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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글, 뜻
권상호 지음 / 푸른영토 / 2017년 9월
평점 :
서예를
배우면서, YouTube에서 권상호 교수의 서예 강의 동영상을 많이 접했다. ‘도정 권상호의 서예 세상’ ‘도정 권상호의 한자철학’ ‘유쾌한
먹탱이의 서예 공부방’ 등을 흥미롭게 시청했다. 한자와 서예에 관한 맛깔스러운 설명에 푹 빠졌는데, 권 교수의 책이 나와 반가웠다. 책 제목
<말, 글, 뜻>에 걸맞게, 이 책에서 글자 특히 표의문자인 한자(漢字)의 어원과 발음에 숨어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가
일품이다. 한 장 한 장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예를
들어, ‘책의 숲’이라는 소제목 아래, 책(冊)과 관련된 단어들을 엮어놓았다. 울짱 책(柵), 책 편(篇)과 엮을 편(編), 액자 편(扁)에
대한 설명, 대쪽 간(簡), 책(冊)과 권(券)의 차이, 책갑 질(帙), 등. 한번 설명을 읽으니 한자가 머리에 쏙 들어온다. 도정의 권면대로
책의 숲인 도서관에 가서 지혜의 피톤치드로 나의 영혼을 맑게 하고 싶다.
그는
주희(朱熹)가 주창한 독서삼도(讀書三到)도 소개한다. 독서의 세 가지 방법 구도(口到), 안도(眼到), 심도(心到)를 통해 글의 참 뜻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도정은 삼혹(三惑) - 주(酒), 색(色), 재(財) - 에 빠지지 말고, 삼도(三到)로 마음의 양식을 얻으라고 권한다.
도정
권상호는 이 시대의 선비라 할 수 있다. 그는 선비를 ‘사람이 아닌 사물과 자연물을 벗삼아 유희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선비에게
붓글씨를 쓸 때는 문방사우(文房四友) - 종이, 붓 먹, 벼루 - 가 있고, 그림 그릴 때는 사군자(四君子) - 매화(梅), 난초(蘭),
국화(菊), 대나무(竹) - 가 벗이며, 겨울에는 세한삼우(歲寒三友) - 소나무(松), 대나무(竹), 매화(梅) - 가 있다. 저자 자신이 이런
것들을 벗 삼아 살아왔으니 그는 분명 선비다.
서예를
하면서 다양한 글감을 찾고 있었는데 이 책이 크게 도움이 된다. 저자는 다양한 한시(漢詩)와 고사성어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교양이
풍부해진 느낌이 든다. 인생을 좀 더 홀가분하게 깨끗하게 살아갈 지혜를 얻은 기분이다. 이 가을에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