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보이는 높은 산이 가야산 칠불봉이다. 전날에 비가 와서인지 먼지도 사라진 탓에 유난히 더 가까워 보인다. 저기 산 아래 어디 동네 가까운 곳에 싸드(THARD) X-밴더 레이더를 설치한다고 발표되었다. 물론 지역 주민들은 반대 주장에 열을 올리며 외치는 등, 자기 지역의 입지를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지역 형세를 떠나 전국적으로는 경북에서는 과반수가 찬성을 하되, 철저히 자기 지역에 오는 것을 반대하는, 그러니까 찬성과 반대의 모순적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셈이다.

 

지역 국회의원도,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장도, 하물며 지역의 기초의원들 광역의원들까지 모두 한 정당의 절대적인 지지를 고수했던 그야말로 골수인 지역이라는 점에서 이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에 대해 그동안은 지역에서는 전혀 고민거리도 아니었다. 따라서 이런 자기모순적인 상황은 진보적 성향의 운동가들로부터 자기모순적 상황에 대해 외면받으며 진보진영에서도 지지도 받지 못하고 다른 지역은 폭탄 돌리기에서 성주로 돌려줘 버렸다는 안도를 하며 오히려 찬성의 여론이 우세한다.

결국, 같이 지지하는 "보수를 자처하는 정치세력"에게서도 외면받고, 반대의 진보진영에서도 뿌린 대로 결과라며 무시와 조롱에 가까운 멸시와 무관심으로 대하고 있는듯하다. 특히 관 주도형의 반대 운동하는 선두에 서있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외부 반대세력을 차단시켜 버렸으니 외부 반전 운동가들이 진입도 봉쇄당하고 성주는 그야말로 여론의 고립 지역이 되어 버렸다. 싸드 설치 문제는 단순히 지역적인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한반도의 전체로써 봐야 할 문제일 텐데 지역 이외의 외지인에게는 철저히 봉쇄시켜 버리는 우를 낳게 되었다는 점이다. 자체적으로는 그저 안타까움일 뿐이고 목소리를 높여도 청와대까지는 전달되지도 않을 뿐이라는 사실이다.

더구나 성주 고령 칠곡은 거의 같은 지역임을 감안해도 지명이 다르다는 이유로 성주만 고립되어 버렸다. 지형상으로도 성주나 고령, 칠곡은 거의 같은 지역이나 마찬가지다. 행정구역 상 구분으로 나눴을 뿐이지 거리도 가까운 편이고, 철저히 행정구역 상의 구분으로 인해 비슷한 거리의 지역에서조차도 여론의 환기는 전혀 없다. 마찬가지로 칠곡으로 들어온다는 소문이 있었고 칠곡 군민들의 전체가 반대 시위하더라도 성주는 철저히 무관심했다. 자기 지역(행정구역 상의)이 아니라는 이유로 전혀 관심을 보이지도 않았다. 마찬가지로 성주나 칠곡이나 거기서 거기일 텐데 성주에서는 일언반구조차 없었으니, 이 폭탄 돌리기에 성주지역으로 발표가 확정되었지만 성주와 똑 같이 칠곡은 일순간 잠잠해져 버렸고, 한때나마 경남의 양산에서는 후보지로 거론되자마자 대대적으로 반대 시위에 돌입했지만 성주로 발표되고 나니, 오히려 싸드 도입을 찬성한다는 발표로 이어지면서 손해에 대해서는 나만 아니면 된다는 극도의 이기적 발상은 웃지 못할 촌극 같은 상황이 나온다는 것이다.

 

찬성은 하지만 내 지역에서만은 절대 반대라는 웃기지도 않는 모순이 아니라, 사드 자체를 반대했어야 했다는 이야기다. 미국이라는 자기방어형 MD 체계에 사드가 도입됨으로써 우리들이 자동으로 편입이 되었고, 결국 미국이라는 나라의 방어에 우리는 전초기지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 이유라고 하는 것이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방어용이라는 것이라고 하지만, 고고도 종말 단계의 미사일 요격이라는 사드의 본래 목적과는 일견 맞지 않는다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이고 보면, 좀 더 심도 있는 정보가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군사전문가들의 다양한 정보가 제대로 알려져야 한다. 그러나 이런 과정이 생략되고 순식간에 발표되고 밀어붙이는 결과에 대해 어느 지역에서든 이해 부족이라든가 현실적인 정보의 미비가 불러일으킬 혼란에 대해서는 전혀 도외시되었기 때문이다. 갑자기 무슨 날벼락처럼 일을 이런 식으로 처리하는 것인지 무슨 속셈인지 알길도 없다.

