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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아탈리, 등대 - 공자에서 아리스토텔레스까지 우리에게 빛이 된 23인
자크 아탈리 지음, 이효숙 옮김 / 청림출판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세계적인 석학, 프랑스 최고의 지성, 자크 아탈리! 그는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으로 일한 경제 전문가로,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선각자 역할을 감당하는 분입니다. 한 오년 전에 한국에 소개된 그의 책, <미래의 물결>은 과거의 역사를 이해함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책입니다. 과거 유목민 생활부터 자본주의 짧은 역사, 미국의 역사, 그리고 하이퍼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의 이야기였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탈리의 박식함과 깊은 통찰력에 감탄했었습니다. 그가 우리 인류에게 ‘등대’가 되어줄 23명의 위인들의 전기인 <등대>를 세상에 내 놓았을 때, 그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작업이라 생각했습니다. 아니, 이 책 마지막에 24번째 위인으로 자크 아탈리의 자서전을 수록해 놓아도 합당하다 생각합니다.
그는 서문에서 “왜 전기(傳記)인가?”라고 질문을 던지고 이렇게 답합니다. 그가 소개한 위인들은 소설의 등장인물보다 더 우여곡절과 모순이 많은 운명을 살았고, 그런 기구한 운명을 이야기하는 즐거움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의 인생 여정은 어떤 이론보다 역사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며, 결국 우리가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할지 성찰하게 해 주기 때문에 이런 전기를 썼다고 말합니다(p. 5). 삶의 각 분야에서 역사에 지속적으로 흔적을 남긴 사람들의 운명에 관심을 기울일 때, 우리는 올바르게 살아가도록 길을 비추는 등대를 얻는 것이 아닐까요? <등대>라는 책 제목이 마음에 쏙 듭니다.
자크 아탈리는 이 책에서 위대한 철학자, 과학자, 문학가, 음악가, 화가, 시인, 정치가, 종교인, 등 참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한줄기 빛과 등대가 되어준 위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가 공자를 제일 먼저 다룬 것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나도 공자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많이 공부했다고 자부했는데, 자크 아탈리의 공자전(公子傳)을 읽으면서 나의 자부심은 부끄러움으로 바뀌었습니다. ‘각 사물의 위치를 올바르게 놓은 자’(p. 15)라는 타이틀 하나로 공자를 정확하게 내 머릿속에 각인시켜 주었습니다. 경제학자이며 더욱이 서양인으로서 공자에 대해 이렇게 정확히 이해하고 말할 수 있다니 놀랍습니다. 나는 자크 아탈리를 통해 아리스토텔레스의 최고 주석가이며 이슬람 철학자 의사인 ‘이븐 루슈드’라는 이름을 처음 접했습니다. 솔직히 말해, ‘이븐 루슈드’뿐이 아닙니다. 중남미 다섯 나라를 스페인의 식민 통치에서 해방시킨 ‘시몬 볼리바르’, 반 프랑스 투쟁을 지도한 알제리의 지도자 ‘압델카데르’, 독일의 유태인 정치인이며 경제학자인 ‘발터 라테나우’, 구소련 시인 ‘마리나 츠베타예바’, 아프리카의 작가요 민속학자인 ‘함파테 바’, 등은 난생 처음 들어보는 이름입니다. 아, 이 무식함이란!
어쨌든, 23명의 위인들은 우리네 평범한 인생처럼 순탄치 않은 시대를 살면서 자신의 운명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들의 삶을 기술하면서 이렇게 질문을 던집니다. “모든 것이 당신으로 하여금 자기 자신이 되지 못하게 막을 때, 어떻게 자기 자신이 될 수 있을까?”(p. 15). 자크 아탈리는 단순히 위대한 사람들의 삶과 가르침을 알려주는 전기를 쓴 것이 아닙니다. 자크 아탈리의 위인전, <등대>는 한 개인이 본받아야 할 위인들의 이야기를 넘어, 인류 전체가 어떻게 진보할 수 있을지 23명의 위인들을 <등대>로 삼아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이 책이 바로 인류 역사 전체에 등불을 밝히고, 미래를 준비하도록 도전하는 ‘등대’같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