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초등 교과서 핵심 지식 G3 미국 초등 교과서 핵심 지식 (The Core Knowledge)
E. D. Hirsch, Jr.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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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하나의 새로운 언어를 제대로 습득하려면, 단순히 문자와 말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그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의 문화와 사고를 이해해야 가능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영어를 배울 때, 미국초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교과 내용을 접한다는 것은 매우 효율적인 일이라 생각합니다. 책의 시리즈 「미국 초등교과서 핵심지식」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이 책은 미국의 비영리 단체인 Core Knowledge Foundation(핵심지식 재단)에서 미국 초등학교에서 공유하고 있는 교육 내용들을 묶은 것입니다. 물론, 외국인들이 영어를 공부하도록 하기 위해 준비한 책이 아니라, 미국초등학교 교육이 더 민주적이고 공정하도록 학교와 학부모 그리고 국가 간에 연대를 형성하기 위해 이런 책을 펴낸 것입니다. 어쨌거나 영어를 습득하거나 자녀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싶은 분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교재임이 분명합니다.

  이전에 중학생 딸 녀석과 함께 이 책 시리즈 G2를 보았는데, 녀석이 무척 흥미있어 하더군요. G2와 G3를 비교해보니 더 재미있습니다. History and Geography 편에서 G2에서는 아시아의 종교들을 많이 다루었는데, G3에서는 세계의 강들(Great Rivers of the World)을 다루었네요. 세계사로는 G2에서는 고대 그리스를, G3에서는 고대 로마와 바이킹족을 다루고, 미국 역사로는 아메리카 원주민을 다루었습니다. Inuits, Anasazi, Pueblo, Apaches, Navajos 등등을 소개하며, 가상적으로 꼬마천둥(Little Thunder)을 등장시켜 원주민들의 생활상을 상상하게 합니다. 와! 완전 재미있는데요. Music 편에서 음악의 기본요소(Elements of Music)를 잘 설명해 놓았습니다. Science 편에서 인간의 신체(The Human Body)의 골격과 근육계(The Skeletal and Muscular Systems)를 그림으로 잘 표현해주고 있어서, 영어로 쉽게 습득할 수 있습니다. 천문학(Astronomy)으로 태양계(Our Solar Sustem)도 멋진 그림들과 함께 설명되어 있습니다.

  G2에 반한 딸 녀석, 이 책 G3을 더 좋아하겠는데요. 분명 감탄하며, 읽어낼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책, 한국 초등학생이 보기에는 수준이 높습니다. 중학생들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자녀 영어 교육에 특별한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도전해볼 가치가 충분히 있는 책입니다. 한국에서 영어를 공부하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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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고 트릭 - ‘나’라는 환상, 혹은 속임수를 꿰뚫는 12가지 철학적 질문
줄리언 바지니 지음, 강혜정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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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자아란 무엇인가?' 너무 어려운 질문입니다. 먼저, 자아라는 것이 존재하기나 한 것인지, 존재한다면 어떤 요소로 구성되어 있는 것인지요? 또 육체는 ’자아‘의 필수구성요소인가요? 사고를 만나거나 치매에 걸린 뒤의 나는 이전의 나와 동일한 것일까요? 우리가 죽은 뒤에도 고유한 자아는 존재하는 것일까요? 뇌는 자아형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일까요? 뇌의 기억이 자아를 형성하는 것일까요? 그러면 기억을 상실한 사람은 자아가 없는 것일까요? 기억은 불확실한 또 하나의 환상에 불과한 것일까요?

