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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우면 춤을 추라 - 삶의 전환기에 배우는 스토리텔링 마음 수업
박성만 지음 / 밥북 / 2025년 4월
평점 :
“삶의 문제로 고통받는 이들의 내면에 귀를 기울이는 심리치료사”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저자 박성만은 내담자의 이야기를 스토리텔링으로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자신의 내면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자신의 마음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심리치료에 중요한 지렛대가 될 것이다. 저자가 들려주는 열 가지 이야기는 깊은 공감을 일으킨다. 그리고 각 이야기의 꼭지마다 실어놓은 ‘심리 읽기’를 통해 독자들로 ‘내적 성장’을 이루도록 도움을 준다.
4장 이야기, “너무 애쓰며 살지 말자”를 읽으며 나의 내면을 볼 수 있었다. 실버타운에 들어가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돌보는 어머니가 우울증에 빠진 아들에게 말한다. “사람은 다 살게 마련이다. 너도 너무 애쓰며 살지 말라. 그냥 가볍게 살아 …”(p. 105). 어머니의 이 말에 돌덩이처럼 무거운 마음속 묵은 감정이 녹아내렸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 집과 가까운 지사로 전근을 신청한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에게 깊은 연민을 느꼈다. 그리고 자기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스스로 만들어 놓은 규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사실에 동감했다.
6장 이야기(“자식은 떠나보내려고 있는 것이다”)도 마음 깊이 다가왔다. 자식에게 자신의 욕망을 투사하는 부모의 모습이 나의 모습이다. 자식 앞날을 위해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자식에게 무한한 기대를 건다. 그런 마음과 삶의 태도로 인해 자식과 손주에 대한 집착은 더 커진다. 부모의 아낌없는 헌신을 받은 아들은 과대한 자기애로 고착돼 타자와 감정이입 능력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나의 자식이 너무 이기적이라고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내가 자식에게 지나치게 헌신했기에 자식이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자식이 부모를 떠날 때, 부모는 느끼게 될 상실감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저자는 말한다. “놔 줘라. 아낌없이, 그리고 아무것도 바라지 말라. 그래야 네가 갇힌 세계에서 나온다”(p. 158).
이 책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하나같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남편과 사별하고 상담사에게 상담을 받는 여인의 심리, 열정적인 워킹맘이 아들을 떠나보내고 깨달은 인생의 진실, 타고난 미모와 지능지수로 자존감을 가졌지만 결국 조울증을 앓은 여인, 사교댄스를 주업으로 한 친구의 죽음, 자신을 위해 사랑의 눈물을 흘리는 트랜스젠더, 등등. 책을 덮으며 언뜻 들었던 유행가 가사가 떠올라 찾아보았다. “산다는 건 다 그런 거래요. … 사람마다 알고 보면 말 못할 사연도 많아 … 산다는 건 참 좋은 거래요 … 모두가 내일도 힘내세요.” 산다는 건 힘든 일이라서 마음의 병도 얻고 정신병에 걸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것은 죽지 않고 살려는 희망을 드러내는 것이 아닐까? 공허감, 상실감, 외로움을 느끼며 삶에 지친 자들이 소설 읽듯 이 책을 읽다 보면,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