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플러스 원 - 가족이라는 기적
조조 모예스 지음, 오정아 옮김 / 살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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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 페이지가 넘는 상당히 두툼한 이 한권의 책을 내려놓지 못하고 마지막 장에 이르기까지 붙잡고 읽고 또 읽었다. 추리소설도 아닌데 말이다. 이 책의 저자인 조조 모예스 작가는 전작 <미 비포 유>라는 책에서 부터 상당히 유명해진 작가였다. 많은 인터넷서점에서 전작을 만났지만 아직 그 책을 읽지 못한채 그녀의 다음 책인 이 책을 읽었다. 손에서 놓지 못할 정도로 매력있는 한 가족의 이야기. 그래서 <미 비포 유>라는 그녀의 책도 궁금해 졌다.

 

누구에게나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 가족일 것이다. 하지만 요즘 세대는 말로만 소중하다고만 말할뿐이지 마음으로만 소중하다고 생각할뿐이지, 진정으로 가족과 가까운 관계를 가진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된다. 다른 사람보다 더 멀어진 관계가 된 가족이라는 이름에 그 누구보다 사랑하고 아끼고 상처를 보듬어 줄 사람인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소설이었다. 다 읽고 나면, 아니, 중간 중간 울컥울컥 하는 부분들이 있고, 마음이 따뜻해진다.

 

낮에는 청소부로, 밤에는 바텐더로 일하는 제스. 그녀에게는 두 아이가 있다. 남편인 마티와의 사이에 태어난 딸 탠지와 남편의 다른 여자의 아이인 아들 니키. 친엄마, 아버지에게서도 외면한 니키를 제스는 자신의 아이인양 따뜻하게 보듬는다. 그리고 한명 더 있다. 침을 질질 흘리고 딸 탠지 옆에 항상 붙어 있는 덩치 큰 개 노먼. 이 가족은 가난하고 불행한 일만 일어나면서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그래도 행복했다. 서로가 있었기에. 남편 마티는 집을 떠난지 한참 된 일이다.

 

수학에 천재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는 탠지는 그 유명한 세인트 앤 학교에 장학생으로 가게 될 것을 건의 받지만 90%의 높은 장학금을 준다는 제의에도 제스에게 자신의 딸아이 탠지를 보내는 것은 무리였다. 하지만 수학 올림피아드에 참가해 1등을 하게 되면 높은 상금을 준다는 탠지 선생님의 정보에 제스는 참가하기로 결심하고 스코틀랜드로 떠나기로 한다. 아이들과 노먼을 데리고. 이들 가족에게 누군가 불쑥 들어오는데, 33세의 에드. 그는 유능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는 중에 이들 가족과 짧지만 길고 긴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진정 가족은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였던가? 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드는 소설이었던 것 같다. 다른 누군가로부터 받은 상처를 보듬어 주고, 감싸주는 사람. 오직 내 편인 한사람. 가끔은 차가운 말을 던져도 그 안에는 다른 의도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하루하루를 근근히 살아가는 제스 가족에게서는 서로를 위한 마음이 넘쳐나서 읽는 내내 너무도 따뜻했다. 그래서 이 책을 놓고 싶지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가족이라는 단어는 기적이 아닐까?

 

 

 

제스의 할머니는 행복한 삶의 열쇠가 건망증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 물론 그건 할머니가 치매에 걸려 당신이 사는 것을 자꾸 잊어버리기 전에 한 말이지만, 제스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다. 제스는 그 돈에 관해 잊어야 했다. 자기가 한 짓을 너무 깊이 생각하다가는 니콜스 씨와 한 차에 타고 있는 걸 견디지 못할 것이다. 마티는 제스에게 세계 최악의 포커페이스를 가졌다고 말하곤 했다. 잔잔한 호수에 비친 물체처럼 감정이 표정에 다 드러난다고. (p.164)

 

엄마가 아이를 꼭 안아주지 않으면, 네가 바로 인생 최고의 선물이라는 말을 해주지 않으면, 심지어 집에 있다는 사실 조차 눈치채지 못하면, 아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제스는 잘 알았다. 마음속의 작은 부분이 단단히 봉인된다. 엄마가 필요하지 않게 된다. 누구도 필요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그러고 있다는 걸 알지도 못한 채 기다린다. 누군가 가까이 다가왔다가 자신에게서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을 발견하게 되기를, 처음에는 보지 못한 뭔가를 발견하고 점점 차갑게 변해가다 그들 역시 사라져버리기를. 바다 안개처럼.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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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 모예스 지음, 오정아 옮김 / 살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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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 페이지가 넘는 상당히 두툼한 이 한권의 책을 내려놓지 못하고 마지막 장에 이르기까지 붙잡고 읽고 또 읽었다. 추리소설도 아닌데 말이다. 이 책의 저자인 조조 모예스 작가는 전작 <미 비포 유>라는 책에서 부터 상당히 유명해진 작가였다. 많은 인터넷서점에서 전작을 만났지만 아직 그 책을 읽지 못한채 그녀의 다음 책인 이 책을 읽었다. 손에서 놓지 못할 정도로 매력있는 한 가족의 이야기. 그래서 <미 비포 유>라는 그녀의 책도 궁금해 졌다.

