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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에서 만나는 사상 - 역사와 사회를 이끄는 30가지 사상의 향연
안광복 지음 / 사계절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은 사회적 존재입니다. 절대 혼자 살 수 없는 법! 사회를 바라보는 신념에 따라 현실에 대한 이해도 비판도 천양지차일 것입니다. 여기, 아주 쉽고 재미있는 멋진 책이 나왔습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사회, 정치, 경제, 예술, 국가 등에 관한 주요 사상과 철학을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설명해 줍니다. 이런 주의(主義, -ism)를 나름대로 많이 접해 본 성인들에게도 꽤나 유용합니다. 저자의 말마따나 “교과서에 딱딱하게 소개되어 있는 사상들에 숨결을 불어 넣으려”(p. 7)한 시도는 적중했습니다.
예를 들어, “공화국(res publica)이란 ‘시민의 것’을 뜻한다”(p. 15)라고 정의하고, 로마 공화국 시절과 오늘날 미국의 정치 제도를 명료하게 비교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예전에는 공화주의가 독재에 맞서는 개념이었다면, 지금은 자유주의에 맞서는 사상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 대한민국은 ‘국민에 의한’(by the people)이라는 점에서는 부끄럽지 않지만, ‘국민을 위한’(for the people) 나라라고 할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집니다. 뒤 이어 프랑스 혁명의 사상적 배경이 되었던 계몽주의에 대해 부정적인 측면을 부각시킵니다. 사실, 인간의 합리적 생각(이성)이라는 것이 때로는 사람의 마음을 야만인보다 더 끔찍하게 만들곤 합니다. 저자는 자연스럽게, 이런 혁명적 사고방식의 반작용으로 여전히 중요한 가치체계인 ‘보수주의’를 말합니다. 저자는 ‘철학적 화두’에서 “보수주의는 ‘수구’와는 다르다. 보수주의는 지킬 것을 지키고 바꿀 것은 바꾼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서 목숨 걸고라도 지켜야 할 ‘전통’은 무엇인가?”(p. 40)라고 날카롭게 질문합니다.
오늘날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혼동하는 자들에게 ‘사회 민주주의’ 챕터를 읽어보라고 권합니다. 사민주의를 주창한 베른슈타인에 따르면, 의회 민주주의를 통해 사회주의 건설이 가능합니다. 러시아 혁명에 성공한 레닌이 유럽의 사회민주주의가 자본주의에 타협하면서 오염되었다고 실망감을 드러내며 자신들의 이념을 ‘공산주의’(communism)이라고 했다지요. 그러니까 사회주의는 서유럽 중심의 사회민주주의와 소련을 정점으로 하는 공산주의로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프랑크푸르트 선언에 드러난 사회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는 자유, 평등, 정의, 연대입니다. 결국 모든 사회 정치사상은 어떻게 하면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인간들이 행복하고 만족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나온 것들입니다.
프랑스 혁명의 기치(旗幟)는 자유, 평등, 박애인데, 이러한 가치들은 서로 충돌할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의 자유를 주장하면 평등이 훼손되고, 평등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개인의 자유가 희생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박애(博愛)’를 또 하나의 기치로 높이 들었던 것입니다. 보수주의든 진보주의든, 인간을 존중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들이 이 사회를 살만하게 바꾸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 책에서 설명하는 30가지 사상들은 나름대로의 장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좀 더 열린 시각으로 다양한 사회사상들을 살펴보면 우리 사회는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많은 통찰력을 얻을 수 있겠다 싶습니다. 이 책 청소년들뿐 아니라, 당리당략과 개인의 영달추구에 빠져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지 않는 정치인들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