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혜걸의 닥터 콘서트 - 힘 없는 환자가 아닌 똑똑한 의료 소비자 되기
홍혜걸 지음 / 조선북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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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TV조선에서 방영하는 <홍혜걸의 닥터 콘서트>를 한두 번 본적이 있습니다. 유익한 건강상식과 의료 상식을 주는 좋은 프로그램이라 생각했습니다만, 패널들과 나누는 가십성 대화가 오히려 프로그램을 느슨하게 만들고 좀 더 깊은 의료 상식을 전달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느꼈습니다.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만들어 시청률을 올려야 하는 TV속성상 그럴 수밖에 없겠다 이해도 됩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TV보다는 책을 통해 정보를 얻기를 더 좋아하는 나에게 책으로 만나는 <홍혜걸의 닥터 콘서트>는 마치 가정의학 전문의를 개인가정의사로 둔 것처럼 좋았습니다. 이 책은 쓸데없는 이야기는 제거하고 건강에 관한 핵심정보들을 담백하고 설득력 있게 제공해 줍니다. 이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일 것입니다.

  이 책은 저자가 목표했듯 “건강에 대한 작은 통찰”을 곳곳에 담아 놓았습니다. 특히 ‘PART1, 생활 습관 바로 잡기’와 ‘PART5, 현대의학의 새로운 화두, 부교감신경과 면역 염증’은 어떻게 건강을 챙길 것인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예를 들어, 닥터 홍혜걸의 부인 여에스더 박사가 제안한 다이어트를 위한 ‘음식 10계명’과 ‘운동 10계명’은 오늘날 우리를 현혹하는 상업주의 광고에 속지 않게 해 줍니다. 건강에 관한 기본적인 상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 책은 잘 보여줍니다. 담배에 대한 글을 읽고 담배를 피우는 아들에게 읽어보라고 건네주었습니다. 특히 “애연가들의 흡연을 위한 변명”(pp. 38~42)를 읽어보라고 했죠. 아들이 읽고 나서 “다 동의하는데 어디 담배 끊는 게 쉬운가요.”라고 말하다가 말꼬리를 내리면서 덧붙였습니다. “점점 줄여가고 있어요. 끊으려고요…”

  PART5에서 자율신경에 대해 간략하면서도 명쾌한 설명이 크게 유익했습니다. 자율신경은 비상사태에 큰 힘을 발휘하는 교감신경(sympathetic nervous system)과 편안한 상태에서 에너지를 충전시켜주는 비교감신경(parasympathetic nervous system)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우리 몸은 원시인 시절의 환경에 맞게 진화되었습니다. 원시인들의 생존본능과 활력은 현대인들이 도저히 경험할 수 없을 정도로 다이나믹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의 이런 교감신경의 동원은 부교감신경이 뒷받침되었을 때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마치 충전이 잘 된 배터리가 필요할 때 에너지를 힘있게 내보낼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한마디로 현대인들은 늘상 크고 작은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려 에너지가 방전된 상태입니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덜 받아야 건강하다는 말이죠. 그런데 “이게 어디 쉽습니까?” 이번에는 아들이 아니라 내가 속으로 이런 말을 하고 있네요. 큭큭! 그래도 꼬리를 내리고, 이 책 마지막에 있는 ‘부교감 신경을 위한 10가지 비결’을 실천에 옮겨보려고요. 규칙적 생활, 혈당지수 낮은 건강한 음식 먹기, 칼슘과 마그네슘의 섭취, 카페인 줄이기(알코올과 니코틴은 접근 금지!), 의도적인 깊은 심호흡, 천천히 걷기, 반신욕과 스킨 터치, 깊은 잠자기, 즐거운 생활, 등.

