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꺼이 나로 살아갈 것 - 강건한 인생을 위한 철학자의 당부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유미진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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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토리 하루히코의 <독학>을 읽고 크게 깨우친 바가 있습니다. 그 책의 논지는 참다운 지식은 독학(獨學)으로 얻는다는 것입니다. 특정한 스승을 두지 않는다는 ‘독학’은 달리 말하면 많은 것들을 스승으로 삼는다는 뜻일 것입니다. 참된 인생은 하루하루 자신이 관계하는 일과 사람에게서 소중한 의미를 찾고 기쁨을 느끼며 사는 것입니다. 따라서 독학을 실천해 자신을 내부로부터 빛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 책 <기꺼이 나로 살아갈 것>은 독학으로 아름다운 인간이 되는 일에 관한 것이군요.

 

시라토리 하루히코의 글은 에두른 표현이 없이 단도직입적입니다. 저자가 머리말에서 충고한 대로 책상에 앉아 천천히 그러나 단숨에 책 전체를 다 읽었습니다. 마음에 뭔가 찡하고 다가오는 것이 있습니다. 자신만의 삶을 살아낸다는 것은 위대한 일입니다. 그러려면 나에게 주어진 것들에서 하나를 선택하며 살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보는 창조적인 삶에 도전해야 합니다. 저자의 글은 촌철살인(寸鐵殺人)입니다. “인생은 괴로운 것이 아니다. 자신이 인생을 소홀히 하기 때문에 괴로운 것이다.”(p. 25). 그렇습니다. 눈앞의 작은 이익과 쾌락에 끌려 허망하게 인생의 종말을 맞을 수 있습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재능은 무언가를 ‘이루는 것’”(p. 55)이라고요. 즉, 자신에게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지 말고 한 가지 일을 끝까지 완수하면 그것이 재능이 됩니다. 너무 자신의 한계를 단정 짓지 말고 행동에 옮겨야 합니다. 인간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프리드리히 니체를 심도있게 연구한 학자답게 ‘인간은 생성한다’는 니체의 생각을 말합니다(p. 71). 이 말은 인간이란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무엇인가가 되어 가는 존재라는 뜻입니다. 아! 이 얼마나 도전적입니까? 나는 지금 중년의 삶을 시작했습니다. 이제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는 늦은 나이라고 생각하는 나의 마음에 비수를 꽂습니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 계속 무엇인가 되어가는 존재니, 고정관념을 깨고 ‘기꺼이 나로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모든 편견을 깨고 고결한 윤리의식을 가지고 사실과 마주할 뿐입니다.

 

