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책을 고르는 대부분의 방법은 저자가 글과 사진을 동시에 담은 책. 글 따로 사진 따로. 따로 국밥 같은 책은 사진작가와 과 글 작가가 따로 놀면 간혹 엇박자가 보이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사진과 글이 있는 책은 저자가 동일인일 것.
한 편의 시같은 여행이라는 것이 사진도 시도 서로 닮은 꼴 여행처럼 닮았을지 않을까라는 추측을 유발하게 된다. 책 표지가 참 이쁘다.
나도 여행이 사진과 시처럼 닮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여행 가고 싶다. 카메라 걸쳐 매고 어디론가 발길 닿는 대로 훌쩍.!~
하여간 사진 찍는 분이나 글을 쓰는 분들이 감성의 제조기 공장 같다. "멀리 있지만 늘 함께였고 함께였지만 늘 그리운 것"이라는 표지 문구에서 길을 잃은 당신이 너무나도 작게 작게 사람의 모습으로 하고 있다. 길을 찾지 못하는. 그래서 여기가 어디인지를 모르는 나는 그래도 길 잃은 "나"이 듯이 당신도 그랬으리라는 느낌이 돋는다. 표지 사진이 딱 내 스타일이다.
길을 잃은 존재는 항상 오늘도 길을 찾고자 길을 떠나야 한다.
80을 넘긴 할머니의 사진이 궁금했다. 과연 어떤 사진을 찍고 보았을 것인지. 사진은 나이와 더불어서 갈 때 사진에는 늙음이 익음으로 발전되는 놀라운 미학이 담겼을 것만 같았다.
할머니에게 카메라를 선물한 손녀의 안목은 할머니의 삶에 눈을 뜨게 했던 건지도 모른다.
어쩌면 말이다. 할머니의 삶 속에 늘 그리웠던 시 한 줄 글 한 줄의 문장이 내재되었을 테고 결국 카메라가 그 내재된 시의 문장을 발현시켜냈던 모티브.. 그러니까 동기 부여가 된 것은 아닐까.
이처럼 사진을 담는 도구인 카메라는 숨어 있는 인생의 익음을 보여주는 힘을 가졌다. 물론 내가 사진을 찍는 이유와도 별 다른 것도 아니겠지만 말이다. 외할머니의 파이팅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