되고 조직이 갖추어진 후에는 최순실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새빨간 거짓말이었음이 드러났다. 검찰의 조사를 성실히 받겠다고 하고는 검찰이 객관적이 아니라서 조사에 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러 정황을 볼 때 재벌들을 압박해 수백억의 돈을 출연하게 하고는 자신은 국민과 나라만을 생각했다고 했다. 청문회에 나온 증인들도 ‘모른다’고 일관하는 거짓된 모습을 보였다. 굳이 작금의 이런 정치 사태 때문만은 아니다. 나를 비롯해 한국 사람들은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벌을 피하기 위해서 일단 거짓말을 쉽게 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한국 사람들은 왜 거짓말을 많이 하는가? 저자는 역사적으로 거짓말을 잘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시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니까 거짓말을 오랜 기간 학습한 것이다. 29세기에서 21세기 초까지 한국은 숨 가쁜 역사의 변화를 겪었다. 개화에서 쇄국, 열강의 침입, 일제 식민지 지배, 해방과 한국전쟁, 급격한 산업화, 민주화, 외환위기 등을 겪으면서 살아남기 위해 거짓말하고, 거짓을 통해 정권을 유지하기도 했다. 한편 거짓말을 잘하는 사회에는 거짓에 쉽게 속는 자들이 있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거짓말에 속는 자들이 있기에, 즉 거짓의 효력이 있기에 거짓말을 한다. 그러면 왜 한국 사람들은 거짓말에 잘 속는가? 저자에 따르면 근본적인 이유는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욕심과 불안’ 때문이다. 보이스피싱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속는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불안하고 한탕주의의 욕망이 꿈틀대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저자는 한국인들의 거짓말에 대해 직접 실험을 하고 데이터를 수집하여 흥미로운 사실을 정리했다. Part2의 chapter2에 ‘한국인의 거짓말 신호 25가지’가 나온다. 한국인이 거짓말 할 때 가장 많이 나타나는 것은 안면비대칭이란다. 거짓말 할 때 남자는 길게 말하고 여자는 짧게 말한다. 간지러워지는 입술 때문에 침을 바른다. 그래서 뻔뻔하게 거짓말하는 사람보고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거짓말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모든 단서를 차단하는 무표정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단다. 다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할 때의 대통령 모습이 오버랩 되는 것은 왜일까? 거짓말에 대한 실용적인 책답게 Part3에서는 거짓말에 대처하는 실제적인 방법과 거짓말을 잘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국인으로 나 자신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들여다보았다. 나름대로 기준을 세우고 진실 되게 살기 위해, 그리고 “속은 놈이 바보지”하고 후회하지 않기 위해 많은 부분 밑줄을 그으며 진지하게 읽었다. 매우 흥미롭고 유익한 ‘거짓말 연구 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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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드로잉 수업 나의 첫 어반 스케치 - 여행의 감동을 선명하게 남기는 방법 스케치로 기록하는 나의 여행기
마크 타로 홈스 지음 / EJONG(이종문화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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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면서 스케치를 여러 번 시도했지만 매번 한 장을 넘기지 못하고, 사진으로 대신했다. 여행 스케치를 잘하려면 빠르고 간편하게 그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 마크 타로 홈스의 책은 여행 스케치를 위한 최고의 조언들로 가득 차 있다.

 

이 책은 먼저 어반 스케치가 무엇이며 언제 출범한 미술운동인지 소개하고 주요 웹 사이트도 알려준다. UrbanSketchers.org 사이트를 즐겨찾기하고 이곳저곳 들러보다 수채화공작소라는 카페까지 연결되었다. 유명 화가들의 수채화와 회원들의 수채화 그리고 어반 스케치를 볼 수 있다. 어반 스케치에 대한 매력은 무엇보다도 매일 이어지는 삶에서 예술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밖으로 나간다는 것 그 자체가 예술적 모험이지 않은가! 이 책의 부록은 작은 휴대용 스케치북이다. 정말 마음에 든다. 연필과 지우개 그리고 2색 펜 정도만 준비하면 당장 그릴 수 있다. 아쉽게도 겨울이라 밖에 나가기는 쉽지 않지만 한적한 음식점이나 카페에서 혹은 집에서도 그림 소재들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그러나 꾸준하게 그리는 것이다. 저자는 스케치 북을 한 달에 한권씩 채워보라고 제안한다

 