저자는 극복하기 어려운 일을 만났을 때는 간신히 극복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차라리 압도적인 대처방법으로 문제를 능가해야 한다고 지혜롭게 조언합니다. 탁월함을 추구할 때, 문제는 더 이상 장애물이 아닌 자잘한 일 중 하나가 됩니다(p. 154). 마지막으로 저자는 쇼펜하우어의 주장을 소개합니다. 우리네 인생은 본질적으로 불안한 것입니다. 안정을 바라는 마음이 커지면 불안정함을 더욱 강렬하게 느끼게 됩니다. 인생이 본래 불안한 것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책을 덮었지만 마지막 글들이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인생은 불안하기 마련 … 그러니 바라는 대로 된다면 한바탕 크게 웃을 수 있고 감동도 그만큼 깊어진다. 이것이 진정 사람 사는 인생이다”(p. 166). 저자는 힘든 삶을 사는 독자를 섣불리 위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생은 이런 것이라고 날카로운 비수를 들이댑니다. 그런데 가슴이 아프기보다 후련해지고, 나의 삶에 대한 새로운 용기가 생겨납니다. 이 책, 정말 좋은 인생지침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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걔네가 쓰는 영어 - 뉴요커들이 요즘 쓰는 490가지 관용어 (이디엄)
Matthew D. Kim 지음, 김보미 그림 / 휴먼카인드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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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살아있는 것이죠. 요즘 미국인들이 쓰는 표현을 모아놓은 책, 당연히 관심이 갑니다. 회화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려면 반드시 관용어(idiom)를 익혀야 합니다. 날마다 생생한 영어의 관용적 표현들을 접하고 싶어 이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책 제목부터 눈에 확 들어옵니다. <걔네가 쓰는 영어>! ‘걔네들’은 바로 뉴요커를 말합니다. 저자가 뉴욕 퀸즈 출신인데다 광고학 석사까지 받았으니, 이런 재미있는 책을 만들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루에 10가지 관용어를 제시하고 49일 동안 490개의 관용어를 연습하게 되어 있습니다. 한 주에 5일 공부하면 약 10주면 끝나겠군요. 이 책도 그런 의도로 5일을 단위로 묶여져 있습니다. 오른쪽 페이지에는 재미있는 그림에 다시 복습할 수 있게 빈 칸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 책, 결코 나를 실망시키지 않네요. 석 주간 공부하면서 새롭게 배운 재미있는 관용 표현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재 휴대폰이 고장 나기 일보 직전의 증상들을 자주 보입니다. My phone keeps going wrong. 이런 표현은 이미 여러 번 고장 난 경우입니다. My phone is gonna break down. 이렇게 표현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at death's door'라는 idiom이 있군요(p. 16). “My phone is at death's door.” 오! 관용구 하나로 훨씬 더 리얼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지난 주 회사에서 네팔 지진 구호를 위한 바자회가 열었는데, 우연치 않게 좋은 물건을 헐값에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럴 때 쓸 수 있는 표현, “I was able to buy it for a song.” 정말 멋진데요. crack a book(책을 펴서 공부하다)과 face the interview(면접이 코 앞에 닥치다)란 표현도 재미있네요. I should crack a book for Physics, also I should face the interview. 궁금해서 뒷부분까지 훑어보았습니다. tickle pink(~를 매우 기쁘게 하다), twiddle one's thumbs(아무 것도 하지 않다) 등 재미있는 표현들이 많습니다. 이런 실감나는 표현을 외국인 친구에게 당장 써 먹어 봐야겠네요.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이 딱 한 가지 있습니다. 좋은 관용표현을 원어민의 발음으로 들을 수 있는 음성파일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혹시나 해서 휴먼카인드북스 사이트에 들어가 기웃거려보았지만, 어디서도 음성파일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너무 욕심인가요? 어쨌든 10주 동안 달려가 볼 랍니다. 간신히 대화하는 survival 수준에서 감정까지 전달하는 영어회화의 고수가 되기까지 way to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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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들의 초상화가 들려주는 욕망의 세계사
기무라 다이지 지음, 황미숙 옮김 / 올댓북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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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들의 초상화가 들려주는 욕망의 세계사>라는 책 제목은 그림과 역사를 좋아하는 저를 유혹합니다. 그 유혹에 넘어가 역사와 미술의 세계로 풍덩 빠지고 싶어 책을 펼쳤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여인들의 초상화를 통해 근세 유럽의 복잡한 궁중 정치와 역사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왕의 총희(寵姬)였던 여인들의 초상화를 통해 인류의 역사가 사랑과 욕망의 역사임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 회화풍의 <아네스 소렐>의 초상화(p. 58)에서 강아지가 등장하는데, 이것은 프랑스 왕 샤를 7세의 공식적인 총희였던 그녀가 왕에 대한 자신의 애정과 충성심을 표현한 것이라고 하네요. 앙리의 총희 <디안 드 푸아티에>는 퐁텐블로파의 화가에 의해 <사냥의 여신 다이애나>(p. 64)로 표현되었고요. 아마도 16세기 프랑스 궁정에서 그녀보다 큰 영향력을 가진 존재는 없을 것입니다. 부르봉 왕조의 앙리 4세의 연인 <가브리엘 데스트레>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퐁텐블로파 화가가 그린 <가브리엘 데스트레와 그 자매>의 그림(p. 148)을 이전에도 본 적이 있는데, 조금은 기이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역사를 알고 나니 이 그림이 의미 있게 다가오는군요.


무엇보다도 왕의 총희 이야기에서 압권은 <잔 앙투아네트 푸아송>입니다. 그녀는 루이 15세의 총의였다죠. 프랑수아 부셰가 그린 <퐁파두르 부인이 초상화>(p. 194)는 유명합니다. 그녀는 당시 프랑스에서 화려하게 꽃피는 로코코(Rococo) 양식의 대명사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유럽 궁정에서 총희들은 왕과 왕비가 받을 국민의 비난을 대신 받는 존재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국민들의 비난을 받은 이유를 설명해 줍니다. 루이 16세가 총희를 두었다면, 국민들은 왕비인 그녀 대신 왕의 총희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렸을 것입니다. 말하자면 루이 16세가 선대 루이 15세 처럼 총희를 두지 않은 것이 마리 앙투아네트의 불행의 씨앗인 셈입니다. 그야말로 사랑과 욕망의 역사입니다! 이 책을 보면서 ‘세상은 남자가 다스리고, 남자는 여자가 다스린다’는 문구가 떠올랐습니다.