 

누구에게나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 가족일 것이다. 하지만 요즘 세대는 말로만 소중하다고만 말할뿐이지 마음으로만 소중하다고 생각할뿐이지, 진정으로 가족과 가까운 관계를 가진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된다. 다른 사람보다 더 멀어진 관계가 된 가족이라는 이름에 그 누구보다 사랑하고 아끼고 상처를 보듬어 줄 사람인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소설이었다. 다 읽고 나면, 아니, 중간 중간 울컥울컥 하는 부분들이 있고, 마음이 따뜻해진다.

 

낮에는 청소부로, 밤에는 바텐더로 일하는 제스. 그녀에게는 두 아이가 있다. 남편인 마티와의 사이에 태어난 딸 탠지와 남편의 다른 여자의 아이인 아들 니키. 친엄마, 아버지에게서도 외면한 니키를 제스는 자신의 아이인양 따뜻하게 보듬는다. 그리고 한명 더 있다. 침을 질질 흘리고 딸 탠지 옆에 항상 붙어 있는 덩치 큰 개 노먼. 이 가족은 가난하고 불행한 일만 일어나면서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그래도 행복했다. 서로가 있었기에. 남편 마티는 집을 떠난지 한참 된 일이다.

 

수학에 천재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는 탠지는 그 유명한 세인트 앤 학교에 장학생으로 가게 될 것을 건의 받지만 90%의 높은 장학금을 준다는 제의에도 제스에게 자신의 딸아이 탠지를 보내는 것은 무리였다. 하지만 수학 올림피아드에 참가해 1등을 하게 되면 높은 상금을 준다는 탠지 선생님의 정보에 제스는 참가하기로 결심하고 스코틀랜드로 떠나기로 한다. 아이들과 노먼을 데리고. 이들 가족에게 누군가 불쑥 들어오는데, 33세의 에드. 그는 유능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는 중에 이들 가족과 짧지만 길고 긴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진정 가족은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였던가? 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드는 소설이었던 것 같다. 다른 누군가로부터 받은 상처를 보듬어 주고, 감싸주는 사람. 오직 내 편인 한사람. 가끔은 차가운 말을 던져도 그 안에는 다른 의도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하루하루를 근근히 살아가는 제스 가족에게서는 서로를 위한 마음이 넘쳐나서 읽는 내내 너무도 따뜻했다. 그래서 이 책을 놓고 싶지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가족이라는 단어는 기적이 아닐까?

 

 

 

제스의 할머니는 행복한 삶의 열쇠가 건망증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 물론 그건 할머니가 치매에 걸려 당신이 사는 것을 자꾸 잊어버리기 전에 한 말이지만, 제스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다. 제스는 그 돈에 관해 잊어야 했다. 자기가 한 짓을 너무 깊이 생각하다가는 니콜스 씨와 한 차에 타고 있는 걸 견디지 못할 것이다. 마티는 제스에게 세계 최악의 포커페이스를 가졌다고 말하곤 했다. 잔잔한 호수에 비친 물체처럼 감정이 표정에 다 드러난다고. (p.164)

 

엄마가 아이를 꼭 안아주지 않으면, 네가 바로 인생 최고의 선물이라는 말을 해주지 않으면, 심지어 집에 있다는 사실 조차 눈치채지 못하면, 아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제스는 잘 알았다. 마음속의 작은 부분이 단단히 봉인된다. 엄마가 필요하지 않게 된다. 누구도 필요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그러고 있다는 걸 알지도 못한 채 기다린다. 누군가 가까이 다가왔다가 자신에게서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을 발견하게 되기를, 처음에는 보지 못한 뭔가를 발견하고 점점 차갑게 변해가다 그들 역시 사라져버리기를. 바다 안개처럼.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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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 모예스 지음, 오정아 옮김 / 살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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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희비가 교차하는 책이었어요. 눈물찔끔. 행복해서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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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반니님의 "[원자, 인간을 완성하다] 서평단 모집"


 

[서평 이벤트]

 

1. 모집 기간: 12월 2일(화) ~ 7일(일)

당첨자 발표 : 12월 8일(월)

서평단에 선정되신 분은 12월 11일(목)까지 개인정보를 비밀 댓글로 적어주세요!

12월 11일(목)까지 확인이 되지 않으면 선정이 자동 취소됩니다.

