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읽는 밤
장샤오헝 지음, 이성희 옮김 / 리오북스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철학 읽는 밤>은 작가 장샤오헝이 북경대학의 유명한 교수들의 대표적인 글을 엄선해서 엮어낸 책이다. 이 책에는 동양 철학에 담긴 삶의 지혜가 가득 담겨있다. 그리 새로운 것은 없는데, 찬찬히 읽어가는 동안 생각이 정리되고 삶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을 읽는 도중에 가정 문제로 고통당하고 있는 지인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그녀의 남편은 친정 부모님에게 경제적으로 엄청난 타격을 입히고 감옥까지 갔다 왔다. 친정아버지는 빚 문제로 괴로워하며 돌아가셨다. 게다가 그 남편은 혼외자식까지 두고 있고 지금도 다른 여자들을 만나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수없이 이혼을 생각했지만 한 번도 이혼을 위해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지금은 공황 상태에 빠져 아무 생각이 없고, 그러다보니 오히려 마음은 편하단다. 그냥 이대로 모든 것이 끝났으면 한다고 고백했다. 나는 그녀에게 무엇이 두려운 거냐고, 당신이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는 두려움이 무엇인지 생각하라고, 힘들어도 치열하게 생각하라고 도전했다. 내가 그녀에게 이렇게 말해 줄 수 있었던 것은 이 책에서 “진실함으로 자신을 마주하라”(p. 170)는 문구와 “두려움 때문에 멈추지 마라”(p. 220)는 문구를 마주했기 때문이다. 한번뿐인 인생을 의미 있게 살려면 허위와 가식을 벗어버리고 가장 진실한 자기, 자기다운 자기가 되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이혼 후에 오는 경제적 고통, 세간의 따가운 시선, 정서적 외로움 이런 것들보다 더 두려워해야 할 것은 자기다운 삶을 살지 못하고 의미 없이 인생을 마치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힘으로 감당하기 버거운 문제를 만났을 때 자신도 모르게 뒤로 물러난다. 지셴린은 “불리한 환경에 부딪혀 일단 마음속에 걷잡을 수 없는 두려움이 생기기 시작하면, 그 곤경에 깊이 빠져 영원히 벗어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곤경 앞에서 용기를 북돋는 법을 배워야 한다”(p. 223)고 말한다. 

 

이 책의 논지를 한마디로 말하면, 인생이 일장춘몽같이 덧없어도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 지금 이 순간, 심지어 실패와 후회하는 마음, 슬픔까지도 소중히 여기고 감사하는 것이다. 그럴 때, 인생의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현재 삶이 버거운 사람, 삶의 목표를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차분히 읽어보면 큰 용기와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그랬듯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월든 필사책 : 소로우가 되는 시간 - 필사로 만나는 치유와 사색의 시간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 안진희 옮김 / 심플라이프 / 201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래전에 <월든>을 읽어 내용이 가물가물했는데, 이 책을 만나 반가웠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글들을 직접 써보면 생명력 넘치는 삶에 대해 깊고 넓은 생각을 할 수 있겠다 싶다. 책이 참 잘 만들어졌다. 이 책을 엮은 안진희는 7년 전쯤 초보 번역가로 <월든>을 처음 접했을 때 재미없어 절반도 읽지 못했는데 3년 전 소로우 150주년 때 다시 펼쳐 드니 이 책에 푹 빠지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삶에 지치고 방황하는 사람들이 소로우를 통해 작은 위로와 평화, 앞으로 살아갈 희망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이 필사 책 작업을 했단다(pp. 8~9). 엮은이의 작업 의도는 적중했다. 소로우의 명문들을 또박또박 써 내려가는 동안 내 영혼은 평화와 자유를 경험했다. 무엇인지 모르는 든든함(?), 삶의 자유로움과 자신감이 생겼다고 해야 할까?

 

책 앞부분에 소로우의 사진과 함께 그의 대표적인 작품 <월든>을 소개한다. “최소한의 옷, 하루 한 끼의 식사로 최소한의 공간에 살며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적은 책”(p. 14)! 그의 생애와 소로우를 둘러싼 평가들, 그를 칭송한 사람들을 소개해 놓은 것도 소로우의 글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 친절하게도 책 마지막에는 소로우의 연보와 그의 저서를 소개해 놓았다.

