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주먹 불끈 쥐고
첫 울음으로 태어날 때.
반쯤 씹다가 급히 삼킨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며
식도에 상처를 내고 미끄러질 때.
변비로 낑낑거리며 괄약근을 풀어도
배 속이 아침 출근길처럼 끝없이 밀릴 때.
침 흘리고 잠 잘 때.
철저히 혼자 내면의 원주율 [π, 圓周率]이
마구 흐트러질 때.
마치 시인이 단어 하나에 매달려
검은 밤을 하얗게 지셀 때.
씨줄과 날줄로 수 없는 베틀 질의
반복하다 씨줄 하나 터져 버렸을 때.
지아비 부재로
굵은 바늘에 허벅지 퍽퍽 찔렀는데도
피가 흐르지 않고 웃음 날 때.
세상 다 버리고 나서도 미련 때문에
마지막 하나 차마 못 버릴 때.
고열과 기침과 근육통과 두통의 각혈로
몸 덩어리가 불덩어리로 타들어 갈 때.
주기도문과 다라니경으로
섞어 가며 기도를 올릴 때.
그리고~
저 멀리서 자신이 사진에 담긴 것을
발견하고 화들짝 놀랄 때.
우리는 이를 보고
졸또 고독이라고 부른다.
<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