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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으로부터의 자유 - 나이 듦과 죽음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
메멘토 모리 독서모임 엮음 / 북에너지 / 2021년 9월
평점 :
누구나 늙고 죽는데, 우리는 왜 늙음과 죽음의 문제를 애써 회피하는 것일까? 여기 늙음과 죽음을 생각하는 지혜로운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메멘토 모리 독서 모임’을 만들어 늙음과 죽음, 죽음 후의 세계에 관한 책들을 읽고 독후감을 발표했다. 이 책, <죽음으로부터의 자유>는 이 독서 모임의 열매다. 나는 늙음과 죽음에 관한 책들을 상당히 많이 읽었다. 늙음에 관해서는 키케로의 <노년에 관해서>(숲, 2005)가 인상적이었다. 그는 노년의 삶을 사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에 대해 재치있게 말했다. 사람들은 늙어서 죽기를 원하지, 병이 들거나 사고로 갑작스럽게 죽기를 원하지 않는다. 노인들은 사람들이 소망하는 삶을 이미 살고 있으니 축복받은 인생이라는 것이다. 죽음에 관해서는 헨리 나웬의 <죽음, 가장 큰 선물>(홍성사, 1998)이 생각난다. 그는 죽음을 맞이하는 일과 죽어가는 이를 돌보는 것에 관해 깊이 묵상했다. 죽음은 상실이면서 동시에 가장 큰 선물이다. 이 성직자의 책에서 연약함과 죽음에 담겨있는 소망과 은혜를 엿볼 수 있었다. 최근에 읽은 책으로는 사카구치 유키히로의 <상실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에디토리, 2021)이 있다. 저자는 상실을 경험하지 않고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우리는 상실을 통해 성장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늙음과 죽음은 회피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직면해야 한다. 그럴 때 삶의 의미를 찾고, 가치 있는 삶을 살며, 축복된 노년 혹은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된다.
그런 점에서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 독서 모임의 결과물을 엮은 이 책은 모든 시대 모든 연령의 사람들에게 큰 유익을 준다. 20년을 이어온 독서 모임에서 읽은 책을 독후감 형식으로 기록해 묶었는데, 이 책 한 권만 읽어도 오육십 권의 책을 읽는 셈이다. 참 잘 엮었다. ‘죽음 전을 살아내는 노년’, ‘죽음 앞에 선 노년’, ‘죽음에 대한 이해’, ‘죽음의 현장’, ‘준비된 죽음’ ‘죽음 너머의 세계’로 나누어 독후감들을 적절히 엮었다. 내가 이미 읽은 책의 독후감을 대하면, 한없이 반가웠다. 이전에 읽은 책의 내용도 다시 떠올려보는 즐거움도 컸다. 물론 처음 접한 책도 있었다. 덕분에 노년과 죽음에 관해 더 균형 잡힌 독서를 하게 되었다. 이 책 맨 뒤에 있는 ‘메멘토 모리 독서 목록’에는 200개가 넘는 책들이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은 ‘늙음과 죽음을 생각하는 독서’를 위한 최고의 안내서라 할 수 있다.
이 두꺼운 책을 덮은 뒤에도 생생하게 생각나는 것이 참 많다. 그중에 첫 번째 책 <내 생의 마지막 저녁 식사>에서 ‘마지막 식사에 먹고 싶은 것을 먹는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배웠다. 자기 스스로의 뜻에 따라 무엇을 먹을지 결정할 수 있다면 그것은 삶의 마지막 위안이며 축복일 수 있다는 것이다. 먹는다는 것은 삶의 증거이며, 자신이 원하는 마지막 식사를 대하면서 그들은 삶에서 의미가 있었던 시간을 다시 얻는 것이다. ‘보호’와 ‘품위’라는 관점에서 호스피스의 요리사는 마지막 음식을 요리해야 한다. <안락사 논쟁의 새 지평>에서 죽음은 삶의 일부로서 삶처럼 죽음도 인간다워야 한다는 말에 깊이 공감한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현재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하는 것이고, 죽음 이후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것이다. 나이와 관계없이 모두, 이 책을 통해 늙음과 죽음을 공부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