서평 기간 : 12월 12일(금)~21일(일)

 

2. 인원: 5명 (최종 응모자 수에 따라, 추첨 인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3. 참여 방법

- 응모 방법: 이 책을 읽고 싶은 이유와 스크랩 주소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 서평 방법 : 서평 기간 동안 알라딘 계정으로 서평을 작성 후,

<원자, 인간을 완성하다> 서평단 발표 포스팅에 알라딘 개인 블로그 및 그 외 블로그나

외부 채널에 남기신 서평 링크를 댓글로 달아주셔야 완료됩니다.

 

 

우리 모두는 원자다

 

산소와 수소, 철에서 나트륨, 질소, 칼슘에 이르기까지

우리 안의 위대한 원자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우주와 인간의 아름다운 순환의 고리를 우아하게 펼쳐놓는다!

 

 

이 세상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만나는 여행서

우리는 인간의 존재를 철학 혹은 신학적 관점에서 영혼을 가진 육체로 해석한다. 하지만 양자물리학에서 볼 때 세상 모든 만물의 본질은 원자이고, 공기가 응축된 경이롭고 복잡한 덩어리인 인간 또한 원자로 구성된 물질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원자가 우리 인생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별종 과학자’ 커트 스테이저는 이 책에서 산소와 수소, 철, 탄소에서 나트륨, 질소, 칼슘, 인에 이르는 8가지 원자를 통해 인간의 존재를 해석한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우리 몸의 산소 원자를 따라가다 보면 불과 물을 지나 어느새 다시 우리 손톱에 다다를 것이고, 머리카락 속으로 파고 들어온 수소 원자는 살고 있는 곳의 습도를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당신이 어젯밤에 무슨 술을 마셨는지에 대해서는 수소 원자가 야비하게 폭로해버릴 수도 있다고. 또한 우리가 지금 내뱉는 숨 속의 탄소 원자는 머지않아 북한산에 자리한 어떤 나무의 줄기가 되고, 갖가지 슬픔으로 흘린 눈물 속 나트륨은 오래전에 사라진 대양과 우리를 연결해 줄 수도 있을 거라고.

 

이렇듯 우주와 인간의 아름다운 순환 고리를 시종일관 우아하게 펼쳐놓고 있는 저자는, 인간과 원자의 관계를 통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지구의 미래까지도 독자와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음식과 호흡하는 공기, 우리가 배출하는 쓰레기가 주변의 생태계와 어떻게 연결되고 순환하는지를 원자적 관점에서 바라봄으로써, 과학이 인간의 삶과 얼마나 밀접하게 결합돼 있는지, 우리가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해변에서 하루 놀자고 모래의 성분을 일일이 분석할 필요가 없는 것처럼, 원자의 존재를 감지하겠다고 원자 하나하나를 일일이 눈으로 봐야 할 필요는 없다. 원자 알갱이에 대한 세밀한 분석은 명망 있는 과학자들에게 맡기고, 우리는 그들이 밝힌 정보를 이용해서 삶을 더 잘 이해하면 그뿐이다.”(343p)라는 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 저자는 이 책에서 인간이 원자로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을 전달하려는 것은 아니다. 우주의 탄생과 동시에 만들어진 수소 원자에서 시작해 수많은 별들의 희생으로 얻어진 무기 원자들, 지구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화석에서 유래한 원자들, 무한정 샘솟을 것 같은 이 원자들이 문명과 기술의 발달로 고갈될 수 있고, 우리가 몸담고 있는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도 있음을 경고한다.

 

▼ 인간은 별의 먼지다

 

나의 사진 앞에서 울지 마요 나는 그곳에 없어요

나는 잠들어 있지 않아요 제발 날 위해 울지 말아요

나는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가을에 곡식들을 비추는 따사로운 빛이 될게요

겨울엔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눈이 될게요

아침엔 종달새 되어 잠든 당신을 깨워줄게요

밤에는 어둠 속에 별 되어 당신을 지켜줄게요

 

이 노랫말을 기억하는가. 세월호 사건 당시 팝페라 테너 임형주의 노래로 주목받은 <천개의 바람이 되어A Thousand Winds>(곡-아라이 만)의 일부다. 이 노랫말은 지난 1989년 IRA의 폭탄 테러로 24살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던 영국군 병사 스테판 커밍스가 남긴 글 속에 있었던 것으로, 그의 아버지가 영국 BBC에 출연해 낭독함으로써 전 세계에 알려졌다.

또 <성경>의 “그 속에서 네가 취함을 입었음이라,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창세기 3장 19절)”라는 글과, 이를 인용한 영국국교회 장례식 진혼시 “흙은 흙으로, 재는 재로, 먼지는 먼지로.”를 떠올려보자.