  이 책의 PART2, 3, 4에 나오는 흔한 증세와 성인병, 암에 대한 이야기도 유익했습니다. 각자 자신에게 가장 절실한 건강문제에 대해 찾아보면 될 것입니다. 이 책을 읽고 건강에 대해 너무 똑똑해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건강 상식을 많이 안다고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겠죠. 건강하고 활력 넘치는 삶을 위해, 자 이제 실천하는 일만 남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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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잡영 - 퇴계, 도산서당에서 시를 읊다
이황 지음, 이장우.장세후 옮김 / 연암서가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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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암서가에서 주자학의 대가 퇴계(退溪) 이황(李滉)이 도산서당(陶山書堂)에서 지은 시모음집 <도산잡영>을 내놓았습니다. 하드카버의 표지부터 맘에 쏙 듭니다. 책날개 표지에 있는 고풍스런 수묵화는 도산서당을 연상시키며, 하드카버에는 붉은 매화가 여백의 미를 살려 단순하지만 강렬하게 그려져 있어 선비의 기개와 올곧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내용을 펼쳐보니 한시(漢詩)를 한글로 직역해 놓았을 뿐 아니라, 친절한 풀이를 덧붙여 놓았습니다. 이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지 싶습니다. 덕분에 접하거나 읽기 어려운 대학자의 지혜와 풍류를 쉽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이황의 시를 단순히 직역해 놓았다면, 이해하기 어려워 곧 흥미를 잃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상세한 풀이는 이황의 시들을 마음껏 느끼게 해 줍니다.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예를 들어 “마음 속 정성은 세 이로운 벗 바라고(中誠望三益)”(p. 28)를 이렇게 풀어 놓았습니다. “마음속으로는 정성스레 「논어」에서 공자가 말씀하신 ‘곧은 이를 벗하고, 성실한 이를 벗하며, 견문이 많은 이를 벗하면 유익할 것이다’라 한 것에 부합하는 세 가지 이로운 벗들과 사귀기를 바라고”(p. 31). 또 “두 가지 좋아함의 오묘한 맛 어찌 알리오만(二樂安能知妙趣)”는 「논어」에서 말한 ‘어진 사람은 산을 즐기고,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즐긴다.’는 두 가지를 좋아함의 오묘한 맛이야 어지 알 수 있겠는가마는”이라고 자세히 풀어 놓았습니다. 덕분에 「논어」에 나오는 유명한 가르침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 책은 이렇게 읽으면 많은 공부도 되고 이황의 시도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먼저, 한시를 직접 소리 내어 읽으며, 그 운율을 느끼려고 해봅니다. 어려운 한자가 더러 있어도 각주에 자세히 설명해 놓아 불편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한글 직역을 읽어 봅니다. 때로는 유교에 대한 지식이 미천하여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한글 직역을 읽은 후 해설을 읽으면 그 뜻이 분명해집니다. 예를 들어, “兩心同切辨熊魚”를 직역하면 “두 마음 함께 절실하여 곰(발바닥)과 물고기 변별하였다 하네”(p. 187)인데, 이것이 도대체 무슨 뜻인지 감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번역자는 이렇게 풀이해 놓았습니다. “맹자께서 말씀하신 인간의 행위에서 비교적 덜 중요한 생(生)에 해당하는 물고기와, 더욱 절실한 의(義)에 해당하는 곰 발바닥을 변별하였었다고 하였다”(p. 189).

  이렇게 시 자체를 이해하고 느끼려고 하니, 한문 공부도 되고 조선시대의 대학자요 선비인 퇴계 이황의 정신과 일상의 삶, 그의 담백한 지혜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책, 내가 아끼는 도서 목록에 집어넣고 자주 꺼내 읽고 싶어집니다. 간만에 한시와 유교 경전의 유명한 가르침들을 제대로 공부하는 즐거움을 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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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앨리스 먼로 지음, 서정은 옮김 / 뿔(웅진)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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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앨리스 먼로(Alice Munro)라는 작가의 이름을 처음 들은 것은, 그녀가 201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입니다. 그 생소한 작가에 대한 호기심으로 자료들을 찾아보았습니다. 앨리스 먼로는 캐나다 온타리오 주 출신으로 안톤 체호프와 비견될 정도로 단편소설의 대가로 인정받고 있었습니다. 그는 탁월한 구성과 여성의 독특한 섬세함으로 짧은 이야기 안에 인간의 내면과 삶의 복잡한 무늬를 아름답게 그려내는 작가입니다. 단편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은 이미 2001년 작품이고, ‘뿔’ 출판사에서는 이 단편을 책 제목으로 한 모음집을 2007년에 초판으로 찍어 냈습니다. 그런데 나는 2013년에야 앨리스 먼로의 이름을 처음 들었으니, 문학을 좋아한다는 사람치고 부끄럽네요.