  이 책에 이런 질문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믿어왔던 자아에 대한 확신을 여지없이 무너트립니다. 두 개의 성으로 살아온 성전환자의 이야기를 통해 모든 사람이 영원히 지속되는 고유의 본질적 자아를 가지고 있다는 ‘진주 관점’(pearl view)‘을 부정합니다. “뇌에는 모든 것이 하나로 통합되는 중심 따위는 없다”는 임상신경심리학자의 말을 인용해서, 결국 저자는 1부에서 본질적 자아나 비물질적인 영혼이란 개념은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2부에서 저자는 말합니다. “자아의 핵심에 있을 ‘진주’찾기를 포기한다면 너무 성급한 일일 것이다 … 우리 모두는 어떤 의미에서 정신과 물질로 이루어진 구조물이다.”(p. 107). 하나로 이루어진 본질적 자아는 존재하지 않지만, 자아의식은 하나의 구조물임이 분명하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의 현재 모습을 만들어주는 것은 여러 부분들이 서로 연결되어 이루어진 결과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를 제대로 파악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아마 불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물질에 불과하지만 단순한 물질 이상이기 때문입니다. 이 복잡성 속에서 속성 자체가 변하기 때문에, 어쩌면 자아 정체성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나는 저자가 말하는 ‘자아의 속임수(에고 트릭, the Ego Trick)’가 무슨 뜻인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자아의 속임수는 우리가 존재하지 않는데, 존재한다고 믿게끔 만드는 것이 아니다. 다만 우리가 실제보다 더 단단하고 영원한 것처럼 믿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실제로 어떤 모습인가에 대해서는 환상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가 존재하다는 사실 자체에는 환상이 있을 수 없다.”(p. 211). 우리가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확고한 자아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휴, 내가 분명히 이해하고 말하면서도 어렵네요!

  ‘3부. 미래의 자아’에서 저자는 불교에서 말하는 환생이나 기독교에서 말하는 육체의 부활과 사후세계를 부정합니다. 자아의 존재는 육체의 죽음과 함께 끝난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얼마 전 죽은 스티브 잡스가 생각했던 삶과 죽음의 관점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네요. 스티브 잡스는 “나의 죽음은 전원 스위치가 ‘딸깍’ 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지요. 정말 우리는 기껏해야 “생각하는 생존 기계”에 불과한 것일까요? 그리고 그렇게 생각할 때, 죽음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좀 더 담담해질까요? 이 책을 다 읽고 자아에 대해 더 혼란스러워졌네요. 아직도 저자의 결론에 선뜻 동의할 수 없군요. 그래도 나란 존재에 대해, 삶과 죽음에 대해, 나름대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책입니다. 즐거운 자아 탐구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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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 왈 VS 예수 가라사대 - 유교와 기독교의 상생과 융합
차이더구이 지음, 박영인 옮김 / 지와사랑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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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다양한 종교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종교다원주의 사회입니다. 종교 간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유교와 기독교의 상생과 융합을 다룬 이 책은 우리 사회의 평화에 공헌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공자 왈 VS 예수 가라사대」! 공자와 예수는 공통점보다 차이점이 훨씬 많습니다. 저자인 차이더구이 교수도 이런 차이를 잘 인식하고 있습니다. ‘1장. 공자와 예수의 기원을 찾아서’에서, 공자와는 달리 예수는 자신을 신이라 주장했음을 분명히 언급합니다. ‘3장. 수신을 강조한 공자, 구원의 손길을 편 예수’에서, 유교와 기독교의 가장 큰 차이를 잘 보여줍니다. 유교는 기본적으로 인간을 신뢰합니다. 사람은 수신(修身)을 통해 도덕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품있는 삶(孔顔樂處)을 살 수 있으며 대동사회를 건설할 수 있다고 가르칩니다. 즉, 인간은 스스로 수양함으로써 구원에 이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 기독교는 원죄론에 입각해서 인간은 자신을 의지할수록 더 비참해질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따라서 인간은 구원을 선물로 주는 신을 의지해야 천국에 이를 수 있다고 가르칩니다. 기본적인 인간론과 구원론이 이렇게 다른데, ‘유교와 기독교의 상생과 융합’은 가능한 것일까요?

  저자는 ‘4장. 공자의 체온이 느껴지는 「논어」와 예수의 영혼이 담긴 「성경」’에서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독교는 신성에 입각해 세계관을 세우고, 유학은 인간의 이성에 입각해 세계관을 세웠지만, 둘은 동일한 목적지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독교의 박애(博愛)와 유학의 인애(仁愛)가 그것입니다. 사실, 유교의 대동사회와 기독교의 천국도 같은 목적을 지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기독교의 천국이 내세에 관한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구현되는 것이라면 말입니다.

  이제, 저자는 유교와 기독교의 상생과 융합을 위해, 유학의 입장에서 본격적인 작업을 합니다. ‘7장. 공자의 젓가락, 예수의 포크’처럼 서로는 문화적 간극이 크지만, 유학이 다원융합형을 추구한다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그 예로 ‘유가 크리스천’을 듭니다(pp. 210~212). 이들은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인 교인이면서도 중국문화를 매우 좋아하여 재창조하고자 하는 사람들입니다. 만일 유가크리스천들처럼, 이 땅의 기독교인들이 자신의 신앙의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유학 문화가 가지고 있는 보편적 가치를 긍정한다면 가능할 것입니다.