이 책은 세 챕터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 연필화와 펜화 그리고 수채화를 설명한다. 연필화는 눈에 보이는 것을 제대로 측정해서 실루엣을 올바르게 그리는 것이 제일 중요할 것이다. 그 뒤 그림자 형태로 깊이감을 만들어야 한다. 펜화에서는 스쳐지나가는 인물을 몇 분 동안 관찰해서 그리는 것에 흥미를 느꼈다. 저자는 이를 앙파상(en passant)이라 부른다. 이런 그림들을 그리려면 무엇보다 위치선정이 중요할 것이다. 사람들을 가장 오랫동안 볼 수 있는 위치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반복되는 제스처나 어떤 일관된 유형들을 파악해야 한다. 수채화스케치에서는 세 단계 채색에 관한 설명이 매우 도움이 되었다. 연필로 선 스케치를 한 뒤 첫 번째 채색단계는 농도로 두 번째 채색단계는 우유농도로, 마지막 세 번째 채색단계는 농도로 해야 한다.

 

이 책 곳곳에 있는 꿀팁이 마음에 든다. 예를 들어, “보이는 대로 그리지 말고 디자인하기”(p. 50)에서는 눈앞에 있는 것을 단순히 그리기보다 보는 것에 반응해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디자인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진을 참조해서 그릴 때 유의할 점”(p. 55)에서는 시각적 기억은 놀라울 정도로 믿을 만하니 참고사진을 찍는데 시간을 보내지 말고 시각적 기억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렇다. 그림은 단순히 어떤 대상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리는 자가 느낀 것을 표현해야 한다

 

이 책은 어반 스케치의 정신과 기법까지 매우 친절히 설명하고 있어서 실제적인 도움을 준다. 또 책 뒷부분에 있는 갤러리에는 저자의 작품도 여럿 수록하고 저자의 다양한 스케치 실험들을 담아놓은 블로그 citizensketcher.comQR코드도 보여준다. 이 책을 읽고 어반 스케치에 대한 의욕이 솟아난다. 한 달 동안 부록으로 딸려 온 휴대용 스케치 북에 그림을 가득 채워 보자고 다짐해 본다. 이 겨울에 어반 스케치를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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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아, 그대의 품위를 깨달으라 - 발터 카스퍼 추기경의 대림 성탄 특강
발터 카스퍼 지음, 김혁태 옮김 / 생활성서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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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교회력으로 대림절이다. 대림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묵상하며 재림을 준비하는 시기다. 신앙인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다. 교의 신학자 발터 카스퍼 추기경의 이 작은 강론은 대림절 묵상에 많은 통찰력을 준다. 성탄의 핵심은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셨다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우리가 주님과 비슷하게 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인간이 얼마나 존귀한 존재인지를 보여준다.

 

1부에서 3부까지는 루카 복음서를 중심으로 강론한 것이다. 세례자 요한은 대림 시기의 위대한 인물로 메시야의 오심에 집중하였다. 세례자 요한에 따르면 메시야의 오심은 심판의 사건이다. “손에 키를 드시고 당신의 타작마당을 깨끗이 치우시어, 알곡은 당신의 곳간에 모아들이시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워 버리실 것이다”(루카3,17). 메시아가 심판자라는 사실을 우리는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면 심판의 말씀도 은총의 기쁜 소식”(p. 22)이 된다. 심판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제멋대로 살면, 하느님의 은총을 값싼 것으로 만들고 그리스도교를 하찮은 것으로 전락시키고 말 것이다. 좋으신 하나님은 악에 맞서는 분 아니신가! 따라서 대림시기에 사람들은 정신을 차리고 깨어 있어야 한다.’

 

메시아의 첫 번째 오심에 마리아는 온갖 불확실성에도 용기를 내어 라고 말했기에, 하느님의 나라가 실제가 되었다. 하느님께서는 나를 사랑하시며 동시에 나에게 무언가를 바라는 분이시다. 우리는 성모 마리아처럼 침묵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귀 기울여 듣고 라고 응답하며 마음에 간직함으로써 정의와 사랑의 태양을 예고하는 샛별이 되어야 한다.

 

성탄절에 일어난 일은 놀라운 교환”(p. 96)이다. 하느님 아드님이 가련한 인간의 본성을 취하심으로 우리가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성탄절에 그리스도께서 우리 마음속에 다시 태어나셔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내적으로 기쁨과 부유함을 경험하고 더 나아가 온 세상에 성탄의 기쁨과 평화를 퍼져 나가게 할 수 있다. 그렇다. 하느님이 몸소 사람이 되실 정도로 사람은 누구나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그렇다고 사람이 스스로 자신을 크게 부풀리면 안 된다. 추기경은 베들레헴 성탄 성당의 문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몸을 굽혀야 하듯 우리도 그래야 한다고 가르친다. 주님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우리 자신을 굽혀야 한다. “무릎 꿇고 기도할 때, 우리는 가장 큰 사람이 됩니다.”(p. 132)

