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노트북 하나 새로 장만했다. 순시리 전자에서 나온 오**이 게이밍 노트북이란 이름 걸고 출시된 노트북이다. 약간 덤터기 쓴 느낌도 나는데 해필 순시리 전자 A/S센터가 바로 집 앞에 있는지라 혹 고장시에 멀리서 들락날락 거리기 귀찮기도 하고 해서 가까이 있는 걸로 타협했다. 기존의 노트북은 구입한지 몇 해나 지난 건지 따져 보지는 않았지만 좀 오래되다 보니 하드 속도도 느리고 용량도 딸리는 등 전반적인 버벅거림 현상이 심해지기도 하고 사진 작업이 매끄럽지 않아서 까짓 거 또 용돈 탈탈 털어 넣었다. 노트북 사양이야 디테일하게 설명할 것도 없지만 최신 프로세서급과 그래픽카드가 게임용으로 팍팍 돌아가는 정도. 그리고 추가로 메모리도 16기가로 업글했다.

 

요즘은 노트북에 OS가 깔려 있지 않고 출시되는 프리 도스로 나오는 경우가 있다. OS를 직접 설치를 하다 보니까, 노트북의 사양에 딱 맞게 OS를 설치하는 것이 보통 성가신 일도 아니었다. 게다가 제대로 설치되는 것인지도 모를 정도로 세팅하는데 애를 먹었다. 정품 OS에서 주는 USB에 담긴 설치용 프로그램으로는 일반적인 설치는 가능하나 노트북 사양에 맞게 설치가 되지 않는다. 그러니 검색하고 찾아야 하는데 정확한 정보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쉽게 설명돼 있지도 않다. 정확하지 않는 정보와 어설픈 정보가 주는 오류로 인한 시행착오들이 얼마나 많은지 설치를 서너 번은 더했다. 나중에서야 알았다. 정품 OS에 담긴 설치 프로그램은 그냥 참고용으로만 그리고 정품 시리얼 넘버가 중요한 것일 뿐이고... 설치 프로그램은 소프트 회사 홈피에서 내려받아야 한다는 걸 몰랐던 탓이다. 노트북에 설치된 그래픽카드 사양, 오디오 카드 사양, 무선 네트워크 어댑터의 사양을 일일이 체크하고 각자에게 맞는 드라이버 찾는 게 보통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이건 ODD가 없는 제품이었으니 CD가 무용지물이었다. 현재 최신 버전 업된 드라이버는 또 개별적으로 제조사의 홈피를 방문하고 다운로드해야 설치를 하고 홈피 방문하면 또 로그인 정보를 요구하고 로그인이 안 되면 회원가입을 해야 하고 젠장... 이게 대체 몇 개나 다 해줘야 하다니 OS 하나 설치하는데 있어서 일요일 하루 종일 다른 거 아무것도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제는 편리함을 얻기 위해서 얻어야 할 도구들이 너무 정교해지고 하다못해 악랄해졌다고나 해야 할까 싶었다.

 

그러고 보니 컴퓨터 시작은 XT 기종에서 시작으로 AT, 386, 486, 586프로세서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이어졌고 지금은 듀얼코어 7!세대까지 이르게 된 과정 속에서 한때는 단순히 계산기나 단말기 수준을 넘어서 거대한 망인 네트워크로 이어진다. 각 개별적 단말기 역할에서 이제는 하나의 풀랫폼 확장되기까지 이르게 된다. 이 플랫폼이 다시 작은 네트워크를 이루며 외부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인트라 넷으로 연결되었다. 어떻게 보면 컴퓨터 1세대가 발달하고 진화해서 앞으로 4차 산업인 인공지능으로 넘어가고 있으니 이런 컴퓨팅 세상은 내가 겪은 최초의 세대가 아닐까 한다. 역사적으로도 한 시대에 이렇게 급변한 것이 또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워낙 빨라서 다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휙 넘어가버렸다. 물론 이것도 현재진행형이다.  XT 프로세서에서 코어 I7세대로 몇십만 배나 빠른 연산 능력을 겪은 세대가 아닌가. 도스에서부터 윈도즈 10버전까지 20대에서 시작된 컴퓨터가 50이 되고 보니 그동안 지나온 수많은 기계들 부품들의 과정이 일일이 다 셀 수 없을 만큼 그리고 다 알지도 못할 정도로 태어났다가 사라졌다. 그야말로 상전이 벽해요, 격세가 지감이 아닐 수 없다. 이걸 한 세대가 격은 변화에 대한 급변했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이걸 당대에 모두 봤으니까. 조선시대 400년 전이나 500년 전이나 별 차이가 없겠지만 오늘날의 10년과 20년은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 정보의 량은 계량조차 어렵고 소화해내지 못할 만큼 급변한다. 100년의 시간 동안 변화의 량과 1년의 변화량은 변위 값의 단위 자체가 이렇게 달라졌으니까 말이다.