  ‘6장. 공자의 성인과 예수의 하느님’에서 유학이 종교인가 하는 문제에 아직도 학자 사이에 일치된 합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것을 읽으면서, 저는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유학을 종교로 인식하지 않고 인문학으로 본다면, 기독교와 유학은 서로 포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 종교는 자신만의 절대적 진리를 주장하기 때문에, 타 종교와 근본적으로 융합하기가 어렵습니다. 반면, 종교와 철학은 함께 하며 발전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종교들과 철학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대화한다면, 평화롭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공헌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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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사계절 - 그리스도의 임재와 지혜를 누리는 영성
마크 부캐넌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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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
"모든 아픔과 고생과 그에 따르는 깊은 고독에는 반드시 뒷문이 있다. 그런 고통을 통하여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나누는 교제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p. 44).

  저자는 그리스도인들이 아름다운 신앙의 열매를 맺으려면, 반드시 사계절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도서3장 1절에 따르면,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한 만사에 다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영혼의 겨울이 왔을 때 그 겨울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라며 견디는 것은 지혜로운 태도가 아닙니다. 겨울에만 누릴 수 있는 은혜가 있습니다. 이 책에서 추구하는 바는 ‘그리스도의 임재를 전천후로 누리는 삶’과 ‘그리스도의 지혜를 전천후로 누리는 삶’에 관한 것입니다(p. 18).

  그래서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Part 1. 내 안에 영혼의 사계절이 있다’에서는 영혼의 각 계절의 특징과 그 계절에 영혼을 관리하는 법을 가르쳐줍니다. 특히 박스(Box)로 처리한 ‘타임인’의 내용은 무척이나 재미있고 때로는 날카롭게 질문합니다. 봄의 영혼관리법을 말하면서, 성찰기도를 하라고 조언합니다. 그리고 ‘타임인8’에서 소설가 워커 퍼시의 말을 인용합니다. “우리가 지구에서 27억 킬로미터나 떨어진 천왕성에 대해서는 5분이면 모든 것을 배우면서, 자기 자신과는 평생 함께 살면서도 기껏해야 10퍼센트밖에 알지 못한다”(p. 114). 나는 정말 나 자신이 누구인지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일까요?

  가을의 영혼 관리법 ‘타임인16’에도 인상 깊은 이야기가 나옵니다(pp. 207~208). 영화 <몬티 파이튼의 성배>에서, 랜스롯 경이 협곡의 다리를 건널 때, 노인이 세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이 질문에 정확히 답하지 못하면 협곡에 던져지고 맙니다. 세 가지 질문이란, “이름이 무엇인가?” “당신은 무엇을 찾고 있는가?”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색깔은 무엇인가?”입니다. 누구나 대답할 수 있는 참 썰렁한 질문입니다. 마크 부캐넌은 이 영화의 장면은 실없지만, 세 가지 질문만은 훌륭하다고 평합니다. ‘당신의 이름은 무엇인가?’ 이것은 정체성을 묻는 질문이라는 것입니다. 모든 가면과 겉치레와 자기 연민을 벗고, 나는 정말 누구인가 물어야 합니다. ‘당신이 찾는 것은 무엇인가?’ 이것은 나의 사명 혹은 나의 인생에 꺼지지 않는 소원과 비전을 묻는 질문이겠죠.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색깔은 무엇인가? 이것은 열정을 묻는 질문입니다. 나를 나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part 2. 하나님의 리듬에 내 걸음을 맡기라‘에서는 영적 리듬에 관해 묵상한 글들을 엮었습니다. 여기에 나오는 ’타임인‘의 글들도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타임인27‘에서(pp. 337~338), 마크 부캐넌 목사님은 어느 날 성도들에게 돌 하나씩을 주며 단어를 쓰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운명의 돌>이라는 영화를 소개한 뒤, 성도들에게 돌 위에 쓰인 하나님의 선물을 적에게 빼앗기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고 가서 도로 찾아오라고 설교했습니다. 후에 아내의 소지품에 AW라고 쓰여 있는 돌 하나를 보았답니다. 그 뜻은 “살아있는 말씀”(Alive Word)입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전에는 하나님의 말씀이 내게 살아있었는데 지금은 말씀에서 얻는 게 별로 없이 근근히 버티며 살고 있지는 않은지, 저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이 책, 나의 영혼은 현재 어느 계절에 있는지, 나는 누구인지,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주었습니다. 단언하건대, ‘타임인’의 글들만 읽어도 많이 유익할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임재와 지혜를 전천후로 누리기를 갈망하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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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이 필요한 순간들
홍승찬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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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을 좋아하는 나는 책상머리에 앉기만 하면 ‘즐겨찾기’해 놓은 클래식 음악 사이트에서 음악을 틀어 놓습니다. 사무실에 주로 앉아 있기에 하루 7~8시간은 클래식과 함께 하는 셈입니다. 뭐 그렇다고 클래식의 대가는 아닙니다. 무작정 클래식이 좋을 뿐입니다. 오늘도 어린이날이라고 슈만 피아노곡 <어린이 정경 Op. 15>을 듣고 있습니다. 특히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가득한 ‘트로이메라이, Traumerei(꿈)’가 내 마음을 맑게 하네요. 슈만이 어린 날에 대한 동경을 담아 작곡했다지요.

