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길이 찾은 발칙한 생물들 - 기이하거나 별나거나 지혜로운 괴짜들의 한살이
권오길 지음 / 을유문화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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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권오길 선생은 우리 주변의 생명들이 펼치는 삶의 이야기를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게 들려주는 분이다. <권오길이 찾은 발칙한 생물들>에서 ‘원숭이도 읽을 수 있는 쉬운 글’을 쓰고자 했던 저자의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수많은 생물들의 이야기를 자세하면서도 구수하게 들려준다.

 

예를 들어, 갈치에 대해 “대짜배기는 체장이 2미터까지 나가며 무게가 5킬로그램에 달한 것이 최고 기록이라 하고, 15년을 산 것도 흔하지 않게 본다고 한다 … 눈은 또렷한 것이 매우 큰 편 … 아가미 뚜껑이 발달하였고, 콧구멍은 1쌍”(p. 75)이라고 설명할 때는 마치 이웃집 할아버지가 바닷가 어시장에 누워있는 갈치를 보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거기다가 관련 속담까지 언급한다. “갈치가 갈치 꼬리 문다” “갈치 배” “갈치 잠” “값싼 갈치자반” 등등.

 

문어를 소개할 때는 “다리도 제멋대로, 머리도 제멋대로”라고 하면서 대기업의 문어발 경영도 꼬집는다. 그리고 우리가 보통 ‘문어 머리’라고 하는 것은 머리가 아니라 먹통 등의 내장이 든 ‘몸통’이라고 알려준다. 아무튼 ‘문어 머리에 먹물이 들었으니 글도 잘할 것이라’하여 ‘문어(文魚)’란 이름이 붙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이런 식이다. 이 책은 분명 예쁜 우리말에 학명까지 꼼꼼히 챙겨 실어 놓고 곱게 그린 세밀화까지 곁들인 친절한 생물책이다. 하지만 고등학교 시절 시험을 보기 위해 억지로 암기했던 생물책과는 차원이 다르다.

 

각 챕터(chapter)의 제목부터가 관심을 유발한다. ‘작고 별나지만 지혜로운 미물들’이란 제목 아래 책벌레, 쌀바구미, 사마귀, 메뚜기, 진드기, 흰개미의 삶을 이야기한다. ‘바다를 벗 삼은 생존의 달인들’에서는 갈치, 문어, 넙치, 해파리, 청어, 복어, 양미리의 생존 기술을, ‘말없이 치열하게 살아가는 괴짜들’에서는 여러 식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가 인용한 것처럼 “가까이 보면 예쁘고, 오래 자주 보면 사랑스럽다”는 말처럼 이 책을 읽어가면서 너무나 작아 ‘미물’이라 칭하는 생물체들에게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 안에 있는 동식물에 대한 호기심이 마구마구 발동했다. 소파에 비스듬이 누워 이 책 이곳저곳 눈길 닿는 곳에 머무른다. 작은 벌레부터 바다에 사는 생물들, 인간을 비롯해 걸어 다니는 육지 생물들, 괴짜(?) 식물들의 이야기에 푹 빠져 유난히도 더웠던 올해 여름을 시원하게 보냈다. 기회가 되는대로 <권오길의 괴짜 생물 이야기>도 읽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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