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이 한글을 제대로 쓰고 싶은 마음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더욱이 한글의 과학성과 아름다움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사람들은 우리말과 글을 품격 있게 쓰고자 하는 열망이 크다. 서강대학교 글쓰기 센터에서 우리말 문법과 글쓰기를 가르치는 김남미 교수가 한글 맞춤법에 관한 또 한권의 책을 내놓았다. 이전에 <100명 중 98명이 헷갈리는 우리말 우리문장>을 읽고 많은 유익과 재미를 얻었기에 이 책도 선뜻 집어 들었다.
1장에서는 구체적인 예들을 통해 맞춤법의 기본원리를 쉽고 재미있게 알려준다. 먼저 맞춤법의 총칙 1항을 소개한다. “표준어를 소리 나는 대로 쓰되 어법에 맞도록 함을 원칙으로 한다.”(p. 16). 소리 나는 대로 쓰지만 어법에 맞추어야 한다는 것은 의미파악이 쉽도록 같은 의미의 말은 같은 모양으로 적는다는 뜻이다. 이 대원칙 아래 음절의 끝소리 현상, 연음법칙, 두음법칙, 된소리 현상, 자음군 단순화, 동화, 유음화, 활음화 등을 다양한 예를 들어 확실하게 설명한다. 이 책은 강의하는 말투를 그대로 옮겨놓아서 마치 한 학기 동안 한글 맞춤법 강의를 들은 듯하다. 깨알 같은 재미도 있다. 우리말 음절의 끝에서 소리 나는 일곱 개 자음(ㄱ, ㄴ, ㄷ, ㄹ, ㅁ, ㅂ, ㅇ)을 ‘그녀 다리만 보오’로 외우는 사람이 있는데, 발음해보면 확인할 수 있으니 외울 필요도 없다고 말한다. 그래도 위의 문장을 한번 접하니 저절로 외워진다.
“2장. 헷갈리는 한글 맞춤법”에서, ‘숫양, 숫쥐, 숫염소’를 예외로 하고 ‘수’는 받침에 ‘ㅅ’을 적지 않는 것이 원칙으로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한글이 창제될 당시 ‘수ㅎ’이 나타나는 단어가 80개나 된단다. 그래서 그 흔적으로 ‘수캉아지, 수탕나귀, 수평아리’로 읽고 써야 한다. ‘뵈요’가 아니라 ‘봬요’가 옳은 이유와 ‘떠날려고’가 아니라 ‘떠나려고’로 써야 하는 이유를 설명할 때는 저절로 무릎이 쳐졌다. “3장. 의미에 따라 달라지는 우리말”은 내가 많이 사용하는 것들이기에 이해하기 쉬웠다. “4장. 단어가 결정하는 띄어쓰기”에서 자신이 자주 틀리는 띄어쓰기의 오류를 유형으로 묶어 생각하라는 충고는 참으로 유용했다. 왜냐하면 유형별로 묶어 생각할 때, 한글의 근본원칙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번‘과 ’한번‘의 차이, ’큰일‘과 ’큰 일‘의 차이, ’쓸 데 없는‘과 ’쓸데없는‘의 차이, ’알은척‘과 ’아는 척‘의 차이를 확실히 배웠다. 5장에서는 우리가 많이 사용해서 표준어로 추가된 것들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너무 좋다‘, ’짜장면‘, ’먹거리‘, ’내음‘, 등이다. 마지막 6장에서는 문자 메시지나 SNS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황당하고 재미있는 맞춤법 파괴 사례를 제시한다.
이 책은 맞춤법에 따라 글을 쓰도록 돕는 것을 넘어 한글의 기본원리들을 생각하게 한다. 저자 자신이 ‘글을 쓰는 것이 사고하는 일(Writing is Thinking)’이며, ‘글쓰기는 다시 쓰기(Writing is Rewriting)’라는 신념을 가지고 집필했기에, 독자들을 우리글에 대해 깊이 생각하도록 이끈다. 우리글을 정확하고 품격 있게 쓰려고 할 때 우리 일과 삶도 올곧게 세워지리라. 우리글쓰기의 기본원리를 생각하게 하는 참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