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에 한 번은 가고 싶은 성지 여행 세계여행사전 3
내셔널 지오그래픽 편집부 엮음, 이선희.이혜경.김귀숙 옮김 / 터치아트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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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엮은 ‘세계여행사전’ 시리즈 중 세 번째 것입니다. 표지를 보는 순간, ‘아 가보고 싶다’는 충동이 일어났습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저는 그 동안 나름대로 이곳저곳 쏘다녔는데, 말 그대로 쏘다녔을 뿐입니다. 여행이 분주하기만 했지 특별한 목적을 두고 다니지 못했습니다. 이 책을 보는 순간, ‘그래 앞으로는 테마가 있는 여행을 해 보자’하는 욕구가 일어난 것이죠.

  “세상에서 가장 평화롭고 영감 넘치는 장소, 500 곳(500 of the World's Most Peaceful and Powerful Destinations)”이라는 부제목이 붙어 있는 이 책은 10부로 되어 있습니다. 성스러운 풍경과 거석 유적지로부터 시작해서 예배당, 성소 등. 500곳 중 제가 가 본 곳은 고작 15곳 남짓. 그 나마도 그곳에 하루라도 머물면서 체험하고 느끼고 생각하기 보다는 휙 둘러보는 관광(sightseeing)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러한 저에게는 ‘제8부. 의식과 축제’가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세상의 모든 종교들은 모두 거룩한 의식과 독특한 축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의식과 축제들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여러 신앙이 뒤섞여 그들만의 유니크한 모습을 하게 됩니다. 미국의 성 스테파노 축제는 아코마족의 고대신앙과 가톨릭 의식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자메이카의 신흥종교의 축제 나이야빙기(Nyabinghi)가 레게음악의 선구가 밥 말리의 생애를 기리는 일까지 한다니 그 곳 축제에 참가하면 레게음악의 진수를 느낄 수 있겠는데요. 베네수엘라의 드럼축제도 아프리카의 전통의식과 가톨릭 축제가 혼합된 것이라네요. 축제기간 마을 전체가 북소리에 춤추고 노래하면서 실제로 최면 상태에 빠지는 사람들도 생긴답니다. 멕시코의 ‘죽은 자의 날’ 축제도 체험해볼만 하겠어요. 가톨릭과 아즈텍 축제가 결합된 이 축제는 죽음의 기운이 아니라 삶의 기운이 넘친답니다. 이 책에서 타이완에서 열리는 도교 축제를 처음으로 접했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연등축제를 보는 순간, 반가왔습니다(pp. 484~485). 이 책에서 대한민국에 관해 유일하게 언급된 내용입니다. 그러고 보니 연등축제를 직접 눈으로 한 번도 보지 못했네요. 이번 초파일에는 서울 시내에 나가 연등행렬이라도 한번 보고 느껴봐야겠네요. 달력을 보니 올해 초파일은 5월 28일 월요일이네요.