 

필사할 내용들을 소박한 삶’, ‘살아가는 지혜’, ‘자연이 가르쳐준 것들’, 이렇게 세 부분으로 분류해 놓았다. 가난하게 살려는 것이 아니라 생계를 꾸리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며 살고 싶지 않았다”(p. 26)는 소로우의 삶의 자세가 탄복을 자아낸다. 그렇다. 나는 무엇 때문에 그리 분주하게 쫓기는 삶을 살고 있는가? 소로우처럼 고독과 우정과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한 의자 세 개만 있으면 삶은 충만하지 않겠는가! 그의 글을 필사하면서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가 생각났다. 그는 삶의 진정한 쾌락(즐거움)을 위해서는 오두막과 빵 한조각과 철학을 논할 수 있는 친구가 있으면 된다고 했다.

 

나도 소로우나 에피쿠로스처럼 여백이 넓은 삶을 살고 싶다. 그러려면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거나 이루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을 충만히 느끼고 살아내야 한다. 때론 잔잔한 개울물의 흐름에 몸을 맡기듯, 완벽한 고독과 고요함 속에서 깊이 사색하며 생명의 충만함을 느끼고 싶다. 탐욕과 이기심을 버리고 사는 삶, 지금 도심의 일상에서도 이런 삶을 꾸려갈 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프라이즈 : 인물편 - 미처 몰랐던, 알면 알수록 솔깃한 서프라이즈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 제작팀 지음 / MBC C&I(MBC프로덕션)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MBC 교양프로그램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 방영된 내용을 인물 편으로 묶은 것이다. 인간에게 관심이 많은 나에게 필이 꽂히는 책이 아닐 수 없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사람들의 감추어진 모습을 들여다보면 인간이란 어떤 존재이며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조금은 생각할 수 있겠다 싶어,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소개된 인물 하나하나 흥미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나폴레옹을 파멸로 이끈 여인 에메뒤비크’ 이야기는 처음 접했지만 조강지처를 버리는 일이 자신의 인생을 망치는 일이라는 섬뜩한 교훈(?)을 얻는다. 다이애나 왕세자비와 왕실경호원의 애틋한 사랑과 엘튼 존의 노래 <Candle in the wind>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며 사랑한다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Your candle's burned out long before. Your legend ever will"(당신의 촛불은 오래전에 타버렸지만, 당신의 전설은 영원히 남을 거예요)라는 가사가 구구절절 가슴에 다가온다. 

 

조 디마지오와 마릴린 먼로의 어긋난 사랑 이야기, 배우에서 가수로 대중 앞에 서게 된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 웨이>, 등의 이야기를 읽으며 인생은 고해(苦海)라는 말이 실감났다. 그래도 이런 대중 예술가들은 괜찮은 편이다. 평생 난쟁이로 살면서 물랭루주의 잔 아브릴(Jane Avril)을 그린 툴루즈 로트렉, 로댕을 사랑하고 증오하다 결국은 정신병원에서 삶을 마친 까미유 끌로델, 자신을 배신한 여인을 그린 천재 화가 뭉크의 이야기는, 사랑이 우리 삶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고 그런 극한의 고통이 위대한 예술 작품을 탄생시킨다는 진실을 깨닫게 한다. 이렇게 본다면 예술 작품을 즐긴다는 것은 어찌 보면 고통의 결과를 즐기는 도착(倒錯)일 수도 있겠다 싶다.

 

엉뚱한 인간 이야기도 흥미롭다. 특히 이혼 금지령과 타자기 사용 금지령을 내리고 금욕세와 ‘서로 사랑하지 않아서’라는 명목으로 세금을 거둔 니콜라에 챠우셰스쿠의 이야기를 읽으며 독재자가 되려면 엉뚱해야 한다는 엉뚱한 결론을 내렸다. 이 책 재미있으리라 예상했지만, 예상 한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다. 게다가 인간과 인생에 대해 유쾌하고 때론 엉뚱 발랄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혁신(?)적인 책이다. 심심풀이로도 읽을 만하다. 그러나 한번 손에 잡으면 놓지 못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경제 ⓔ - 경제로 보는 우리 시대의 키워드
EBS 지식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칼 마르크스가 꿰뚫어 보았듯, 인간사의 근본 문제는 ‘경제’임이 분명하다. 경제를 안다는 것은 경제적 삶의 주체인 인간과 인간사회를 이해한다는 뜻일 게다. 그런 점에서 EBS 지식채널ⓔ에서 펴낸 <경제ⓔ>는 인간과 역사와 삶에 대해 폭넓은 사고를 하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의 구성이 흥미롭다. ‘1부.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는 최초의 위대한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에 대한 소개로 시작한다. 그의 책 <국부론(國富論)>에 따르면 “국가의 부란 국가가 보유한 재산이 아니라 국민 전체가 소비하는 상품들로 구성된다.”(p. 18). 이어서 GDP(Gross Domestic Product)가 언제 왜 만들어졌는지, ‘내쉬 균형(Nash equilibrium)’ 이 무엇인지, 독점(monopoly)은 왜 생기는지, 신용평가의 기준은 무엇인지, 무엇인가를 사는 행위가 왜 중요한지를 쉽게 설명한다.