 

 우리들의 일상의 삶 또한 이런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서 달라졌다.  업무시간 대부분을 호미와 곡괭이나 삽자루 대신에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모니터를 마주하고 마우스를 휘두르리는 일과, 다시 퇴근해서 노트북이나 테스크탑을 마주한다. 잠자는 시간 빼고 나돌아 다니는 시간 빼면 대부분의 시간을 컴퓨터를 맞대고 있는 셈이다. 물론 OS가 다르겠지만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로 손안의 컴퓨터이고 태블릿도 컴퓨터이다. TV에는 스틱 PC로 연결했고 서로 네트워킹으로 설정까지 해뒀으니 기존의 노트북에 든 자료 또한 공유 시켰으니 집안 전체가 작은 전산망으로 구축되었다. 하다못해 오디오조차도 네트워크로 연결했다. 지금 이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도 또한 마찬가지로 알라딘의 서버로 접속해서 글을 포스팅하는 것이니 전화로 통신하던 시절의 모뎀 기계로는 도저히 할 수 없었던 작업도 기가 넷이라는 초울트라급 속도로 바로 입력을 시키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앞으로 자판을 누르지 않고 머리를 스캔하는 센서를 이마에 붙이고 머리로 문장을 생각하면 이것이 자판 대신 입력시키는 기계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을 테니까 누군가는 자판 두드리지 않아도 생각만으로 문장을 엮어 내는 것고 얼마든지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하기야 눈동자 초점으로 자판을 누르는 것과 같은 역할도 있으니 이것도 멀지 않았다.

 

 

이제는 PC가 초소형화되었다. 앞으로 칩 하나에 컴퓨터 기능을 모두 때려 넣은 것도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이미 스틱 PC는 엄지손가락 크기로 줄었는데 손톱 크기로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오래전 라디오가 처음 나왔을 때 장롱만 한 크기가 지금은 스마트폰 속에 칩 하나로 들어가듯이 컴퓨터 또한 마찬가지다. 이렇게 작아진 크게에 비례해서 이 컴퓨터가 개별적으로 단독형 작업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네트워킹이 강화될 것이란 뜻이다. 예를 들자면, 냉장고도 컴퓨터가 들어가고 자동차 속에서도 컴퓨터가 들어간다. 집 현관의 도어록에도 컴퓨터가 들어가고 어쩌면 우리 몸속에 컴퓨터가 내장된 칩이 들어가는 날도 멀지 않았다. 물론 이것이 전부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서로 각기 고유의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컨트롤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요즘 냉장고에 큰 모니터가 달려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김치찌개라고 음성 입력을 시키면 김치찌개의 조리 방법이 디스플레이 되고 김치찌개의 재료가 무엇이 필요한지 부수 재료는 어떤 게 들어가는지 출력하고 현재 냉장고에 남아 있는 재료는 얼마나 될 것이며 부족한 것은 보충시켜야 할 것인지 디스플레이에 표시를 하게 되는 것도 결코 상상만의 일도 아니다. 냉장고가 개별적으로 정보를 가진 것이 아니라 네트워킹이 가능하니 저장된 클라우드 데이터로 소팅시키고 뽑아내서 출력만 하면 된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냉장고의 속 사정을 네트워크로 간단하게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는 시스템이라면 아날로그 세상에서 디지털 세상으로 변화하는 것을 먼 머래도 아니란 것 아닐까 한다. 마찬가지로 자동차에도 컴퓨터가 있어서 네트워킹으로 다른 자동차와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속도와 거리와 이격된 간격을 제어하고 자동차의 이상 여부를 컴퓨터 모니터로 출력하며 이동 동선과 거리 거리의 각종 신호와 네트워킹을 하며 사고를 줄일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는 무인자동차 시스템과 연결되는 것을 말한다. 익히 들어 봤을 것이다. 스마트폰과 집안에 보일러를 연결하면 집에 없어도 스마트폰으로 집안의 보일러를 제어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이렇게 정보를 제어하고 정보를 추출하고 정렬해서 서로 유기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게 하는 정보 활용기술력은 네크워크를 전제로 한다. 유선에 이어 무선으로 모든 통신이 가능한 시대가 된, 앞으로 어떤 정보를 활용할 제어기술이 나올지는 10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도 없었다.

