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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은퇴 - 따로 또 함께 사는 부부관계 심리학
세라 요게브 지음, 노지양 옮김 / 이룸북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중년의 나이, 은퇴를 생각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기인 듯하다. 하지만 하는 일이 갈수록 버거워지고 후배들은 치고 올라올 때, 이제 물러날 때가 코앞에 다가온 것처럼 위기의식을 느끼곤 한다. 이런 나에게 이 책 <행복한 은퇴>는 눈에 확 들어올 수밖에 없다. 목차를 보니, 은퇴 후 찾아오는 심리적 변화들, 친구와의 관계, 돈의 심리적 의미, 은퇴에 대한 배우자 반응의 차이, 등 흥미로운 주제들을 잘 다루고 있어서 차근차근 읽기 시작했다.
지금은 평생 직장 같은 개념이 무너져 고용과 은퇴 사이의 경계가 희미해진 시대다. 은퇴는 인생에 딱 한번 닥치는 일회성 사건이라기보다 여러 번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일 수 있다. 또 황혼이혼이 급증하고 있다. 따라서 일찌감치 은퇴에 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 사람들은 은퇴를 준비할 때 대부분 경제적인 면만을 생각한다. 그러나 경제적인 것 못지않게 성숙, 정체성, 관계성 등과 같은 문제를 깊이 생각해야 노년의 삶의 질이 좋아질 것이다. 은퇴 후의 노년의 삶에 대해 저자는 재미있는 표현을 쓴다. 은퇴 후 노년은 “당신과 당신 배우자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 했으나 점심은 같이 먹고 싶지 않은”(p. 25) 시기인 것이다. 이 시기를 배우자와 함께 행복하게 지내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무엇보다도 은퇴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은퇴는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지 인생의 내리막이 아니다. 은퇴란 인생의 ‘앙코르’라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 것이다. 그것은 부부관계에서도 적용된다. 은퇴 후 부부가 결혼의 열정을 유지하려면 개인으로서 삶의 열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경제적인 면도 잘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은퇴 준비를 말할 때 언제나 돈만 이야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그것이 두려움 때문이라고 말한다. 의존성에 대한 두려움(돈이 있으면 가족에게 의지하지 않아도 된다), 버려짐에 대한 두려움(돈이 없으면 주변 사람들이 나를 버릴 거야),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두려움(예기치 않은 일이 발생해도 돈이 있으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거야), 등(p. 156). 이런 두려움의 심리는 은퇴한 사람들을 더욱 주눅 들게 해서 써야할 돈도 쓰지 않게 된다. 하지만 은퇴를 수고한 자신이 즐겨야 마땅한 시간이라고 보는 사람은 재미를 추구하거나 의미 있는 활동에 돈을 쓴다. 따라서 돈에 대한 나와 배우자의 심리를 반드시 파악해 놓는 것이 노년 준비에 아주 중요하다.
부부는 자주 싸운다. 젊어서나 늙어서나! 집안일과 관련된 사랑과 전쟁은 끊임없이 벌어지는 법이다. 하지만 은퇴 후에는 함께 하는 시간이 많기에 심각할 수 있다. 사실 부부 싸움의 문제는 배려, 통제, 적극적 동참과 관련된 것이다. 따라서 은퇴하기 전에 부부는 가사분담이나 배우자에 대한 배려와 함께 있는 시간을 많이 연습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좋은 친구와의 우정을 만들어가야 한다. 좋은 친구는 의미 있는 관계, 사회적 소통, 즐거움 등을 주기에 낙천적이 되어 노화를 늦추는 효과도 있다. 또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더 구체적인 것들은 각 장(chapter) 마지막에 있는 ‘자가진단’을 통해 생각해 보는 것이 좋겠다. 9가지 ‘자가진단’은 은퇴 준비 항목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확인하게 해 주는 아주 좋은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주고 있다.
이 책을 다 읽고 내린 결론은 이것이다. 가장 중요한 은퇴 준비는, 은퇴가 열심히 살아온 자신에게 온 선물이라 생각하고 새로운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것이다. 노년의 삶은 배우자와 함께 인생의 멋진 열매를 맺는 시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