  어쨌든 이 책은 작가의 소설 아홉 개를 묶은 단편모음집입니다. 이 책을 한참 읽고 있는데, 아내가 말합니다. “와, 책 표지가 너무 마음에 드네. 세계적인 여성 작가의 책답네. 읽고 싶어지는데…” 나는 조금 잘난 체 하면서 말했습니다. “이 책 마지막에 있는 단편, <곰이 산을 넘어오다>는 ‘어웨이 프롬 허‘(Away from Her)’라는 영화의 원작소설이지. 나도 당신이 늙어 치매에 걸리면 이 소설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처럼 할 수 있을까?” 남자 주인공 그랜트는 치매에 걸린 부인 피오나를 요양원에 보내고 계속 아내를 찾아가 돌봅니다. 하지만 피오나는 남편도 알아보지 못하고 요양원의 다른 남자 오브리와 사랑에 빠지죠. 오브리가 떠난 뒤 깊은 우울증에 빠져 병세가 더 심각해진 아내를 위해, 그랜트는 오브리의 부인을 찾아갑니다. 오브리가 요양원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요청하기 위해서죠. 영화를 보면서 그랜트의 이 놀라운 사랑의 행위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반면, 원작을 읽으면서는 그랜트의 내면의 갈등을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그랜트는 대학교수로서 여러 여인들과 몸을 나누기도 했지만, 44년간 아내 피오나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은 한 번도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오브리 부인이 전화로 은근한 유혹하고, 그 유혹 속에서 그랜트는 아내의 요양원을 찾아갑니다. 피오나는 거짓말처럼 남편을 알아봅니다. “그냥 가버린 줄 알았어요. 나 따윈 신경 쓰지 않고, 버려두고 간 줄 알았죠…” 그랜트는 아내의 머리에 얼굴을 기대고 마음으로 답합니다. “그런 적은 없어. 단 일분도”(p. 437). 그랜트의 마음의 대답은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말해줍니다. 그런데 이 단편 제목이 왜 <곰이 산을 넘어오다>일까요? ‘곰’은 오랜 세월 함께 한 부부의 사랑이고, ‘산’은 사랑의 수많은 내면적 위기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추측해 봅니다.

  앨리스 먼로의 아홉 개의 단편 소설은 노벨 문학상 수상자의 진가를 잘 보여줍니다. 먼로의 단편들은 언제나 있을 법한 그러면서도 결코 평범하지 않은 우리 삶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속고, 속이고, 미워하고, 사랑을 구하고, 사랑하고, 위로받고 … 우리는 그렇게 인생을 살아갑니다. 이 책을 통해 앨리스 먼로의 작품 세계에, 아니 인생의 바다에 깊게 빠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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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라이팅 훈련 실천 확장 워크북 1 영어 라이팅 훈련 1
한일 지음 / 사람in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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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는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훈련하는 것이라고 하지요. 이 책, 제대로 writing 훈련시키는 교재입니다. 갈수록 ‘표현 영어’의 중요성이 인식되고 있는데, 이 책은 영어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힘을 길러 줍니다. 작은 단위의 문장으로 시작해서 점차 긴 문장으로 확장해 나가는 훈련을 통해 자연스럽게 영어식 사고(思考)와 문장력을 키우게 합니다.

  각 chapter마다 5-step을 밟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바꿔 쓰기’(substitution table), ‘살붙여 쓰기’(add detail), ‘다시 쓰기’(write again), ‘질문&답변 문장 만들기’(questioning), ‘완벽한 문장 쓰기’(perfect sentence)에 따라 writing하다 보면 영어 문장의 구조를 이해하는 차원을 넘어 자연스럽게 몸으로 체득하게 됩니다. 이런 훈련에는 복잡한 문법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연습 또 연습을 통해 몸으로 영어 문장을 체험한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것도 무식하게 외우는 것이 아니라 step을 따라 자연스럽게 문장력을 키우게 됩니다.