  ‘제10부. 영적 재충전을 위한 명상 여행’도 흥미를 돋웁니다. 불교 수련원이나 뉴에이지 운동의 휴양지가 많이 소개되었지만, 저는 프랑스의 테제 공동체(Taize)의 기도회에 참석해보고 싶습니다. 공동체의 소박한 음식도 먹어보고 수도사들과 함께 청소도 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여유가 되면 살짝 클뤼니 수도원, 마코네 포도원도 가보고 싶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이미 영감이 넘치는 평화로운 곳들을 마음으로 여행하고 있었습니다.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책이 조금 더 크고, 관련 사진들이 조금 더 많이 실렸으면 좋았겠다 싶습니다. 그러려면 제작비도 엄청 많이 들겠지요? 현재의 책으로 충분히 만족합니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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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마르크스 - 그의 생애와 시대
이사야 벌린 지음, 안규남 옮김 / 미다스북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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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한 전기 작가 이사야 벌린(Isaiah Berlin)이 칼 마르크스(Karl H. Marx)의 평전을 썼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책에는 무엇인가 대단한 것이 담겨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생깁니다. 저의 학창시절, 칼 마르크스는 공산당의 창시자로, 가까이 하면 빨갱이로 낙인찍힌다는 암묵적 공갈 속에 마르크스에 관한 책들은 거의 금서로 묶여 있었습니다. 이런 것들이 오히려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칼 마르크스: 그의 생애와 시대」는 결코 만만한 책은 아니지만, 인내하며 읽어내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작가 이사야 벌린은 마르크스의 삶과 그의 사상의 근원 등을 흥미롭고 명쾌하게 전개해 나갑니다. 마르크스의 일상의 삶, 인간관계, 당대의 상황들이 어떻게 그의 사상에 영향을 미쳤을까요? 마르크스 사상의 독창성은 무엇일까요? 이런 것들에 대한 대답을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실 마르크스는 어느 정도 모순적인 사람입니다. 계몽주의 지식인이며 동시에 계몽주의의 반동주의자입니다. 대중의 이해관계를 연구했지만, 대중과의 직접적인 접촉은 본능적으로 피했습니다. 그의 이론은 독창적이었지만, 그가 추구한 것은 어떤 새로운 것이 아니라 진리였습니다. 좌절과 억압을 받지 않았으면서도 혁명가가 되었고, 대단히 자존심이 강하고 오만한 인물이면서 동시에 불굴의 의지와 진실함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벌린은 이 책에서 마르크스의 역사적 유물론, 인류역사를 계급 간의 투쟁의 역사로 보는 견해, 노동가치론, 프롤레타리아의 소외에 관한 이론 등이 어디로부터 비롯되었는지를 매우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특히 헤겔과 독일철학의 영향을 잘 밝힌 ‘제3장. 정신 철학’은 마르크스를 균형 잡히게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5장. 파리’는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F. Engels)와의 교류, 시인 하이네와의 우정, 바쿠닌(Bskunin)과의 관계, 빌헬름 바이틀링(W. Weitling)에 대한 경멸, 프루동과의 복잡 미묘한 관계 등을 상세하게 설명함으로써 마르크스가 어떻게 자신의 사상을 확고히 했는지를 흥미진진하게 드러냅니다.

  ‘제7장. 1848’도 개인적으로 흥미로웠습니다. 1845년 기조 정권의 탄압으로 파리에서 추방된 마르크스는 프롤레타리아의 봉기를 통해서만 공산주의 사회가 달성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전 삶을 프롤레타리아를 조직하고 훈련하는 데 바칩니다. 드디어 1847년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공산주의자 동맹> 런던본부에서 <공산당 선언>을 작성하고 다음해 이것이 출판됩니다. 벌린은 <공산당 선언>의 제 1절의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을 소개합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사회의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다”(p. 240).

  “노동자들이 잃을 것은 사슬이요, 얻을 것은 세계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p. 246).

 

  이 책은 저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공산단 선언」과 「자본론」을 읽고 싶어집니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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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수필
최민자 지음 / 연암서가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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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봄에 딱 맞는 수필집을 만났습니다. 조용히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마음이 가는대로 쓴 글들을 따라 나의 마음도 흐릅니다. 봄비가 여름비처럼 세차게 내립니다. 아파트 화단에 흐드러지게 피었던 벚꽃도, 구석에서 수줍은 듯 피었던 라일락 꽃도 마지막 향기를 토해내며 떨어지겠죠. 최민자 작가의 글, ‘냄새’가 떠오릅니다. 창덕궁 후문 가까이에 있는 늙은 향나무에 향내가 안 난다고 투덜대는 노인에게 시골이장님이 말했답니다. “아 이 사람아, 죽어야 나지. 산 나무는 냄새가 안 나는 벱이여.” 작가는 냄새에 대해 이런 사유(思惟)의 글을 남깁니다. “스러짐에 대한 저항, 존재의 마지막 안간힘 같은 것, 더 이상 만져질 수 없는 시간에 대한 탄원 …… 냄새란 혹 죽음의 예감으로 풍겨내는 생명체의 절박한 항명(抗命) 같은 것일까”(p. 17). 갑자기 꽃향기가 처절하게 느껴지네요.

  최민자 작가의 글에는 자연과 일상의 삶에 대한 깊은 ‘봄(seeing)’이 탁월한 언어의 유희로 표현됩니다. 봄에는 그저 ‘봄’(見, seeing)만 할 일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단순한 말장난이 아닙니다. 그는 생명이 절정의 아름다움을 향해 나아갈 때에는 가던 길을 멈추고 바라봐야, 생명에 대한 예우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는 거미줄 하나, 몸에서 흐르는 진땀, 물의 파장, 콩나물 대가리 하나도 허투루 지나치지 않습니다. 신발을 바라보며, 왜 발싸개의 이름이 신인지 알 것 같다고 말합니다. “존재의 가장 밑바닥에서 존재의 무게를 떠받치며 겸허히 동행해주는 그를 신이라 불러도 틀리지 않으리”(p. 32).

