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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lor 세계를 물들인 색 - 원하는 색을 얻기 위한 인간의 분투
안느 바리숑 지음, 채아인 옮김 / EJONG(이종문화사)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이 세상은 색으로 가득합니다. 그리고 모든 물체는 시간과 장소에 따라 색깔을 달리합니다. 파란 하늘은 어느새 회색빛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해질녘의 하늘은 붉다는 표현만으로는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신비한 색으로 물듭니다. 하늘은 색의 변화로 우리와 소통하며 우리 안으로 들어옵니다. 어디 하늘뿐이겠습니까? 세상의 모든 물질은 색을 통해 우리와 교감합니다. 보이는 물질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영혼과 정신에도 색깔이 있지 않을까요?
「The Color」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원하는 색을 얻기 위한 인간의 분투'라는 부제목을 달고 있는 이 책은 흰색, 노란색, 빨간색, 보라색, 파란색, 녹색, 갈색과 검정색을 일일이 살펴봅니다. 전개방식도 매우 흥미롭습니다. 각 색깔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는 서론은 큰 글씨로 독자의 흥미를 자극할 만한 내용을 소개합니다. 흰색에 대해, 스펙트럼 여섯 가지 색을 섞으면 흰색이 되며, 비록 물리학자들은 흰색과 검은 색을 색으로 인정하지 않지만 이 두 색은 팔레트 안에서 색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pp. 11~12). 노란 색은 풍요, 황금의 색이지만 가장 모순적인 색인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신의 상징이기도 하고 배척의 표시가 되기도 합니다(p. 53). 녹색은 어떤 식물을 통해서도 자연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녹색을 얻을 수 없는 아이러니를 담고 있습니다(p. 191). 이런 식으로 각 색을 소개할 수 있다는 것은 저자가 고고학자, 민족학자이며 동시에 미술에 대한 깊은 조예가 있는 큐레이터이기에 가능합니다.
책 곳곳에 담겨 있는 그림과 사진들은 독자로 하여금 책에서 손을 놓지 못하게 만듭니다. 색과 함께 세계 곳곳을 즐겁게 여행하게 만듭니다. 우리나라와 관련해, 조선시대 때 왕들의 계속되는 서거로 온 백성들이 3년간 흰 상복을 입어 염색공이 사라졌다는 흥미로운 내용도 소개하고 있군요(p. 34). 7세기 초 고구려의 담징이라는 승려화가가 일본에 남동석을 전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p. 183). 각 색들이 세상 어느 지역에서는 어떤 사회적 종교적 의미를 담고 있는지, 색들을 얻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했는지 정말 흥미롭게 기술합니다. 게다가 각 색의 마지막에 염료(안료)를 얻는 방법까지 소상히 설명해 놓았습니다. 지금 우리는 물감을 손쉽게 구입해서 그림을 그립니다. 하지만 이전에는 필요한 색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땀과 눈물이 있었는지 생각해보니, 세상의 모든 색들이 더욱 소중하게 여겨졌습니다.
파란색의 탄생에 관한 아프리카 가나의 아름다운 전설이 마음에 남습니다. 하늘과 땅이 맞닿아 있던 예전에는 사람들이 구름을 손으로 집어 먹었는데, ‘아시’는 하늘의 파란색에 반해 하늘을 한 입 크게 베어 물었다지요. 하늘에서 청람이 내려오고 하늘이 땅과 나누어졌고, … 그 후 파란색은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을 상징하게 되었답니다(PP. 172~174). 이 책은 책 자체로도 참 아름답고 하나의 예술작품 같습니다. 도서출판 이종(EJONG)에서 제 마음에 쏙 드는 책을 만들어냈습니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