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 삶의 어떤 순간에도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길
최승근 지음 / 두란노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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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는 의례(ritual)다"(p. 43)

최승근의 <예배>는 예배에 관한 여섯 가지 질문에 답하면서 예배의 본질과 방법을 알려주는 명쾌한 책이다. 저자는 탄탄한 신학적 기초 위에서 매우 도전적이고 실제적인 책을 내놓았다. 200페이지 남짓한 분량으로 예배에 관해 이렇게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실제적인 제안을 하기란 쉽지 않다. 여기 각 질문에 대한 저자의 답을 간략히 정리해 본다.

 

‘1장. Why, 왜 예배를 통해서 변화되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저자는 단정적으로 말한다. 성도들이 예배를 통해 변화되지 않는 것은 그들이 드리는 예배가 예배처럼 보일 뿐 참된 예배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말은 참된 예배는 언제나 성도를 변화시킨다는 저자의 확신에서 나왔다.

 

‘2장. What, 예배는 무엇인가?’ 예배는 의례(ritual)다. 이런 예배에 대한 정의가 왜 중요한가? ‘의례’는 일상적이고 반복적이고 목적이 있고 공동체적이고 상징적인 활동으로 성도와 공동체를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의례로서의 예배는 신학에 영향을 미치고 신학은 예배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예배하는 것을 믿고, 믿는 것을 예배해야 한다.

 

‘3장, Where, 예배는 어디에서 드리는가?’ 예배는 교회의 공동체적 행위다. 교회는 예배를 통해 교회의 본질과 존재 이유를 분명히 고백하고 드러낸다. 모든 공동체는 다섯 가지 공유 요소가 있다. 공동체 존재의 근간이 되는 ‘이야기’, 공동체 구성원의 정체성, 공동체의 가치, 구성원들의 관계성, 공동체의 사명이 그것이다. 

 

‘4장. How,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는가?’ 언어 커뮤니케이션에는 설교, 찬양, 기도가 있고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에는 공간, 몸짓, 복장 등이 있다. 리더는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의 경험을 예측하는 ‘문화적 유사(cultural analogue)’를 명심하고 예배를 구성해야 한다.

 

‘5장. Who, 누가 예배를 드리는가?’ 예배를 통해 변화되려면 ‘나의 예배’를 드려야 한다. 그럴 때 예배라는 ‘의례’에 집중하게 되고, 집중하는 만큼 변화의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따라서 설교자는 공동체 전체를 대상으로 설교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성도 개개인에게 전달하듯 설교해야 한다. 또 설교 후 성도들이 전달받은 메시지를 자기 것으로 소화하고 반응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 한다.

 

‘6장, When, 언제 예배는 은혜로워지는가?’ 예배는 정통적인 믿음, 즉 공식적인 의미가 담겨 있어야 하며, 인도자는 그 신학적 의미를 성도들에게 잘 가르쳐야 한다. 결론적으로 변화가 일어나는 참된 예배는 기도를 필요로 하는 예배다. 예배의 성공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일하지 않으시면 예배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한국교회의 목사들이 예배에 정통했으면 한다. 목사들이 먼저 온전한 예배자들이 되길 기도한다. 또한 그들이 좋은 예배 트레이너가 되어 성도들을 온전한 예배자로 세워나갈 수 있길 기도한다. 참된 예배가 반드시 성도들 변화시킨다면, 예배의 갱신과 회복이 교회의 갱신과 회복이 아닐까!? 이 땅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영과 진리로 예배하는 것이 무엇인지 배우고 그렇게 예배할 수 있기를 겸손히 기도한다면, 한국교회의 미래는 희망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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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전쟁 - 완역판 세계기독교고전 16
존 번연 지음, 고성대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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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번연(John Bunyan)하면 <천로역정>이 떠오른다. 작가의 꿈 이야기 형식으로 펼쳐지는 이 소설은 주인공 ‘크리스천’이 신앙순례의 길을 떠나 어떻게 무거운 죄의 짐을 벗어버리고 천국 문에 이르게 되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존 번연의 또 다른 책 <거룩한 전쟁>이 <천로역정>보다 훨씬 탁월한 작품이라는 소개에 눈이 번쩍 뛰었다. 출판사 크리스챤다이제스트에서 완역판으로 내놓은 이 책은 여러 면에서 유익했다.

 

첫째, ‘현대인을 위한 해설’(David Porter)을 읽으면서 존 번연의 기념비적인 작품이 <천로역정>과 <거룩한 전쟁> 외에도 <죄인의 괴수에게 넘치는 은혜>와 <악인 씨의 삶과 죽음>, 그리고 <천로역정 제 2부>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 존 번연의 생애에 대해 처음으로 자세히 읽게 되었다. 어떻게 베드포드의 땜장이가 이렇게 놀라운 소설들을 쓸 수 있었는지 감탄이 절로 나온다.