  이 책, 「클래식이 필요한 순간들」의 저자는 대한민국 예술경영 1세대 교수답습니다. 그는 클래식 음악이 대중들에게 친숙하도록 만드는 재주가 있습니다. 전문가의 지식을 뽐내며 대중을 주눅 들게 하지 않습니다. 그냥 맛있는 저녁을 먹고 한가로이 마실을 나서는 기분으로 들어보라고 초청합니다. 오래전 시카고에서 공부하는 중 친구들이 저녁으로 샌드위치와 음료를 싸들고 공원에 가자고 저를 초청했습니다. 그곳에는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공원 잔디 이곳저곳에 흩어져 자리를 깔고 대화도 나누고 저녁도 먹으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때가지만 해도 클래식 공연을 가려면 정장을 하고 의자에 앉아 긴장한 채 들어야 하는 것을 생각했었지요. 시카고 공원에서 클래식을 듣던 그 날 서늘한 바람에 저녁노을이 비치는 하늘, 그리고 오케스트라의 연주, 어쩌면 그렇게 잘 어울리고 아름다웠던지! 제가 노상 클래식을 듣기 시작한 것은 이 때부터였습니다. 클래식에서 나의 마음이 쉴 곳을 찾곤 합니다. 이 책의 부제목이 그래서 더욱 마음에 와 닿습니다. “휴식과 영감을 선사한 클래식 명강의”!

  이 책은 음악 작품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그 작품의 배경이나 작곡가 혹은 연주가의 이야기를 통해 작품을 느끼고 즐기게 해 줍니다. 가수 장사익의 어머니 장례식에서 바이올리니스트 피호영 씨가 쥘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곡>을 연주했답니다. 그리고 이 책 저자의 아버지 장례식에서 세 차례 짧은 연주회가 있었는데, 그 때도 이곡이 연주되었답니다. “음악과 함께라면 죽음도 마냥 슬프거나 두려운 것이 아니란 걸 알게 된 것입니다”(p. 93). 나는 이 글을 읽고 곧장 요요마의 첼로 연주로, 장영주(사라 장)의 바이올린 연주로 각각 이 곡을 들었습니다. 팬플루트로 연주한 것도 느낌이 새롭군요.

  브람스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pp. 183~187), 브람스(Brahms)의 <4개의 엄숙한 노래(Op. 121)>를 알렉산터 키프니스(Alexander Kipnis)의 육중한 베이스로 들었습니다. 스승 슈만의 부인 클라라를 사랑했지만 평생 마음에 담고 꺼내지 않고, 클라라와 그 가족을 죽을 때까지 보살폈던 브람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죠.

  이 책, 너무나 훌륭합니다. 클래식의 세계로 독자들을 조용히 초대합니다. 곳곳에 담겨있는 사진들도 너무 마음을 편안하게 합니다. 이 책은 내 손이 가장 잘 닿는 책꽂이에 꽂히게 될 것입니다. 가끔 이 책을 다시 꺼내들고 클래식의 세계로 들어가면, 나의 영혼은 음악으로 싸여 안식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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