 

아주 편리해졌다. 정보를 활용해서 얻어진 이 편리함의 실체 이면에는 곧 자본력이다. 바로 여기에 편리의 역설이 숨어 있다. 이렇게 편리함은 곧 돈이란 화폐의 경제를 이끌어가고 더 많은 재화와 부를 쌓을 수 있는 동력이다. 문제는 당장 누군가는 편리함을 화폐로 지불해야만 가능하다. 수입이 없이 지불만 있는 세상이 되어 간다는 뜻이다. 점점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줄어든다. 사람이 하는 일이 줄어들고 사람이 하는 일이 사라질수록 사람의 가치는 급진 추락하게 된다. 사람에게 돈 받아내는, 그러니까 인건비가 줄어드는데 대체 지불 능력이 줄어든다면 이런 편리함을 얻을 수 있겠는가? 지불할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편리함이란 그저 그림의 떡과 다를 바 없다.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보면 기계가 움직이는 세상의 핵심에는 스카이넷이라는 인공지능의 네트워크였다. 모든 것의 편리함에 네트워킹이 된 세상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미워하게 될 때를 가정했던 영화이다. 지금도 당장 얼마 전에 랜섬웨어가 퍼지는 바람에 네트워크 망이 걸려 있는 무수한 파일 자료가 단지 확장자 하나 바꾼 거롤 해커들에게 무지막지한 돈을 요구 당하고 하다못해 그 돈을 마련할 수 없어서 서버를 폐쇄시키고 멀쩡하던 기업이 문을 닫아야 할 지경에 이르게 된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라면 우리가 추구하는 이 편리함에 대해 역설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다. 하다못해 작은 드론에 들어간 컴퓨터로 원격조종해서 폭탄이라도 설치되고 카메라라도 설치되어서 드론이 암살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시대도 멀지 않았다. SF 영화에서 나 보는 것처럼 로봇이 전투를 벌이는 장면을 우리 당대에서 겪을 가능성도 배재할 수는 없다. 이렇게 편리함의 뒤에는 어떤 불손한 목적과 이익을 위해 악용하는 사람이 없다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겠는가? 이미 알파고라는 인공지능에 인간은 바둑을 이기지 못했다. 그런데 이게 바둑에서 그치고 말 것인가? 기계가 원료를 생산하고 기계가 도구를 만들고 기계가 사고를 하고 기계가 네트워크를 정비하고 이른바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영원한 제국이 어쩌면 건설될는지도 모른다. 은하 철도 구구구에 나오는 철이가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기계의 몸을 가지고 싶어 했던 것처럼의 그 욕망은 끝이 없어 보인다. 자본을 가진 권력은 점점 사람의 개별성을 무너지게 할 것이고 힘없고 나약하고 할 가능성도 있다. 당장에 오늘 길거리에 나선 늙은 노인네들의 패지 줍기의 행렬이 인류의 미래가 처해질 노년일 수도 있다는 데자뷔를 보는 듯하다.

 

결국은 인류가 가진 집단지성의 철학이 없다면 흡사 고삐 풀링 망아지처럼 날뛰고 말 것이다. 그런데 과연 컴퓨터의 네트워킹을 제어할만한 철학자가 얼마나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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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11-22 18: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칩 형태의 컴뷰터가 상용화되면 분실과 도난이 많이 생길 거예요. 이를 대비한 백업용 컴퓨터를 여러 개 사야할 수도 있어요. 저는 USB를 잘 잊어 버려서 칩 형태의 컴퓨터를 함부로 못 들고 다니겠어요. ^^;;

yureka01 2017-11-22 18:58   좋아요 1 | URL
모니터때문에 들고 다닐 수는 없겠더군요.ㅎㅎㅎ본체만 들고 다녀서는 아무것도 못하죠.
서브용으로 쓰면 됩니다..tv로 유튜브 볼때 아주 좋고..
영화나 음악감상에도 좋죠..
물론 작업용으로는 부적당한게 스틱피시용도입니다.~~
딱 usB크기..ㅋ

표맥(漂麥) 2017-11-22 21: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순시리전자라는 저 단어가 콕! 들어오는 바람에 끝까지 읽었습니다...^^

yureka01 2017-11-23 08:03   좋아요 1 | URL
순시리 전자는 어떻게 보면 애증~이 교차하죠..

강옥 2017-11-23 12: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머리를 스캔하는 센서 !!!
문장을 생각하면 센서가 알아서 입력시키는 기계-
정말 그렇게까지 될라나요? 사이보그급인데요 ㅎ
늙어가는 육신은 인공관절 등으로 갈아끼우고, 뇌는 사이보그로 바꾸면
인간은 영생불사할 수도 있겠어요. 이런 재앙이~~~!!!

yureka01 2017-11-23 12:19   좋아요 1 | URL
영원히 늙지 않고 살겠다는 욕망이야 진시황시대 이전부터 였으니까요..

욕망은 끝이 없죠...

이미 영화는 미래의 전조처럼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이제 인공지능이 시도 쓰고,
소설도 쓰게 될 겁니다..ㅎㅎㅎㅎ

2017-11-23 13: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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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3 14: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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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4 00: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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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4 10: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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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4 11: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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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5 21: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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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6 21: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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