  그의 수필은 때로 시(詩)와도 같습니다. ‘억새’에 대한 그의 글을 소리 내어 읽어보십시오. “무른 살들 푸실푸실 흙이 되어 물러가 버려도, 캄캄하게 삭아 없어지지 못한 슬픔의 낱알들은 빈 들 강 언덕에 서리서리 돋아난다 …… 목쉰 바람 갈피갈피 일렁이는 구음 사이로 풍화된 슬픔의 날벌레들이 은빛으로 자욱하게 춤을 추며 흩어진다”(p. 75).

  제주에 대한 글들은 제주의 바람결에 저를 실어 그 섬으로 데려다 놓았습니다. 귓전 가득 모슬포의 파도 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저는 어느새 두모악에 있고, 수모루 할아버지를 만납니다.

  책을 내려 놓고 다시 홍차를 우려 봅니다. 작가의 글이 또 떠오르네요. “육신의 허기가 아닌 정신의 사치를 위한 시간, 차를 우리고 마시는 일은 신의 영역을 넘보는 행위 아닐까. 건더기가 아닌 향기를 향유하는 일은 신들이나 하는 식사법일 테니. …… 얼레에 매인 연처럼 바깥으로 나풀거리는 마음을 꿇어앉혀 차 한잔 곡진히 대접하는 시간 ……” 최민자의 「손바닥 수필」은 참 여운이 많이 남는 글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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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는 희망만 보였다 - 장애를 축복으로 만든 사람 강영우 박사 유고작
강영우 지음 / 두란노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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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영우 박사는 내가 존경하는 분입니다. 그 분이 작년 췌장암 말기 선고를 받았을 때, 안타까운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분의 마지막 유고작, 「내 눈에는 희망만 보였다」를 읽으면서 아직도 나는 멀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는 시각장애를 하나님의 축복으로 생각했듯 말기 암도 동일한 태도로 접근하고, 자신의 죽음을 축복으로 만들어갔습니다. 그는 이 책 프롤로그에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의도하지 않게 우연히 찾아온 기회, 솔직히 나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p. 25).

 

  그는 장애를 낭만적으로만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사회가 가지고 있는 편견을 직시하고 있었습니다. 장애를 향한 동양의 문화는 ‘수치의 문화(Shame Culture)'이고, 장애를 향한 서양의 문화는 ’죄의 문화(Guilt Culture)입니다. 자신은 동방예의지국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평생토록 기독교 교육을 받았기에 이중적 고통에 시달렸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는 성경 말씀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날 때부터 맹인인 사람을 향한 예수님의 말씀과 사도 바울의 육체의 가시 이야기에서, 자신의 실명이 죄의 대가가 아니라 자신을 통해 하나님의 놀라운 일을 드러내기 위한 것임을 믿게 되었습니다. 눈을 고쳐달라는 자신의 기도가 거절된 것은 자신의 믿음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님을 확신했습니다.

  강 박사는 2부에서 장애를 축복으로 만든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헬렌 켈러, 이와하시 다케오, 프랭클린 루스벨트 뿐 아니라 동시대에 자신이 만났던 영웅들, 크리스토퍼 리브, 덩푸팡, 밥 돌, 딕 손버그, 톰 하킨 등을 언급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저는 강 박사도 충분히 영웅으로 불리기에 합당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장애를 축복으로 만든 영웅들이 모두 그랬듯이, 강영우 박사 옆에는 훌륭한 아내와 이웃들이 있었습니다. 그의 부인은 남편을 “남이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눈뜨고도 가질 수 없는 비전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으로 그녀의 삶을 그리고 가족의 삶을 이끄는 등대”(p. 170)라고 말한답니다.

  모두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기에 하나님 앞에서 모두가 평등하다는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그는 더 좋은 세상을 향한 소망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미국 장애인 민권법과 유엔 장애인 권리 협약에 반영된 더 좋은 세상 즉, 모두가 평등하게 보호받고, 차별받지 않으며, 독립적인 삶을 살고, 선택의 자유가 보장된 그런 세상을 꿈꾸었습니다.