 

둘째, 1851년 조지 오포르(George Offor)가 쓴 ‘편집자의 해제’는 이 작품의 내용과 의의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존 번연의 풍유적인 작품을 읽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작품에 관한 ‘해제’는 보통 책 뒤편에 있기 마련인데, 앞에 실어놓은 것은 잘한 일이다. 덕분에 이 작품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 있었다.

 

셋째, 존 번연이 직접 쓴 시 형식의 서문, ‘독자들에게(To the Reader)는 이 작품을 쓴 저자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해 준다. 우리 인간의 영혼은 하나님을 반역하는 디아볼루스와 하늘의 왕자 임마누엘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격전지다. 그리스도인이 ’임마누엘‘의 통치를 온전히 받기까지 그의 영혼은 얼마나 곤고한지(롬7:24) 탄식이 절로 나온다. 우리는 우리의 영혼에서 벌어지는 영적 전투를 피할 수 없다(엡6:10~17). 우리가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궁극적으로 임마누엘 왕자가 승리할 것이기 때문이다.

 

넷째, 잘 구별된 장들(chapters)과 각 장의 제목 아래 간략하게 기술된 내용은 전체 흐름을 붙잡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 나는 한편의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를 보듯 이 작품에 빨려 들어갔다. 특히 이 책 곳곳에 수록된 동판화 작품 그림들은 소설의 내용들을 상상하는 데 큰 자극이 되었다.

 

샤다이(Shaddai, 전능하신 창조주 하나님)에 의해 세워진 인간 영혼 마을에는 다섯 개의 문, 귀문(Ear-gate), 눈문(Eye-gate), 입문(Mouth-gate), 코문(Nose-gate), 감각문(Feel-gate)이 있는데, 디아볼루스(Diaboulus, 하나님의 대적하는 악한 영)에 의해 점령당했다. 하지만 샤다이 왕은 인간 영혼 마음을 다시 회복시키려는 은혜로운 계획을 세우고 이를 선포한다.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디아볼루스의 통치를 받는 인간 영혼 마을은 얼마나 필사적으로 저항하는지, 결국 샤다이 왕은 아들 임마누엘 왕자를 보내 그 마을을 점령한다. 그동안 디아볼루스가 행한 일들은 파경을 맞지만 디아볼루스를 따르던 무리들이 개혁에 반대하여 음모를 꾸민다. 과연 이 전쟁은 어떻게 끝나는가? 백성에게 평안을 전하는 임마누엘 왕자의 연설이 있는 마지막 18장을 읽기까지 손에서 책을 내려놓지 못하게 한다. 연일 열대야가 계속된 2015년 여름, <거룩한 전쟁> 독서는 최고의 피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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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은퇴 - 따로 또 함께 사는 부부관계 심리학
세라 요게브 지음, 노지양 옮김 / 이룸북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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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나이, 은퇴를 생각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기인 듯하다. 하지만 하는 일이 갈수록 버거워지고 후배들은 치고 올라올 때, 이제 물러날 때가 코앞에 다가온 것처럼 위기의식을 느끼곤 한다. 이런 나에게 이 책 <행복한 은퇴>는 눈에 확 들어올 수밖에 없다. 목차를 보니, 은퇴 후 찾아오는 심리적 변화들, 친구와의 관계, 돈의 심리적 의미, 은퇴에 대한 배우자 반응의 차이, 등 흥미로운 주제들을 잘 다루고 있어서 차근차근 읽기 시작했다.

 

지금은 평생 직장 같은 개념이 무너져 고용과 은퇴 사이의 경계가 희미해진 시대다. 은퇴는 인생에 딱 한번 닥치는 일회성 사건이라기보다 여러 번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일 수 있다. 또 황혼이혼이 급증하고 있다. 따라서 일찌감치 은퇴에 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 사람들은 은퇴를 준비할 때 대부분 경제적인 면만을 생각한다. 그러나 경제적인 것 못지않게 성숙, 정체성, 관계성 등과 같은 문제를 깊이 생각해야 노년의 삶의 질이 좋아질 것이다. 은퇴 후의 노년의 삶에 대해 저자는 재미있는 표현을 쓴다. 은퇴 후 노년은 “당신과 당신 배우자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 했으나 점심은 같이 먹고 싶지 않은”(p. 25) 시기인 것이다. 이 시기를 배우자와 함께 행복하게 지내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무엇보다도 은퇴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은퇴는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지 인생의 내리막이 아니다. 은퇴란 인생의 ‘앙코르’라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 것이다. 그것은 부부관계에서도 적용된다. 은퇴 후 부부가 결혼의 열정을 유지하려면 개인으로서 삶의 열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경제적인 면도 잘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은퇴 준비를 말할 때 언제나 돈만 이야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그것이 두려움 때문이라고 말한다. 의존성에 대한 두려움(돈이 있으면 가족에게 의지하지 않아도 된다), 버려짐에 대한 두려움(돈이 없으면 주변 사람들이 나를 버릴 거야),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두려움(예기치 않은 일이 발생해도 돈이 있으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거야), 등(p. 156). 이런 두려움의 심리는 은퇴한 사람들을 더욱 주눅 들게 해서 써야할 돈도 쓰지 않게 된다. 하지만 은퇴를 수고한 자신이 즐겨야 마땅한 시간이라고 보는 사람은 재미를 추구하거나 의미 있는 활동에 돈을 쓴다. 따라서 돈에 대한 나와 배우자의 심리를 반드시 파악해 놓는 것이 노년 준비에 아주 중요하다.

