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고전 - 철학 고전을 이해하기 위한 길잡이
로베르트 짐머 지음, 이동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접근하기 쉽지 않은 철학이라는 성채에 들어가는 현관문 역할을 합니다. 16편의 에세이는 단지 유명한 몇 몇 철학자의 철학이론을 알려주는 것을 넘어 일반인들의 삶과 사고(思考)에 지대한 역할을 한 철학들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플라톤의 <국가론>을 말하는 1장에서 저자는 플라톤의 <국가론>이 유럽 철학의 유토피아적 사상 전반에 지대한 영감을 불어 넣어 주었다(p. 27)고 설명합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을 오래 전에 읽었습니다. 그 때는 “당신에게서 안식을 찾기 전까지, 우리의 마음은 불안하다”는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을 신앙의 관점에서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신을 인정하고 신을 의지하는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었죠. 그런데 이 책에는 <고백록>의 철학적 가치를 이렇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고백록>은 매우 개인적이며 ‘실존적’인 방식으로 철학함을 보여주며”(p. 42), “아우구스티누스의 방식은 지적인 불안을 철학에 이입했고, 이렇게 해서 지적인 불안은 오늘날까지 열매를 맺고 있다. 그는 <고백록을 통해 유럽 정신사 속에서 위대한 불안의 정초자(定礎者)로 남게 되었다.”(p. 43).

  얼마 전에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읽었었는데, 로베르트 짐머는 “국가 이성, 정치적 캠페인, 그리고 정치적 행위의 필요성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마키아벨리의 장화를 신고 서 있는 것”(p. 60)이라고 마키아벨리의 공헌을 한 문장으로 멋지게 표현했습니다.

  이 책은 이런 식으로 중요한 철학자의 역사적 가치와 의의를 명쾌하게 정리해 놓았습니다. 데카르트적 사유는 모든 것을 합리적으로 설명하고, 인간과 자연을 분리하고 육체와 정신을 분리하는 서구적 사상을 상징하는 것이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파스칼의 <팡세>는 인간의 삶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철학을 하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고전적 작품이라고 평합니다.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에는 경제적 분석을 넘어 “참된 가치와 인간의 존엄에 대한 철학적 변론이 숨겨져 있다”(p. 201)고 말합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니체의 테제가 무엇인지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인간은 초월이나 신이 없이도 의미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p. 220)는 것이 니체의 테제이며, 이 테제는 현대의 실존철학의 가장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칼 야스퍼스, 마르틴 하이데거, 장 폴 사르트르, 카뮈 등이 이런 니체의 테제를 받아들여 철학적 사유를 하게 된 것이죠. 이 설명을 읽고 보니, 니체가 “신은 죽었다”는 말로 표현하고자 한 바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이 책은 정말 철학이라는 거대한 집에 들어가는 현관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철학자의 사상의 진수를 매우 담백하게 보여줍니다. 그러나 짧은 지면에 위대한 철학자들의 사상을 요약하다보니,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부분들도 있습니다. 나는 나름 꽤 많은 철학책을 읽었다고 자부하는데도 말입니다. 어쨌든 이 책만 한 철학 길잡이는 없겠다 싶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16명의 철학자들의 주요 서적을 직접 읽어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철학의 세계로 독자를 유혹하는 초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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