 

  강영우 박사가 마지막에 인용한 ‘무명 용사의 기도문’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이었지만,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강 박사의 삶에 대한 요약이라 할 수 있지 싶습니다. 그는 비록 장애를 가지고 한 평생을 살았지만, 가장 가치 있고 행복하게 사신 분입니다. 그는 죽음을 앞두고 모든 이에게 감사의 편지를, 아내에게 사랑의 편지를, 아들들에게는 축복의 편지를 썼습니다. 그의 삶을 가장 잘 요약하는 문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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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lor 세계를 물들인 색 - 원하는 색을 얻기 위한 인간의 분투
안느 바리숑 지음, 채아인 옮김 / EJONG(이종문화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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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세상은 색으로 가득합니다. 그리고 모든 물체는 시간과 장소에 따라 색깔을 달리합니다. 파란 하늘은 어느새 회색빛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해질녘의 하늘은 붉다는 표현만으로는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신비한 색으로 물듭니다. 하늘은 색의 변화로 우리와 소통하며 우리 안으로 들어옵니다. 어디 하늘뿐이겠습니까? 세상의 모든 물질은 색을 통해 우리와 교감합니다. 보이는 물질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영혼과 정신에도 색깔이 있지 않을까요?

 

  「The Color」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원하는 색을 얻기 위한 인간의 분투'라는 부제목을 달고 있는 이 책은 흰색, 노란색, 빨간색, 보라색, 파란색, 녹색, 갈색과 검정색을 일일이 살펴봅니다. 전개방식도 매우 흥미롭습니다. 각 색깔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는 서론은 큰 글씨로 독자의 흥미를 자극할 만한 내용을 소개합니다. 흰색에 대해, 스펙트럼 여섯 가지 색을 섞으면 흰색이 되며, 비록 물리학자들은 흰색과 검은 색을 색으로 인정하지 않지만 이 두 색은 팔레트 안에서 색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pp. 11~12). 노란 색은 풍요, 황금의 색이지만 가장 모순적인 색인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신의 상징이기도 하고 배척의 표시가 되기도 합니다(p. 53). 녹색은 어떤 식물을 통해서도 자연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녹색을 얻을 수 없는 아이러니를 담고 있습니다(p. 191). 이런 식으로 각 색을 소개할 수 있다는 것은 저자가 고고학자, 민족학자이며 동시에 미술에 대한 깊은 조예가 있는 큐레이터이기에 가능합니다.

  책 곳곳에 담겨 있는 그림과 사진들은 독자로 하여금 책에서 손을 놓지 못하게 만듭니다. 색과 함께 세계 곳곳을 즐겁게 여행하게 만듭니다. 우리나라와 관련해, 조선시대 때 왕들의 계속되는 서거로 온 백성들이 3년간 흰 상복을 입어 염색공이 사라졌다는 흥미로운 내용도 소개하고 있군요(p. 34). 7세기 초 고구려의 담징이라는 승려화가가 일본에 남동석을 전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p. 183). 각 색들이 세상 어느 지역에서는 어떤 사회적 종교적 의미를 담고 있는지, 색들을 얻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했는지 정말 흥미롭게 기술합니다. 게다가 각 색의 마지막에 염료(안료)를 얻는 방법까지 소상히 설명해 놓았습니다. 지금 우리는 물감을 손쉽게 구입해서 그림을 그립니다. 하지만 이전에는 필요한 색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땀과 눈물이 있었는지 생각해보니, 세상의 모든 색들이 더욱 소중하게 여겨졌습니다.

 

  파란색의 탄생에 관한 아프리카 가나의 아름다운 전설이 마음에 남습니다. 하늘과 땅이 맞닿아 있던 예전에는 사람들이 구름을 손으로 집어 먹었는데, ‘아시’는 하늘의 파란색에 반해 하늘을 한 입 크게 베어 물었다지요. 하늘에서 청람이 내려오고 하늘이 땅과 나누어졌고, … 그 후 파란색은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을 상징하게 되었답니다(PP. 172~174). 이 책은 책 자체로도 참 아름답고 하나의 예술작품 같습니다. 도서출판 이종(EJONG)에서 제 마음에 쏙 드는 책을 만들어냈습니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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