 

부부는 자주 싸운다. 젊어서나 늙어서나! 집안일과 관련된 사랑과 전쟁은 끊임없이 벌어지는 법이다. 하지만 은퇴 후에는 함께 하는 시간이 많기에 심각할 수 있다. 사실 부부 싸움의 문제는 배려, 통제, 적극적 동참과 관련된 것이다. 따라서 은퇴하기 전에 부부는 가사분담이나 배우자에 대한 배려와 함께 있는 시간을 많이 연습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좋은 친구와의 우정을 만들어가야 한다. 좋은 친구는 의미 있는 관계, 사회적 소통, 즐거움 등을 주기에 낙천적이 되어 노화를 늦추는 효과도 있다. 또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더 구체적인 것들은 각 장(chapter) 마지막에 있는 ‘자가진단’을 통해 생각해 보는 것이 좋겠다. 9가지 ‘자가진단’은 은퇴 준비 항목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확인하게 해 주는 아주 좋은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주고 있다.

 

이 책을 다 읽고 내린 결론은 이것이다. 가장 중요한 은퇴 준비는, 은퇴가 열심히 살아온 자신에게 온 선물이라 생각하고 새로운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것이다. 노년의 삶은 배우자와 함께 인생의 멋진 열매를 맺는 시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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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보는 셰익스피어 - 번뜩이는 지성과 반짝이는 감성으로 나를 포장하자 눈으로 보는 시리즈
히라마쓰 히로시 지음, 박유미 옮김 / 인서트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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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너무나 많아, 그 중 4대 비극과 5대 희극의 내용을 정확히 기억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일본의 미술평론가 히라마쓰 히로시(平松洋)는 셰익스피어의 작품 내용을 주제로 그린 회화 작품들을 보여주며 셰익스피어 작품의 줄거리와 유명한 대사들을 소개한다. 문학과 미술의 멋진 만남이라 생각하며 책을 보았다.

 

저자는 ‘총론’(pp. 8~17)에서 18세기 영국에서 어떻게 셰익스피어 회화 작품들이 유행하게 되었는지 그 역사적 배경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존 보이델이 당시 최고 화가 32명에게 셰익스피어 작품 그림을 의뢰하여 ‘셰익스피어 갤러리’를 만들었단다. 흥미로운 것은 원화를 동판화로 복제하고 셰익스피어 희곡을 넣어 책으로도 출간했다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로써, 셰익스피어를 핵심 콘텐츠로 한 비즈니스를 한 것이었다. 어쨌든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은 감성을 중시하고 중세 취미와 이국정서를 동경하는 낭만주의 화가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영국에서는 밀레이, 헌트, 로제티 등이 ‘라파엘 전파(前派)’를 결성하였다. 이들은 아카데미를 이상으로 여긴 라파엘 미술을 비판하고, 라파엘 이전의 자연적이고 진실한 표현 양식인 중세 회화를 중요시했다. 이들은 불후의 인물로 구약성서의 욥기의 저자와 셰익스피어를 꼽았다. 따라서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은 라파엘 전파의 주요 주제이며, 워터하우스 등 후기 라파엘전파도 셰익스피어를 주제로 답습했다.

 

