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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기욤 뮈소 지음, 김남주 옮김 / 밝은세상 / 2008년 10월
평점 :
프랑스 작가인 기욤 뮈소가 미국의 심장이라고 뉴욕을 배경으로 이렇게 아름답고도 슬픈 사랑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언제나 그렇지만 그의 소설은 바로 영화를 만들어도 될 만큼, 카메라가 인물, 배경 하나하나를 따라가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러한 그만의 독특한 묘사법과 또한 간결한 구어체가 우리들 독자들이 그의 다음 저서를 기다리게 되는 근원이 아닌가 한다.
이 책은 성공을 꿈꾸는 23살의 청년, 에단이 약혼녀, 친구도 모두 버리고, 뉴욕에 정착하여, 정신과의사로 성공을 하는 것에서 시작하고 있다. 성공을 했지만, 마음 속의 공허함을 이기지 못하고는 술과 마약 등에 빠져 피폐한 삶을 이어간다. 정말 현대인의 삶의 한 단면을 보여 주는 듯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진료실에 찾아온 제시, 그녀가 권총으로 자살을 하게 되고, 이를 계기로 에단은 그가 여태 이룩한 모든 것을 잃게 되며,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갔다가, 운명을 믿는 커터스에 의해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했던 셀런의 결혼식에 가서 그녀를 대면하지만, 그녀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기 위해 또다시 그녀를 떠난다. 그 후 도박빚에 의해 린치를 당한 그는 카르마를 믿는 시노 미츠기 박사에 의해 손가락 접합수술을 받게 된다.하지만 그는 누구인지 모를 사내에 의해 세발의 권총에 의해 죽는다. 여기까지 읽고는 너무나 허무했다. 주인공이 모두 죽어 버렸으니 말이다.
그런데, 에단은 다음날 아침, 아니 정확히 말하면, 오늘 다시 한번 자명종 소리에 일어나고, 자신이 죽었던 일을 꿈이라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자신의 딸 제시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지만, 이번엔 자동차에 치여서 결국 죽게 되며, 자신을 또 다시 권총에 의해 죽는 것으로 결말을 맺게 되는 또 다시 주어진 하루였다.
이젠 정말 다시 하루가 주어진다면 모든 것을 되돌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운명을 믿는 커터스에게 새로운 하루를 만들 것임을 예기하며, 결국 딸 제시를 구하고, 제시는 그의 운명적인 사랑 셀런을 데려온다. 하지만 정작 주인공 에단은 자신의 죽음을 막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의 심장은 셀런의 심장에 이식되어져 영원히 함께 하게 된다. 주인공이 죽었음에 아쉬워 하는 독자들에게 에단이 남긴 새로운 생명을 책의 마지막에 독자들에게 돌려 준다.
정말 첫 장을 열고 읽기 시작해서 도저히 책을 덮을 수 없어서, 그냥 새벽까지 끝까지 읽게 만드는 이 책의 매력은 이렇듯,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여 결국 진정한 사랑으로 돌아오는 에단의 모습이 아닌가 한다. 이 책은 단순한 사랑 예기라기 보다는 저자가 예기하듯이, 죽음, 인간존재의 연약함, 우연과 운면, 흐르는 시간, 회한과 후회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또한 어떻게 프랑스인 기욤 뮈소가 동양적인 사상의 윤회라던가 사후 세계를 이렇게 소설에 녹여내는 데에는 찬사를 더하지 않을 수 없다.
진정한 사랑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면, 난 이 책의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이라는 말을 한 번 더 생각해 보라고 하고 싶다. 진정 우리는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와 있는 것인지? 지금이 그 시점인지 말이다. 이 책은 이런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에단이라는 주인공의 삶을 통해 세 차례에 걸쳐 보여주며, 그가 지난 과거에 행한 일련의 일들을 바로잡고,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떠나는 것을 우리들에게 보여 주고 있지 않은가? 실제로 우리에게 새로운 하루가 주어지지는 않겠지만, 지금 이 순간을 나에게 새롭게 주어진 하루라고 생각하고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삶에서 어긋났던, 사랑과 운명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을 권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