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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설교 수업 - 극장에서 만난 나의 하나님
하정완 지음 / 샘솟는기쁨 / 2025년 2월
평점 :
세상에 복음을 전하고 복음대로 살아내도록 도전하는 일은 교회의 사명이다. 지금 한국교회의 설교는 ‘교회와 신앙의 틀’에 갇힌 언어를 사용하기에 세상에 아무런 울림을 주지 못하고 있다. 세상, 특히 청년들과 소통할 수 있는 매체는 무엇일까? 그것이 영화라고 확신한 하정완 목사는 영화설교를 사명으로 여기고 지금까지 감당해왔다. 그보다 ‘영화설교’에 대해 더 잘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는 전도사 시절 <아마데우스>를 보다가 하나님을 경험했단다. 베드로는 환상을 본 후 로마의 백부장 고넬료의 집에 복음을 전했고, 후에는 바울을 이방인의 사도로 인정하게 되었다. 하 목사에게 ‘영화’는 베드로의 환상과 같은 것이 아닐까?
저자는 영화 속에 ‘인코딩’된(숨겨진) 복음의 메시지를 ‘디코딩’하는(풀어내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설교자 자신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설교자가 말씀의 사람이어야 한다. 그래야 영화에 숨겨져 있는 복음 메시지를 찾아낸 후, 하나님의 말씀으로 제대로 풀어낼 수 있다. ‘chapter4, 인코딩된 영화 속 메시지 찾기’에서 저자는 복음의 메시지 찾기를 위해서는 영화의 배경이 되는 사건이나 시대 정신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영화 <파묘>는 풍수지리, 무당, 굿과 같은 이야기로 가득하다. 당연히 기독교인들에게는 거부감이 드는 영화다. 따라서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듯’ 이런 영화를 자주 접하다 보면 그리스도인들이 가치관의 혼란을 가져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을 수 있다. 또 설교에 굳이 이런 소재를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것이 천만 명 이상이 본 영화라는 것이다. 그것을 보지 말라고 하기보다 그 영화를 기독교적으로 재해석해 내야 한다. 이 영화를 가지고 설교할 때, 하 목사는 우선 묫자리와 가계 저주론의 문제는 완전한 허구임을 분명히 말해 주고, 죄의 문제를 다루었다고 한다.
기독교적이거나 기독교적인 세계관을 담은 영화도 많이 있다. 하지만 이미 고전이 된 이런 영화들은 지금 청년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이런 영화들을 설교의 소재로 사용한다면, 소통을 위해 영화설교를 한다고 하면서 오히려 단절을 만들어 낼 뿐이다. 오늘날 쏟아져 나오는 비기독교적, 심지어 반기독교적인 영화를 통해 기독교적 가치를 말하고 복음의 메시지를 찾아내는 일은 반드시 도전해야 할 엄청난 모험이다. 설교자는 영화에 나오는 상징과 이미지를 매의 눈으로 살피고, 극중 인물의 대화에서 성경적 메시지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저자는 영화 <대장 김창수>에서 “할 수 있어서 하는 게 아니다. 해야 해서 하는 거다”(p. 119)라는 주인공의 말을 소개하며, 그리스도인의 사명 감당에 대해 도전한다. 기독교 세계관으로 무장된 설교자가 예민한 감수성을 가지고 영화를 감상하면, 영화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영화설교를 할 수 있다. 이것이 이 책에서 도전받은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