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교과서 예수 - 사랑, 먼저 행하고 먼저 베풀어라 플라톤아카데미 인생교과서 시리즈 1
차정식.김기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탁월한 신학자와 목회자를 통해 기독교의 메시지와 핵심 가치를 정리하고 싶어, 21세기북스에서 기획한 ‘인생교과서’ 시리즈 첫 번째 책인 <예수>를 집어 들었다. 이 책은 삶과 죽음, 나와 우리, 생각과 행동, 신과 종교, 이렇게 4부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각 부마다 9가지의 질문, 총 36가지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차정식 교수와 김기석 목사는 이 책의 제목에 걸맞게 주로 신약 복음서에 나타난 예수의 모습과 가르침에 근거해 36가지 질문에 충실히 답하고 있다.

 

나는 나름 성경도 많이 읽고 기독교의 가르침에 익숙한 그리스도인으로, 이런 개론서는 가볍게 읽을 수 있겠다 기대했다. 하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더 깊은 집중과 생각을 요구하는 책이다. 예를 들어, “구원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차정식 교수는 복음서에서 예수가 추구한 구원의 스펙트럼이 광범위함을 말한다. 예수는 한 개인 삶의 고통을 해결해주는 미시적 구원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영역에 정의와 평화가 실현되는 거시적 구원도 제시했다고 본다(p. 115). "영원한 삶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현재의 삶에 나타난 불의와 압제가 물러가고 하나님 나라의 질서가 임하는 삶에 동참하는 것이 영생이라고 말한다(p. 120). 한편, 김기석 목사는 영생이란 몸과 마음을 하나님의 뜻을 위해 바침으로써 지금 여기서 경험하는 신적 현실이라고 말한다(p. 130). 두 저자 모두 영생을 사후 세계에서의 삶이 아니라 지금 이곳에서 누리는 가치 있는 삶에 강조점을 둔다. 전통적으로 교회에서 가르치는 예수 믿고 죽어서 천국에서 누리는 삶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다.

 

열 번째 질문,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글에서 차 교수는 인간이란 창조주 하나님과 아버지-자녀라는 인격적 관계에 들어간 존재, 존재의 의미를 찾고 삶의 목적을 구하는 존재라고 말한다. 김 목사는 좀 더 실존적인 차원에서 ‘자기가 누구인지를 묻는 존재’라고 말하며, 디트리히 본회퍼의 <옥중서간>에 실린 시, ‘나는 누구인가?’를 소개한다. 그리고 “예수는 하나님의 구원 이야기의 일부로 자신을 이해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결단의 순간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자리에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바뀌었을 것이다.“(p. 148)라고 주장한다. 그렇다. 창조주 하나님을 믿기 전에 피조물인 인간이 누구인지 알 수 없다. 그 분과 나와의 관계를 알기까지 내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하나님의 거대한 이야기 속에서 나의 자리를 찾기까지 내 삶의 의미는 알 수 없다.

 

김 목사는 “신에 대한 믿음은 필요한가?”라는 28번째 질문에 대한 답으로 “하나님은 인식의 대상이 아니다. 믿을 이지. 다시 말한다면 받아들일 하나됨이지 뜯어보고 알 물건이 아니다”(p. 353)라는 함석헌 선생의 글을 인용한다. 성경의 인물들, 시몬 베드로, 모세, 사울(바울), 모두 자신들의 존재를 꿰뚫고 들어와 자아를 깨뜨리는 하나님을 체험했다는 것이다. 신을 믿는 믿음은 인간의 이해를 초월한다. 따라서 신은 존재하는지, 신을 믿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은 여전히 열려 있고, 각자의 삶을 통해 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옳은 말이다. 믿음은 교회에서 교리를 배우고 그것을 이해했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실존적으로 하나님을 만나는 체험이 중요하다. 그리고 신앙의 지식은 그 체험을 풍성하게 표현하는데 도움이 될 뿐이다.

 

이 책을 통해 삶의 본질적이고 궁극적인 질문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예수를 발견했다. 구원자 예수는 구도자의 모습으로 이 땅에 머물음으로써 인생의 위대한 스승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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