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남과 동시에 부여된 수감 번호는
죽어서 고기가 되고 나서 추적 번호가 된다.
소의 주민등록번호이자,
신분에 대한 생의 바코드이다.
그리고 우리들의 번호 또한 재적등본에
기록으로 남길뿐이겠지.
네 눈이 아무리 슬퍼 보여도
눈물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내 지갑에 가진 주민등록번호를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눈물은 말라버리게 되지.
여기는 모든 생존에 대한 거대한
파놉티콘이었거든.
넌 죽어서 잡혀 먹고
난 살아서 잡혀 오염된 지폐 감옥에 있거든.
다 비슷하니 너무 억울해하지는 마.
다만 우리 절친하게 또한,
무심히 서로를 처연하게
바라 보고 있으면 그만일 테야. 그렇지?
짜슥, 우리 그저 이 한세상 쫄지나 말고 눈이나 껌뻑이자,
그것도 오토 매틱으로!
그런데, 피조적인 족쇄에 오들오들 떨리는 것이
너나 나나 어쩔 수가 없지만
오래지 않아 언젠가는 다 해방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