 

이 책은 <앤 불린>, <캐서린 오브 아라곤>, <앤 오브 클레베> 등 헨리 8세의 여인들의 초상화와 <엘리자베스 1세>, <메리 스튜어트>, <헨리에타 마리아>의 초상화로, 난해한 영국과 프랑스 왕실의 역사를 재미있게 들려줍니다. 또 프란츠 빈터할터의 초상화가 왜 평가절하될 수밖에 없는지, <16명의 재키>를 만든 앤디 워홀의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설명함으로써, 회화의 한 장르로서의 ‘초상화’의 의미도 생각하게 합니다. 유럽의 궁중 정치와 역사, 그리고 초상화라는 회회 장르의 의미를 배우고 싶다면, 이 책이 크게 유익할 것입니다. 역사와미술에 관해 많은 것을 배운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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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에서 읽는 걷기책 (플라스틱 특별판, 스프링북) - 잘못된 걷기 습관을 고치는 '걷기 119' 플라스틱 포켓북
이강옥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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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을 경험합니다. 자주 걸어야 하는데, 바쁘다고, 공기가 나쁘다고, 지금은 피곤하다고 하면서 거의 걷지 않았습니다. 배가 나오고 체중이 많이 늘었습니다. 그러다 걸어야만 되는 상황이 왔습니다. 집을 이사해서 사무실과 집의 거리가 걸어서 약 25분 정도 걸립니다. 지하철로 두 정거장인데, 지하철을 타거나 자가용으로 움직이기가 애매합니다. 차라리 걸어서 출퇴근하리라 마음먹었을 때, 이 책이 눈에 띄었습니다.

 

걷기에 관한 모든 것을 말하는 아주 좋은 책입니다. 이 책에서 배운 바를 정리해 봅니다. 두 발로 지속적으로 걷는 일은 오직 인간만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걷기는 인간이 하는 가장 완벽한 운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걷기 운동으로 성인병의 80% 이상을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발은 52개의 뼈와 66개의 관절, 40개의 근육, 82개의 인대로 이루어졌다고 친절하게 설명합니다. 걸을 때 피를 심장 쪽으로 올려주기에 발은 ‘제2의 심장’이라고도 한답니다. 한편, 달리기보다 걷기가 에너지를 더 사용하면서도 발과 무릎에 충격이 덜합니다. 물론 올바른 자세로 걷는다는 전제 아래서 그렇습니다. 바르게 걷기 위한 포인트는 몸이 보이지 않는 끈에 의해 매달려 있다는 느낌을 갖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네를 타듯, 발바닥 구르기로 걸어야 합니다. 다리가 아니라 허리로 걷는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보폭도 중요합니다. 넓은 보폭은 건강의 상징이고, 좁은 보폭은 노화나 병약함의 상징입니다. 걷기 속도가 느린 사람은 사망률이 77%인 반면, 빠른 사람은 27%입니다. 보폭과 속도를 도표로 보여줍니다. 건강 증진을 위한 걷기는 20초에 40보,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20초에 45보, 체력 증진을 위해서는 20초에 50보를 걸으라고 합니다. 실제로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휴대폰의 스톱워치를 사용해 재어보았습니다. 20초에 45보, 생각보다 빠른데요. 호흡도 새롭게 배웠습니다. 4대 1호흡법을 실천해 보려고 노력합니다. 3보까지 들숨, 4보에서 날숨을 쉬는 것이 요령입니다.

 