  게다가 혼자서 훈련할 수 있도록 training planner가 앞에 수록되어 있는데, 5일 공부, 6일째 review, 하루 쉬고, 다음 주에 다시 5일 공부, 6일째 review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workbook이 30과로 되어 있으니 딱 다섯 주만 투자하면 영어문장 표현력의 뼈대가 든든히 세워질 것입니다. Speed Writing 훈련도 별책으로 구성되어 있고, MP3 음원도 www.saramin.com 자료실에 쉽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나의 학창시절 문법책을 독파하고 단어를 죽자 사자 암기하는 데 온 힘을 기울였습니다. 그 결과 영어 문장을 해석하는 실력은 나름 괜찮았습니다. 전공 서적은 영어 원서로 척척 읽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직장 생활하면서 영어로 대화를 하거나 영어로 간단한 편지 하나, e-mail 하나 보내는 일이 왜 그렇게 힘든지요, 지금도 진땀을 흘립니다. 이런 나에게 <영어 라이팅 훈련: 실천 확장 워크북>은 한줄기 빛을 비춰주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한다면, 1, 2, 3권 모두 훈련하는데 약 넉 달이 걸립니다. 충분히 도전할 만 합니다. 갑자기 라이팅 훈련에 대한 의지력이 불타오르는 데요^^! 먼저 1권 워크북을 사용해봅니다. 하나의 step을 밟는데, 15분이면 거뜬합니다. 하루 15분씩 투자하여 넉 달간 달려간다면, 3권까지 마친 뒤 나의 영어 표현 능력이 어떻게 변해있을까요?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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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고전 - 철학 고전을 이해하기 위한 길잡이
로베르트 짐머 지음, 이동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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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접근하기 쉽지 않은 철학이라는 성채에 들어가는 현관문 역할을 합니다. 16편의 에세이는 단지 유명한 몇 몇 철학자의 철학이론을 알려주는 것을 넘어 일반인들의 삶과 사고(思考)에 지대한 역할을 한 철학들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플라톤의 <국가론>을 말하는 1장에서 저자는 플라톤의 <국가론>이 유럽 철학의 유토피아적 사상 전반에 지대한 영감을 불어 넣어 주었다(p. 27)고 설명합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을 오래 전에 읽었습니다. 그 때는 “당신에게서 안식을 찾기 전까지, 우리의 마음은 불안하다”는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을 신앙의 관점에서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신을 인정하고 신을 의지하는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었죠. 그런데 이 책에는 <고백록>의 철학적 가치를 이렇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고백록>은 매우 개인적이며 ‘실존적’인 방식으로 철학함을 보여주며”(p. 42), “아우구스티누스의 방식은 지적인 불안을 철학에 이입했고, 이렇게 해서 지적인 불안은 오늘날까지 열매를 맺고 있다. 그는 <고백록을 통해 유럽 정신사 속에서 위대한 불안의 정초자(定礎者)로 남게 되었다.”(p. 43).

  얼마 전에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읽었었는데, 로베르트 짐머는 “국가 이성, 정치적 캠페인, 그리고 정치적 행위의 필요성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마키아벨리의 장화를 신고 서 있는 것”(p. 60)이라고 마키아벨리의 공헌을 한 문장으로 멋지게 표현했습니다.

  이 책은 이런 식으로 중요한 철학자의 역사적 가치와 의의를 명쾌하게 정리해 놓았습니다. 데카르트적 사유는 모든 것을 합리적으로 설명하고, 인간과 자연을 분리하고 육체와 정신을 분리하는 서구적 사상을 상징하는 것이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파스칼의 <팡세>는 인간의 삶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철학을 하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고전적 작품이라고 평합니다.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에는 경제적 분석을 넘어 “참된 가치와 인간의 존엄에 대한 철학적 변론이 숨겨져 있다”(p. 201)고 말합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니체의 테제가 무엇인지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인간은 초월이나 신이 없이도 의미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p. 220)는 것이 니체의 테제이며, 이 테제는 현대의 실존철학의 가장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칼 야스퍼스, 마르틴 하이데거, 장 폴 사르트르, 카뮈 등이 이런 니체의 테제를 받아들여 철학적 사유를 하게 된 것이죠. 이 설명을 읽고 보니, 니체가 “신은 죽었다”는 말로 표현하고자 한 바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이 책은 정말 철학이라는 거대한 집에 들어가는 현관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철학자의 사상의 진수를 매우 담백하게 보여줍니다. 그러나 짧은 지면에 위대한 철학자들의 사상을 요약하다보니,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부분들도 있습니다. 나는 나름 꽤 많은 철학책을 읽었다고 자부하는데도 말입니다. 어쨌든 이 책만 한 철학 길잡이는 없겠다 싶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16명의 철학자들의 주요 서적을 직접 읽어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철학의 세계로 독자를 유혹하는 초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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