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가슴 벅차게 사시는 할머니다.
예순다섯의 나이.
아니 젊은 사람도 국토종단이 어려운 마당에,
아니 그것도 백두대간을 타고 대각선으로 국토 종단이라니,
믿을 수가 없었다.
나도 산 탈 때는 하루에 25킬로씩 걸었던 적도 있는데,
이런 산길을 타고 종단?
말도 안 되지만 할머니는 두 발로 말하고 있다.
게다가 젊은 나이의 청년도 휘둘리는 산길인데?
걸어 본 사람은 안다.
그 끓어오르는 가슴에서 터져 나오는 울음보가 무엇인지…….
해보지 않고서 우리는 너무 많은 말을 한다.
침묵으로 온종일 걷다 보면
도드라지는 것은 결국 자신의 인생길에서
마주하는 시간.
어느 해인가 일 년에 그의 900킬로를 걷고 나서
나는 넓적다리관절에 물이 차오르는 고통을 겪었다.
글쎄, 이에 비하면 난 쨈도 아니구나.
놀란 가슴 진정하고 장바구니에 넣었다.
아 가슴 벌렁벌렁…. ㅠ
할머님들이 기분 내킬 때 자주 노래한다.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라고 한다마는,
사랑이 뭔지 말로서가 아니라 발로써 보여주는 멋쟁이 할머니다.
어느 할머니는 퇴임사를 발로 쓴다지만, 흐흐흐
말이야 방귀야?
사랑이라도 하시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