저자는 걸으면 비만, 고혈압, 당뇨, 간질환, 치매에 효과가 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내가 삼 주째 걷기 시작했는데, 놀랍게도 3.5kg 감량을 했고, 뱃살도 줄어들어 바지가 편안 합니다. 약한 고혈압이 있고, 당뇨 수치는 경계선에 와 있다고 조심해야 한다고 의사가 경고했습니다. 아직 병원에서 재어보지는 않았지만, 몸으로 조금 가벼워졌음을 느낍니다. 이 책은 걸을 때 상당히 견디기 힘든 '데드 포인트‘(Walking Dead Point, 死點)에 이르고 그 단계를 지나면 ’세컨드 윈드‘(Walking Second Wind)가 찾아온다고 합니다. 혈액이 머리 아래쪽으로 내려와 ’베타엔도르핀‘이 분비되는 것입니다. 걸어보니 기대 이상의 효과가 나타나는군요. 이번 주말에는 한강 둔치를 아내와 함께 걸어야겠습니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중년의 삶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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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다독다독, 그림 한 점 - 일상을 선물로 만드는 그림산책
이정아 지음 / 팜파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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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는 게 팍팍합니다. 일 자체보다 인간관계가 힘듭니다. 선배는 선배대로 후배는 후배대로 내 마음을 힘들게 합니다. 지루한 업무, 항상 마주하는 사람들, 반복되는 일상에 설레임도 없이 그럭저럭 하루를 보내곤 합니다. 삶이란 본래 이렇게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것인가 생각하게 됩니다. 모든 것을 제쳐두고 그냥 어디론가 떠나고 싶고, 누군가에게 기대어 위로받고 싶습니다. 이런 나에게 조금은 게을러도 좋다고 다독이는 책이 나왔습니다. <내 마음 다독다독, 그림 한 점>, 멋집니다. ‘일상을 선물로 만드는 그림산책’이라는 부제도 마음에 듭니다.

 

이 책에 나오는 그림과 저자의 글이 내 마음을 다독여 줄 거라는 기대감으로 책을 펼쳐봅니다. 먼저, 겉표지의 그림에 오래 머물러 있었습니다. 윌리엄 헨리 마겟슨의 <주부>라는 그림입니다. 화사한 꽃무늬의 푸른 색 옷을 입은 청초한 여인이 샐러드를 만들고 있습니다. 창틀에 있는 화분에는 빨간 꽃이 피었네요. 깔끔하게 설거지해서 단정하게 정돈된 접시와 컵은 고풍스러운 목재 가구와 잘 어울립니다. 목선이 예쁜 이 여인은 누구를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요? 분명 남편일 것입니다. 저자 이정아는 이 그림에서 소박한 일상의 행복을 끄집어냅니다. 커피를 내리거나 요리를 하는 시간이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너무 거창한 것을 꿈꾸고 스스로를 채찍질하기에 쉽게 지치고 탈진합니다. 소소한 일상을 느끼는 것이 방전된 에너지를 충전시키는 지혜로운 방법이지 싶습니다.

 

귀스타브 쿠르베의 <해먹>, 피에르 보나르의 <햇빛을 받고 있는 누드>, 구스타브 카유보트의 <비 내리는 예르>를 보면서 그냥 아무 일도 하지 않고 하루를 지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은밀한 휴식, 달콤한 게으름, 깊은 고독이 그립습니다. 저자의 글을 꼼꼼히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자는 그림을 한 점 한 점 보여주지만 그림에 대해서도 양념식 설명뿐, 일상의 가벼운 이야기들을 늘어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자의 글에는 남자인 나도 푹 빠지게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렇듯 나도 철학이나 역사 같은 인문학 책들을 좋아합니다. 이런 책들은 지성의 만족을 주지만 때로는 심신을 피곤하게 합니다. 그럴 때면 음악책이나 미술책들을 들여다보는데, 어느새 그림이나 음악을 즐기기보다 미술가나 음악가의 삶과 사상, 시대적 의미 등을 공부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합니다. 내가 생각해도 정말 못 말리는 구제불능의 ‘머리형 인간’입니다.

 

이런 나에게 <내 마음 다독다독, 그림 한점> 같은 책이 필요합니다. 이런 책은 마음을 가볍게, 영혼을 맑게 합니다. 저자의 글은 칼럼니스트답게 맛깔스럽습니다. 조르주 드 라 투르의 <점쟁이>를 보여주면서 처녀 때 친구 따라 점을 봤던 이야기를 합니다.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에서는 하이힐의 유혹을, 폴 세잔의 <세잔 부인의 초상>에서는 아줌마에 대해, 유진 드 블라스의 <새로운 구혼자>에서는 여자들의 수다에 대해 말합니다. 아우구스트 마케의 <패션상점>과 관련해서는 자신이 에스프레소 머신을 산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어느새 나 입가에는 미소가 번집니다. 교양 있는 여자들의 수다는 치유의 능력이 있는 듯합니다. 햇살 잘 들고 바람 살랑이는 침대에 누워 이런 책을 뒤적이다 잠에 빠지면, 육체도 영혼도 제대로 된 휴식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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