 

4부는 마태오 복음서를 따라 그리스도께 경배한 세 현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들은 신비이신 하나님을 찾고 묻는 사람으로서 품위 있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하나님을 찾는 것(Quaerere Deum)을 멈출 때, 인간은 그저 똑똑한 동물쯤으로 전락하고”(p. 145) 만다. 우리는 나태와 무감각을 버리고 현자들처럼 별을 찾아 길을 떠나야 한다. 그러면 예수 그리스도께서 길잡이가 되셔서 우리를 인도하실 것이다. 사람으로서의 품위를 추락시키지 말고, 삶의 작은 기쁨에만 만족하는 속된 인간이 되지 말아야 한다는 발터 카스퍼 추기경의 말씀이 크게 다가왔다. 이번 대림절 시기와 성탄절에는 좀 더 하느님 말씀을 가슴에 담고 겸손히 기도하며, 사람으로서의 품위를 지키는 삶을 추구하겠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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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로 읽는 심리학 - 그리스부터 북유럽 신화까지
리스 그린.줄리엔 샤만버크 지음, 서경의 옮김 / 유아이북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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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는 삶의 현실을 반영하는 인간 이야기다. 따라서 심리학이 신화에 관심을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 책은 한 사람의 태어남에서부터 죽음에 이를 때까지 삶의 여정을 그리스 신화, 북유럽 신화, 히브리 성경 이야기, 힌두교와 불교 이야기에서 찾아낸다

 

1부의 제목처럼, 모든 것의 시작은 가족이다. 누구나 부모 밑에서 태어난다. 첫 번째 인간관계는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이고, 이어서 형제 자매 사이의 갈등의 관계를 경험한다. 이 책의 저자들은 테티스와 아킬레우스 이야기에서 부모가 자식의 평범함을 인정하기 못하고 지나치게 자녀를 몰아갈 때 자녀들은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러니 부모는 자녀와 건강한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해야 한다. 자식에 대한 기대감이 없는 부모는 없다. 문제는 지나친 기대인데, 성숙한 부모라면 자신들이 자녀에게 거는 기대가 항상 지나침을 인식하고 인정할 수 있을 때, 자녀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도 변함없이 자녀를 사랑으로 대하고 자녀의 인생을 응원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자식은 온전한 인격체로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존재임을 부모들은 항상 명심해야 할 것이다. 부모가 자식의 인생을 살아갈 수 없고 자식이 부모의 인생을 대신할 수 없다.

 

2부는 한 인간이 장성하여 집을 떠나는 인생 여정에서 일어나는 삶의 문제들을 다양한 신화 이야기에서 찾아낸다. 북유럽의 신화 지크프리트이야기가 흥미로웠다. 톨킨의 <반지의 제왕>에 모티브를 제공한 이 신화에서 지크프리트는 용 파브니르를 죽인다. 하지만 그는 황금에는 욕심을 내지 않고, 몸을 보이지 않게 하는 투구와 니벨룽겐의 반지만을 가졌다. 이 책의 저자들은 투구를 인생에서 자신의 생각을 내세우지 않고 기다리는 때를 분별하는 지혜로, 니벨룽겐의 반지는 마음 깊숙이 자리한 신비한 힘으로, 용 파브니르를 우리 안에 있는 게으름과 타성, 그리고 무의식으로 해석한다. 이 해석들은 매우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3, 4, 5부는 인생 여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사랑, 지위와 권력의 문제, 그리고 고난에 관한 것이다. 사랑은 삶의 고생을 견디는 힘이지만, 동시에 삶을 파란만장하게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또 돈과 권력은 인간 누구나 추구하는 가치이지만, 미다스 왕의 이야기에서처럼 이런 것들에 대한 탐욕은 오히려 인생을 망치게 한다. 개인적으로 이 책 전체에서 가장 인상적인 신화는 마지막에 나오는 인드라와 개미들의 행진이야기다. 한 때 제왕의 자리, 인드라에 올랐던 자들은 이제 개미가 되어 행진하고 있다. 덧없는 인생에서 세상에 족적을 남기려는 인간의 몸부림이 얼마나 하잘 것 없는 것인가! 영원의 관점에서 나의 인생을 돌아보면 하찮은 것에 목을 매는 어리석음을 버리고 지금을 의미 있게 사는 삶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 책을 덮으며 라틴어 경구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가 떠올랐다. 수많은 신화 이야기를 읽으며 인생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해본 유익한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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