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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독서 - 책은 왜 읽어야 하는가
서민 지음 / 을유문화사 / 2017년 10월
평점 :
기생충학자 서민교수에 대해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감에 넘쳐 소설 두 권을 출간했다가 외면 받은 뒤 다독과 혹독한 글쓰기 훈련을 했다고 한다. 그 후 ‘책은 왜 읽어야 하는가’에 대해 재미있게 설명한 책을 출간했다. 앞서 펴낸 두 권의 소설이 외면 받았다면, 이 책은 책 읽기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디저트처럼 즐길 수 있다. 독서에 대해 이렇게 쉬운 문체로 정곡을 콕 찍어 말하는 것도 대단한 능력이다.
이 책은 일단 재미있다. 한차례 이혼 전과까지 있었는데, 독서 덕분에 미모의 아내를 얻게 되었다고 말하면서 독서가 인생에 주는 유익을 풀어내기 시작한다. 책과 담을 쌓아 아는 게 없으면 ‘겸손’이라는 덕목을 가질 수 있어서 좋고, 입시 공부에도 유리하다고 너스레를 떤다. 결국 독서가 우리 인생을 구원할 것이라고 거창하게 말하며 본론을 시작한다.
1부, 책 안 읽는 사회의 위험성에 대해 말하고자 그는 영화 <이디오크러시(idiocracy)>의 내용을 소개하고, 한의사 김효진의 ‘안아키’ 이야기를 한다. 인터넷과 휴대폰의 발달로 수많은 정보가 넘쳐나지만 그것들을 거의 대부분 검증되지 않은 허접한 정보들이 대부분이며, 책 대신 이런 정보만 보는 자들이 얼마나 심각한 난독증을 보이는지 수많은 댓글을 예로 생생하게 제시한다.
2부에서는 책 읽기의 힘(유익)에 대해 말하는데, 특히 설득의 힘에 대해 인상적으로 읽었다. 저자는 장하준의 <쾌도난마 한국 경제>을 읽고 박정희 체제에서 경제 발전 성공의 이유에 대해 정확히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는 장하준을 통해 적어도 경제학의 관점에서 박정희의 반민주적 측면이 아니라 비자유적 측면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서민교수는 책을 읽으면 얻을 수 있는 유익을 나열한다. 행간을 읽는다든가, 객관적이 되고 판단력을 얻을 수 있다든가, 인내심을 길러주고 상상력을 키워준다든가 하는 식의 뻔한 이야기를 한다. 그래도 저자가 제시한 수많은 예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읽었다.
3부에서는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에 대해 저자의 생각을 풀어 놓았다. 축약본이 좋지 않은 이유,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 읽지 말아야 할 책들에 대한 조언, 마지막으로 책에서 얻은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방법까지 알려준다.
<서민독서: 책은 왜 읽어야 하는가>는 깊이있는 독서론을 제시하는 책은 아니다. 독서를 거의 하지 않는 자들을 위해 책을 읽도록 동기부여를 하는 매우 서민적인 (?) 책이다. 하도 책을 읽지 않는 사회이니 책을 읽지 않는 자들에게 책을 통해 책을 읽도록 도전하려면 이 정도의 재미는 있어야겠지 싶다. 즐겁게 읽었다. 책을 잘 들여다보지 않는 아들에게 건네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