이미 싸드가 배치되어 있는 지역, 미국령 괌이나 일본에서는 벌써 두 개 포대가 운용 중이라고 한다. 괌 기지에서는 군사지역 내에 위치하고 민가가 전혀 없는 지역이라서 제외하더라도, 일본의 사드가 배치된 지역에서는 매일 같이 반대와 철수 시위가 벌어지는 등 지역사회의 반목과 갈등이 엄연히 상존한다는 사실이다. 또한 민가 근처의 피해에 대한 제대로의 현상에 대해서도 사전에 논의된 바도 전혀 없었기에 사드가 설치되면 어떠한 현상의 피해가 발생할는지도 깜깜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보로는 싸드 레이더가 뿜어내는 전파에 대한 이론적 지식과 영향 등에 대해서 근접된 인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5.5km 이내에 항공기의 출입 규제는 전자파의 영향 접근 불가하다고 하고 3.6KM이 내에는 인가 관련자 이외에는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어야 한다고 한다.(미 육군 교범의 자료를 바탕으로 알았다.) 그렇다면 성주뿐만 아니라 어느 지역에서도 5.5KM 이내에 민가에 대한 피해는 과연 막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문제이다. 항상 전파를 쏘아 대고 이것을 가까이에서 맞아야 한다는 것이 일상생활에 있어서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에 대한 자료는 이미 다 있지만 공개되지 않는다. 항상 기밀이라는 이유로 은폐되었다. 총리는 레이더 앞에서 무해함을 직접 시연해 보이겠다는 농담 같은 소리 나 해대는 걸 보고 단순히 안심시키거나 설득시키기에는 역부족이 아닐까 한다. 차라리 전자레인지 700W를 머리 집어 놓고 10분만 돌려 보겠다고 하는 것도 해 보이겠다는 소리인가 말이다. 전자레인지의 원리가 바로 군사 레이더 전파에서 발견된 가정용으로 개발된 사례라는 것은 레이더의 위험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일 것이다.

 

사드의 배치는 단순히 북한용 대응전략이라는 것으로써 국한되지 않는다. 즉 동북아 질서에 대한 군비경쟁을 촉발할 것이고 평화적인 기반은 불안해질 것이 뻔하다. 당장에 중국은 사드가 들어 옴으로써 자기들의 앞마당을 훤히 내보이게 둘 수 없다는 입장이고 따라서 이에 대한 보복을 경고하고 있다. 대중국 외교에 대한 것이 이처럼 단 한 번에 무너지는 꼴이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중국은 우리의 대중국 수출의 3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중요한 교역국이다. 그런데 중국의 전방위적인 무역의 압박 등에서 수출의 통관들의 문제를 일일이 짚고 넘어가다 보면 그 피해 또한 우리 전체가 받을 수 밖에 없다. 강대국 사이에서 우리가 취할 스탠스는 등거리 외교적 기교가 더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한다. 이번에 사드 배치 발표에 있어서 외교부 장관은 파업처럼 보였다. 발표 시점에 백화점에 쇼핑을 했다고 한다. 일개 국가의 외무를 담당하고 있는 민감한 사항을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런데 다 알고 있었고 당장에는 반대하였다고 한다. 시간이 좀더 필요한 이유와 대놓고 반기를 들 수 없었으니 그러데 그 시간에 백화점에 있었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결국 들리는 이야기로는 외무 장관의 소심한 파업행위나 소심한 태업이였던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파의 강도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다양하다. 인간이나 동물이 일정 출력을 감당할 수준 이상일 경우는 어떤 대비책이 있을까. 뉴스에서는 온통 무해하다 하지만, 무해와 유해의 근거는 뉴스 어디에라도 없다. 언론과 방송이 어디 객관성을 담보할 근거도 없다. 그런데 일정 거리 밖에는 안전하다고만 한다. 사람들의 불신은 화를 더 키우기 마련이다. 국가는 국민은 안심시킬 최소한의 자격을 보여주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 앞에서 아연할 수밖에 없다. 이제는 성주 주민들 대부분이 절대적인 맹신의 결과에서 더한 배신감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도 성주 가야산을 노후의 거처로 생각하고 있었다. 매년 한 번씩 들렀고 적당한 곳을 물색하며 주변을 돌아다녔다. 청정하고 맑은 지역이다. 주민들 대부분이 농사를 짓거나 자영업 등으로 생계를 꾸려 나간다. 비록 상당히 보수적이고 정보와 지식에 어둡고 변화에 아주 둔감한 곳이라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맑은 지역이라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부여하고 싶었다. 가야산을 위시한 주변에 해인사도 있고 풍광이 너무나도 훌륭한 고장이다 보니 주변에 예술가들이 제법 모여 자신의 창작활동의 근거지로 삼고 있는 예향이기도 하다. 이는 가야산이라고 하는 거대한 산의 높이만큼이나 국립공원이라는 산의 자격에서 위세와 품격 그리고 풍모에서 나오는 대지의 혼을 예술로 이식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곳에서 가까운 곳이 전자파에 시달려야 한다고 생각하니 훗날의 희망이 좌절된 마냥 현재의 절망감부터 흘러나온다. 사진은 그저 멀직히 떨어져 있는 곳에서 찍었으나 이처럼 가까이 보이는 느낌에서 앞으로의 레이다가 설치된 성주라고 생각하니 만감이 교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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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6-07-18 18: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yureka01 2016-07-18 21:22   좋아요 1 | URL
경북지역 어디에 들어와도 이런 현상은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더 가슴 아픕니다....

2016-07-18 1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18 2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억의집 2016-07-18 19: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 나라 사람들은 미국이 태평양을 어떻게 망가뜨렸는지 알아야 된다고 봅니다. 미국이 얼마나 저 지역을 망가뜨릴지 안 봐도 뻔하지요. 가야산에 노후를 생각하셨다가 이게 왠 날벼락이신지.

yureka01 2016-07-18 21:27   좋아요 1 | URL
아 그 깨끗한 지역에 폭탄맞은 기분입니다...

2016-07-18 2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19 0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19 08: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19 09: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19 19: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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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9 23: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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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0 07: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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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0 10: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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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0 15: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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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0 17: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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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0 17: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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