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 부산대학교 일본연구소 번역총서 5
아쓰지 데쓰지 지음, 류민화 옮김 / 소명출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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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자의 탄생과 변천, 한자의 구조와 오늘날의 정착에 관해 매우 상세하고 친절하게 서술한다. 나는 서예를 하면서 한자의 역사와 구조에 관심이 커졌다. 그래서 이 책을 집어 들었는데, 기대보다 더 큰 수확이 있었다.

세상에 문자가 출현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1장에서는 한자의 탄생과 갑골문자(甲骨文字), 금문(金文)에 대해 알려준다. 이런 문자들은 왕의 권력과 매우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특히, 중국 역사상 최초의 대 통일제국을 이룬 진시황이 왜 소전체(小篆體)’를 만들었고 도량형 기준을 세웠는지 재미있게 읽었다. 학창 시절에 시험을 보기 위해 외우기 급급했는데, 이 책을 통해 차근차근 이런 것들이 생겨난 이유를 생각해보니 굳이 외우려 하지 않아도 머릿속에 각인되었다. 일본에 한자가 어떻게 전해지고 변화되고 정착되었는지 말하는 2장은 살짝 훑어보고 건너뛰었다. 3장은 육서(六書)인 상형(像型), 지사(指事), 회의(會意), 형성(形聲), 전주(轉注), 가차(假借)에 대해 정말 쉽게 설명한다. 특히 상형문자인 한문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변천했는지 여러 예를 통해 알려준다. (), (), (), ()이 왜 이런 모양을 갖추게 되었는지 아는가? ‘보리 맥()’ 자가 올 래()’뒤쳐저 올 치()’가 합쳐져 이루어진 이유를 아는가? ()과 만()과 만()의 관계를 아는가? 이 책을 읽으면 무릎을 치며 감탄하게 될 것이다. 4장은 컴퓨터 시대에 한자의 처지와 미래에 대해 생각해본다.

일본인이 저자라 일본 사회와 일본어와 관련된 내용이 많아, 한국인으로서는 생경한 느낌도 조금은 든다. 그래도 한자를 이해하려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한 책임이 분명하다. 한자의 역사와 구조를 배워두면 한자가 훨씬 친숙히 다가올 것이고, 한자 서예를 할 때 독창적인 글씨를 표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자에 대한 지식을 마구 채우는 즐거운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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