이 책을 보기 전에 이미 존 에버렛 밀레이의 <오필리아>, 로렌스 알마타데마의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의 만남>, 외젠 들라크루아의 <클레오파트라와 농부>, 요한 하인리히 퓌슬리의 <악몽>과 <잠에서 깨어난 티타니아>, 존 월리엄 워터하우스의 <미란다>, 등은 익히 알고 있었다. 그런데 저자가 셰익스피어의 작품들과 연결시켜 설명할 때, 이런 회화 작품들이 더욱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특히 요한 하인리히 퓌슬리라는 화가의 삶을 알게 되면서 그의 작품들을 좀 더 깊이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었다. 또 보이델의 ‘셰익스피어 갤러리’에 출품한 로버트 스머크, 윌리엄 해밀턴, 프랜시스 휘틀리의 작품들도 새롭게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은 셰익스피어의 비극과 희극, 낭만극, 역사극, 시편에 걸친 수많은 작품들을 관련된 그림과 함께 소개해준다. 이 책에 나오는 회화작품들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셰익스피어 작품들의 내용을 파악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내를 가지고 셰익스피어 작품을 다 읽어내야 하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너무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 나는 인터넷을 뒤져 내가 모르는 셰익스피어 작품의 내용들을 파악하며 독서했다. 덕분에 문학과 회화 미술을 동시에 공부할 수 있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이 책에 소개된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하나씩 읽어보고 싶다. 무엇보다도 이번 독서는 몇몇 라파엘전파의 화가들에게 친숙히 다가가는 계기가 되었다. 문학작품과 회화미술의 접목을 시도한 이 책의 저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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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교과서 예수 - 사랑, 먼저 행하고 먼저 베풀어라 플라톤아카데미 인생교과서 시리즈 1
차정식.김기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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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신학자와 목회자를 통해 기독교의 메시지와 핵심 가치를 정리하고 싶어, 21세기북스에서 기획한 ‘인생교과서’ 시리즈 첫 번째 책인 <예수>를 집어 들었다. 이 책은 삶과 죽음, 나와 우리, 생각과 행동, 신과 종교, 이렇게 4부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각 부마다 9가지의 질문, 총 36가지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차정식 교수와 김기석 목사는 이 책의 제목에 걸맞게 주로 신약 복음서에 나타난 예수의 모습과 가르침에 근거해 36가지 질문에 충실히 답하고 있다.

 

나는 나름 성경도 많이 읽고 기독교의 가르침에 익숙한 그리스도인으로, 이런 개론서는 가볍게 읽을 수 있겠다 기대했다. 하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더 깊은 집중과 생각을 요구하는 책이다. 예를 들어, “구원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차정식 교수는 복음서에서 예수가 추구한 구원의 스펙트럼이 광범위함을 말한다. 예수는 한 개인 삶의 고통을 해결해주는 미시적 구원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영역에 정의와 평화가 실현되는 거시적 구원도 제시했다고 본다(p. 115). "영원한 삶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현재의 삶에 나타난 불의와 압제가 물러가고 하나님 나라의 질서가 임하는 삶에 동참하는 것이 영생이라고 말한다(p. 120). 한편, 김기석 목사는 영생이란 몸과 마음을 하나님의 뜻을 위해 바침으로써 지금 여기서 경험하는 신적 현실이라고 말한다(p. 130). 두 저자 모두 영생을 사후 세계에서의 삶이 아니라 지금 이곳에서 누리는 가치 있는 삶에 강조점을 둔다. 전통적으로 교회에서 가르치는 예수 믿고 죽어서 천국에서 누리는 삶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다.

 

열 번째 질문,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글에서 차 교수는 인간이란 창조주 하나님과 아버지-자녀라는 인격적 관계에 들어간 존재, 존재의 의미를 찾고 삶의 목적을 구하는 존재라고 말한다. 김 목사는 좀 더 실존적인 차원에서 ‘자기가 누구인지를 묻는 존재’라고 말하며, 디트리히 본회퍼의 <옥중서간>에 실린 시, ‘나는 누구인가?’를 소개한다. 그리고 “예수는 하나님의 구원 이야기의 일부로 자신을 이해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결단의 순간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자리에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바뀌었을 것이다.“(p. 148)라고 주장한다. 그렇다. 창조주 하나님을 믿기 전에 피조물인 인간이 누구인지 알 수 없다. 그 분과 나와의 관계를 알기까지 내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하나님의 거대한 이야기 속에서 나의 자리를 찾기까지 내 삶의 의미는 알 수 없다.

 

김 목사는 “신에 대한 믿음은 필요한가?”라는 28번째 질문에 대한 답으로 “하나님은 인식의 대상이 아니다. 믿을 이지. 다시 말한다면 받아들일 하나됨이지 뜯어보고 알 물건이 아니다”(p. 353)라는 함석헌 선생의 글을 인용한다. 성경의 인물들, 시몬 베드로, 모세, 사울(바울), 모두 자신들의 존재를 꿰뚫고 들어와 자아를 깨뜨리는 하나님을 체험했다는 것이다. 신을 믿는 믿음은 인간의 이해를 초월한다. 따라서 신은 존재하는지, 신을 믿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은 여전히 열려 있고, 각자의 삶을 통해 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옳은 말이다. 믿음은 교회에서 교리를 배우고 그것을 이해했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실존적으로 하나님을 만나는 체험이 중요하다. 그리고 신앙의 지식은 그 체험을 풍성하게 표현하는데 도움이 될 뿐이다.

 

이 책을 통해 삶의 본질적이고 궁극적인 질문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예수를 발견했다. 구원자 예수는 구도자의 모습으로 이 땅에 머물음으로써 인생의 위대한 스승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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