 

‘2부. 누구를 위한 것인가’에서는 자유주의의 경제 이론의 기초를 놓은 하이에크(Hayek)와 신고전주의 경제학을 수정한 케인즈(Keynes)를 대조해서 설명한다. 돈의 물량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환율과 통화 전쟁, 경제고통지수(= 물가상승률 + 실업률)에 대해 알려준다. 특히 카를 마르크스(Karl Marx)와 그의 자본주의에 대한 기본 전제가 잘못되었지만 자본주의의 몰락에 대한 예견은 옳았다고 주장하는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에 대한 소개는 정말 흥미로웠다. 피케티가 <21세기 자본>을 쓴 이유가 강렬하게 다가왔다. “내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자본주에 대한 마르크스 당신의 전제가 틀렸다고 말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자본주의가 몰락할 것이라는 당신의 결말에 동조하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경제적 불평등 문제가 ‘남’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나’의 이야기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였습니다.”(p. 199).

 

'3부. 무엇을 할 것인가‘에서는 다시 케인스주의를 설명하고, 최저임금, 납세, 대형마트와 같은 기형적 시장구조의 문제, 등을 설명한다. 특히 비어트리스 웹(Beatrice Webb)의 ’마이너리티 리포트‘(가난은 빈민들의 게으름과 무책임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불합리한 사회질서에서 비롯되었다는 보고’)에 대해 인상깊게 배웠다.

 

처음에는 경제 상식을 얻고자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을 대했는데, 이 책을 다 읽어갈 즘에는 인간과 사회와 역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 개인적 탐욕에 이끌리지 않고, 사회와 타인을 생각하는 현명한 경제활동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전하는 십대의 이유 있는 고전 비행청소년 9
이재환 옮김, 신병근 그림 / 풀빛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창시절 오직 시험을 위해 고전의 내용을 억지로 암기하는데 급급했다. 중년에 접어들면서 추억(?)의 고전들에 아련한 향수를 느끼며 다시 읽기 시작했다. 고전이 어떤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있는지, 고전의 저자는 왜 이런 주장을 하는지에 대해 많이 생각하며 읽게 된다.

 

이 책의 구성을 보니 마음에 쏙 든다. 이재환은 폭넓은 책읽기를 통해 얻은 필력으로 고전의 핵심과 가치를 쉽고도 정확하게 집어주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햄릿>, 카프카의 <변신>, 소로의 <월든>을 나란히 비교하면서 ‘인간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 준다. 세 작품을 이렇게 연결한 것은 정말 탁월한 시도다. <햄릿>은 다면적 인간 내면을 통해 인간의 나약함, 인생의 불확실함과 죽음을 잘 드러낸 작품이고, <변신>은 인간의 소외와 근원적인 불안을 잘 표현한 작품이다. 그리고 <월든>은 자연과 함께 하는 소박한 삶에 대한 보고서라 할 수 있다. 사실, 처음 이 책 목차를 보면서 <월든>을 앞의 두 작품과 나란히 놓은 것은 의외였다. 그런데 저자는 <월든>이 인간의 고독과 소외, 근원적인 불안을 치료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설명한다. 설명을 읽고 나니 그럴듯했다. 이재환은 고전을 개별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넘어 고전들을 서로 연결해 생각해 보도록 매우 훌륭한 시도를 했다. 그리고 그것은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책은 인간, 역사, 국가, 지도자, 경제에 관한 유명한 고전들의 핵심 주장들을 너무나 알기 쉽게 설명할 뿐 아니라, 서로 상반되는 주장을 하는 작품들과 비교함으로써 어느 한 작품에 매몰되지 않고 폭넓고 균형 잡힌 사고를 하도록 도와준다. 대표적으로, 저자는 덕치주의를 주장하는 <논어>와 법치주의를 주장하는 <한비자>를 나란히 설명하고, 마르크스의 <자본론>과 하이에크의 <노예의 길>을 대조해 주었다.

 

저자는 어려운 고전(古典)의 세계에서 헤매며 고전(苦戰)하지 않도록, ‘아리아드네의 실’이 되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는데, 그의 집필 의도는 정확하게 달성된 셈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백미(白眉)는 각 장 마지막에 있는 ‘정리해봅시다’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을 차근히 들여다보고 끝까지 따라갔다면, 가장 탁월하고 친절한 고전 강의를 연속으로 들은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 소개된 고전을 직접 읽어본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청소년뿐 아니라 인문학에 관심이 많은 일반 독자들에게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절대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