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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의 인생 사전 - 삶의 갈림길에서 꼭 한번 물어야 할 74가지
공병호 지음 / 해냄 / 2013년 11월
평점 :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길인가?” 공병호 박사는 이 거창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6가지 영역을 나누어 삶의 지혜를 풀어 놓았습니다. ‘1장 자아사전’에서, 무엇보다 자기 자신의 참 모습을 직시하라고 충고합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나만의 삶을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 피해갈 수 없는 물음입니다. 그는 세네카의 <행복론>에서 한 구절을 인용합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자신을 정확히 평가할 필요가 있네. 우리는 대체로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기 때문이네.”(p. 32). 냉철하게 자신의 참모습을 들여다보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공병호 박사는 제대로 자기 자신과 마주하라고 도전하면서, ‘001 누구보다 소중한 나’라는 소제목 아래,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고 충고합니다. 너무 섣부른 충고지 싶습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현대 문명의 중심에는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Narcissism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현대 성공학 혹은 행복론은 “너 자신을 사랑하라”를 전면에 내세웁니다. 독자들은 열광하지만, 글쎄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직시한 후에 자기를 소중히 여기라는 충고가 나오는 것이 옳지 않겠습니까? 다행이도 공 박사는 자기 연민의 함정을 잘 지적해 주고 있습니다. 유진 피터슨의 글이 인상적입니다. “연민은 인간이 품을 수 있는 가장 고귀한 감정이지만, 자기 연민(self-pity)은 가장 천박한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연민은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함께 하며 손을 쓸 수 있지만, 자기 연민은 자신의 현실 인식을 심각하게 왜곡해 두 손과 두 발을 묶어 버리는 감정의 병이다.”(p. 41).
‘2장 생활력 사전’은 직업과 소비, 내 집 마련, 노후 준비 등에 관해 공병호 박사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것을 평범하게 풀어 놓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도 기대지 말고 야무지게 살라는 것이죠. ‘3장 습관 사전’에서 “동사적 사고”라는 단어가 내 마음에 꽂힙니다. ‘동사적 사고’란 “어떤 사물이나 사람에 대해 쉽게 단정 짓지 말고 계속해서 묻는 것”(p. 138)입니다.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시도를 해 보는 것이죠.
이 책, 이런 식으로 4장에서는 인간관계를 어떻게 맺어야 하는지, 5장에서는 인생에서 접하는 모든 것을 어떤 태도로 대할지, 6장에서는 현기증을 느낄 정도로 빠르게 돌아가는 사회 속에서 자신만의 속도로 살기 위해 어떤 인생 나침반, 즉 자기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생각하게 합니다. 그 동안 많은 자기 계발에 관한 책을 낸 베테랑 저자답게 대체로 균형 잡히게 많은 주제들을 다루고 있어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에게 꽤나 유익하겠다 싶습니다. 그런데 이런 장점이 이 책의 약점이기도 합니다. 지나치게 평범하다고나 할까요?
에필로그에서 공병호 박사의 지혜를 마주하게 됩니다. “사는 것은 깔끔한 답안이 주어지는 일이 아닙니다. 투박하더라도 자신에게 꼭 맞는 답을 찾아가는 것이 우리들의 삶이라고 생각합니다.”(p. 302). “인생은 시선입니다”(p. 303).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나는 나만의 따뜻한 시선으로 나의 삶을 그리고 타인의 삶을 보고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