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남과 동시에 부여된 수감 번호는

죽어서 고기가 되고 나서 추적 번호가 된다.


소의 주민등록번호이자,

신분에 대한 생의 바코드이다.


그리고 우리들의 번호 또한 재적등본에

기록으로 남길뿐이겠지.


네 눈이 아무리 슬퍼 보여도

눈물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내 지갑에 가진 주민등록번호를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눈물은 말라버리게 되지.


여기는 모든 생존에 대한 거대한

파놉티콘이었거든.


넌 죽어서 잡혀 먹고

난 살아서 잡혀 오염된 지폐 감옥에 있거든.


다 비슷하니 너무 억울해하지는 마.

다만 우리 절친하게 또한,

무심히 서로를 처연하게

바라 보고 있으면 그만일 테야. 그렇지?

짜슥, 우리 그저 이 한세상 쫄지나 말고 눈이나 껌뻑이자,

그것도 오토 매틱으로!


그런데, 피조적인 족쇄에 오들오들 떨리는 것이

너나 나나 어쩔 수가 없지만

오래지 않아 언젠가는 다 해방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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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11-10 11: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에 본 식객이란 영화가 생각나네요. 거기서 도살장으로 끌려간 소가 눈물을 뚝뚝 흘리잖아요. 그 영화 보면 다시는 소고기 못 먹을 것 같은데 먹고 있으니...그런데 조금 줄여 먹을 필요는 있는 것 같아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야 하잖아요.

yureka01 2015-11-10 12:10   좋아요 0 | URL
과도한 육식의 단점이 장점을 압도하는 시대죠.혀의 감각에 놀아나는 지금의 자신은 소에게 어떤 빌미의 미안함이 소용도 없겟다 싶어요. 소의 처지나 나의 처지나 비슷한것도 보이더군요.

yureka01 2015-11-10 1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참고로, 우리나라 한우는 예전엔 집안에 가장 큰 노동력을 제공하는 일꾼이자 가족이었지만 지금은 단순히 고기로 사육되죠.
태어나고 몇달만에 어미에게 분리되고, 평생을 사료만 먹고 갗혀 지냅니다. 그리고 일정 무게가 나가면 바로 도축장으로 가죠.
숫소는 거세를 당하고..암소는 사랑다운 사랑 한번 못하고 인공수정되고 송아지를 죽을때까지 뽑아내는 역할을 하고요.물론 이 역할이 끝나면 역시 도축장으로...

우리나라 소들은 평생을 초원 구경을 단 한번도 못해봤죠. 자유가 자본에 의해 거세되어 버렸으니까요.

일전에 유튜브에서 본 영상중에 영국의 소가 오래 갗혀 있다가 초원으로 내보내자 풀쩍풀쩍 좋아서 뛰고 커다란 눈에서 기쁨의 눈물을 하염없이 흐르더군요.

소의 고기맛보다 소의 포화지방산의 기름 덩어리 맛에 자본은 마블링이라는 등급을 매기고
오늘도 혈관이 막히더라도 세치혀의 논리에 우리는 매몰되어 가는 것은 아닐까 싶었어요.

어쩌면, 오늘도 자본의 공식에 철저히 대입된 자신을 보게 됩니다...이젠 직장이 소 우리같아요....타성에 젖어 버렸고..매끼니 마다 주는 월급이라는 여물에 하루가 흐르나 봐요...

마침 오늘이 봉급날이었더군요..여물 한 바구니 받았지만 계좌에 돈은 이리지리 정거장처럼 빠져 나가 버리는 공허가 소와 같이 밀려 듭니다...아놔~~~~~~~~~~~~ㄷㄷㄷㄷ

stella.K 2015-11-10 13:47   좋아요 1 | URL
아, 유레카님...슬퍼요. 여물 한바구니...ㅠㅠㅠㅠㅠㅠㅋ

yureka01 2015-11-10 19:18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월급이 어디로 다 가버렸어요..ㄷㄷㄷㄷ

hnine 2015-11-10 15: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전 고기 안먹는단말입니다 ㅠㅠ

yureka님 찍으신 사진인가요? 아, 전달력 짱!입니다. 물론 글도 좋고요.

yureka01 2015-11-10 19:17   좋아요 0 | URL
다음 생에 혹시라도 소로 태어난다 하더라도 전 아무런 원망을 못하게 될 것입니다.ㅎㅎㅎ

네..직접 찍은 사진.다른분 사진 함부로 퍼오면 벌받잖아요..
감사합니다.

몬스터 2015-11-10 18: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갈팡질팡 하고 있습니다. 도축장이 슈퍼마켓처럼 눈에 뛰는 장소에 있다면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죄책감 없이 육식을 편히 할 수 있을까요? 마음이 무겁네요.

yureka01 2015-11-10 19:18   좋아요 0 | URL
자본주의 시대에 축산이란 과정을 알면 차마 고기는 못먹게 되는 효과는 있죠.
시장에서 유통되는 고기는 그저 붉은 색의 음식처럼 보이게 되는 결과니까요..직접 보면 진짜 못먹습니다..ㄷ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