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이 필요한 순간들
홍승찬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클래식을 좋아하는 나는 책상머리에 앉기만 하면 ‘즐겨찾기’해 놓은 클래식 음악 사이트에서 음악을 틀어 놓습니다. 사무실에 주로 앉아 있기에 하루 7~8시간은 클래식과 함께 하는 셈입니다. 뭐 그렇다고 클래식의 대가는 아닙니다. 무작정 클래식이 좋을 뿐입니다. 오늘도 어린이날이라고 슈만 피아노곡 <어린이 정경 Op. 15>을 듣고 있습니다. 특히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가득한 ‘트로이메라이, Traumerei(꿈)’가 내 마음을 맑게 하네요. 슈만이 어린 날에 대한 동경을 담아 작곡했다지요.

  이 책, 「클래식이 필요한 순간들」의 저자는 대한민국 예술경영 1세대 교수답습니다. 그는 클래식 음악이 대중들에게 친숙하도록 만드는 재주가 있습니다. 전문가의 지식을 뽐내며 대중을 주눅 들게 하지 않습니다. 그냥 맛있는 저녁을 먹고 한가로이 마실을 나서는 기분으로 들어보라고 초청합니다. 오래전 시카고에서 공부하는 중 친구들이 저녁으로 샌드위치와 음료를 싸들고 공원에 가자고 저를 초청했습니다. 그곳에는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공원 잔디 이곳저곳에 흩어져 자리를 깔고 대화도 나누고 저녁도 먹으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때가지만 해도 클래식 공연을 가려면 정장을 하고 의자에 앉아 긴장한 채 들어야 하는 것을 생각했었지요. 시카고 공원에서 클래식을 듣던 그 날 서늘한 바람에 저녁노을이 비치는 하늘, 그리고 오케스트라의 연주, 어쩌면 그렇게 잘 어울리고 아름다웠던지! 제가 노상 클래식을 듣기 시작한 것은 이 때부터였습니다. 클래식에서 나의 마음이 쉴 곳을 찾곤 합니다. 이 책의 부제목이 그래서 더욱 마음에 와 닿습니다. “휴식과 영감을 선사한 클래식 명강의”!

  이 책은 음악 작품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그 작품의 배경이나 작곡가 혹은 연주가의 이야기를 통해 작품을 느끼고 즐기게 해 줍니다. 가수 장사익의 어머니 장례식에서 바이올리니스트 피호영 씨가 쥘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곡>을 연주했답니다. 그리고 이 책 저자의 아버지 장례식에서 세 차례 짧은 연주회가 있었는데, 그 때도 이곡이 연주되었답니다. “음악과 함께라면 죽음도 마냥 슬프거나 두려운 것이 아니란 걸 알게 된 것입니다”(p. 93). 나는 이 글을 읽고 곧장 요요마의 첼로 연주로, 장영주(사라 장)의 바이올린 연주로 각각 이 곡을 들었습니다. 팬플루트로 연주한 것도 느낌이 새롭군요.

  브람스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pp. 183~187), 브람스(Brahms)의 <4개의 엄숙한 노래(Op. 121)>를 알렉산터 키프니스(Alexander Kipnis)의 육중한 베이스로 들었습니다. 스승 슈만의 부인 클라라를 사랑했지만 평생 마음에 담고 꺼내지 않고, 클라라와 그 가족을 죽을 때까지 보살폈던 브람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죠.

  이 책, 너무나 훌륭합니다. 클래식의 세계로 독자들을 조용히 초대합니다. 곳곳에 담겨있는 사진들도 너무 마음을 편안하게 합니다. 이 책은 내 손이 가장 잘 닿는 책꽂이에 꽂히게 될 것입니다. 가끔 이 책을 다시 꺼내들고 클래식의 세계로 들어가면, 나의 영혼은 음악으로 싸여 안식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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