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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로 가는 길
박재완 지음 / 연암서가 / 2016년 5월
평점 :

새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영역을 옮기는 것이라고 했다.
한 번도 지나친 적이 없는 허공의 길을 내고
다시는 되돌아가지 않는 영역을 구축하는
그들의 무소유는 하늘의 크기를 닮았다.
세상에도 기적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기적이 없는 세상에서 기적을 바라는 꿈'<각주1>을 꾸다가
홀연히 이 생의 영역에서
저세상의 미지의 영역으로 꿈을
옮기는 거라 했다.
잔잔한 물결이 그들만이 그려내는
지적도와도 같고
일렁이는 바람에 영원을 담은 곡선의 흐름은
새들의 날개에서 떨어진 깃털에 뭍은 그림자로
천국으로 인도하는 초서체 문자를 쓴다.
생명이 가끔은 지난한 우울이 판을 치고
오늘이 어제와 한판의 지루한 힘 겨루어 번번이 깨지더라도
우리는 다만 새들이 옮겨 다니는
저 영역 속으로 상상만 해도 썩 나쁘지는 않겠더라.
나는 새가 울어 대는 바람 담긴 소리를
따라가고 있다.

"각주 1 : 산사로 가는 길, 박재완,연암서가, 201605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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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꼭 구구절절 장황한 느낌으로 나열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그것이 정석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리뷰는 글 몇 줄로도, 혹은 사진 몇 장으로도 할 수 있습니다. 정해진 법률도 없는데 자기 꼴리는데로 주물럭이랍시고 꾸워 먹고 응용이라도 해볼 요량이다. 이상하게도 뭐든 "반드시라든가 또는 꼭 이런 스타일로 해야 한다"라는 조건이 걸리면 반항하고 싶어지더라.
리뷰 짧다고 테클 걸 일도 전혀 아닐 것입니다. 리뷰의 형식은 자유로울수록 편안하게 불 수 있으면 그만이란 생각합니다.이 책 꼭 제스타일의 문장이라서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