철학적이고 신학적 관점으로도 보이지만, 이 노랫말이나 성경 글귀, 진혼시에는 커트 스테이저가 이 책에서 말하는 원자의 모든 논리가 담겨 있다. 저자가 펼쳐 보이는 원자들의 매혹적인 순환의 고리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모두 원자로 이루어졌을 뿐 아니라, 우리가 바로 원자임을 이해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육체 소멸의 과정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생물학적 죽음이 원자적 세계에서는 어떻게 해석되는지, 종교에서 말하는 사후세계를 원자적 관점에서 보면 어떠한지, 명확한 과학적 근거와 사실에 입각해서 풀어냄으로써 우리 자신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우주 어딘가에 언제나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도 보여준다. 우리는 모두 수십억 년 전 죽은 별들의 먼지이고, 언젠가는 다시 원자로 돌아가 심연의 우주를 함께 떠돌아야 할 운명인 것이다.

과학적이면서, 문학적인 그리고 신학적이기도 한 이 책은 우리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무엇으로 구성되었으며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 설명한, 아주 ‘특별한’ 책이다.

 

▼ 아인슈타인에게 바치는 오마주

저자는 이 책을 쓰는 과정에서 아인슈타인과 자신의 공통점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우리 인간을 완성한 원자’뿐 아니라 뉴욕 주 북부의 애디론댁 산을 잘 알고 사랑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지금도 저자는 아인슈타인이 노년을 보낸 애디론댁 산의 저택으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 폴스미스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아인슈타인은 책상에 앉아 있거나 칠판 앞에서 설명하는 등 몇 가지 사진 이미지로 각인돼 있지만, 이 책에서 그의 다른 모습과 에피소드를 만날 수 있다. 애디론댁 산과 호숫가를 배경으로 보트를 타거나 포즈를 취하는 사진을 만나기도 하고, 그가 살았던 저택을 둘러봄으로써 그의 마지막 흔적을 살펴본다.

그런 면에서 책의 앞쪽에 놓인, ‘우리 모두의 안에 있는 알베르트에게’라는 이 책의 헌사는 예사롭지 않다. 어쩌면 이 책은 우리 자신과 우주를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어놓은 과학자이자 ‘결정적으로 인류를 원자의 세계로 안내한 과학자’ 아인슈타인에게 바치는 저자의 오마주다.

 

 

지은이와 옮긴이

 

지은이 커트 스테이저

1956년 펜실베이니아 주 랭커스터에서 태어나 뉴햄프셔 주의 맨체스터에서 젊은 시절을 보냈다. 보든대학과 듀크대학교에서 공부했으며, 동 대학에서 생물학과 지질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7년부터 뉴욕 주 북부 애디론댁 산맥에 위치한 폴스미스대학에서 자연과학을 가르치고 있다. <사이언스>, <내셔널지오그래픽>과 같은 유수의 저널과 패스트컴퍼니Fast Company 사에서 발행하는 <패스트컴퍼니>에도 글을 기고하고 있다.

벤조와 기타 연주뿐 아니라 산악 스키도 즐기며, 노스컨트리 퍼블릭 라디오North Country Public Radio의 과학 프로그램 ‘내추럴 셀렉션스Natural Selections’의 공동 진행자이기도 하다. 메인주립대학교 기후변화 연구소의 협동연구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 책 《원자, 인간을 구성하다》 외에도 《머나먼 미래Deep Future》, 《북쪽 숲 관찰 일기Field Notes from the Northern Forest》, 《미래의 지구Our Future Earth》 등, 자연과 지구의 미래를 깊이 있게 조망한 저작을 선보인 바 있다.

 

홈페이지 http://www.curtstager.com

블로그 http://www.savethecarbon.blogspot.com

 

옮긴이 김학영

번역한 책 한 권이 누군가에게는 가치 있는 생각 거리를 던져주고 또 누군가의 지친 삶에 작은 기쁨이 되어주길 바라는 행복한 문화전달자. 과학책을 우리말로 옮기면서 가장 큰 희열과 보람을 느낀다. 옮긴 책으로는 《찰스 다윈 서간집 기원》, 《찰스 다윈 서간집 진화》, 《편집된 과학의 역사》, 《의도적 눈감기》, 《나, 소시오패스』, 《크리에이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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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우의 집
권여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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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악산에 위치한 삼악동을 사람들은 삼벌레고개라 부른다. 이 삼악동은 흡사 한 나라와 같다고 말할수 있겠다. 아랫동네 사람들은 집도 번듯하고 식모를 부리며 여유롭게 살아가고 있고 힘든 시절을 상징하는 '보릿고개'의 단어를 기피하듯이 누군가 그들의 동네 이름을 '삼벌레고개'라고 부르는 것을 싫어하였다. 그와 반대로 윗동네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들은 아랫동네에 식모로 가 일하기도 하고, 몸이나 정신이 어딘가 성치 못한 사람들이거나, 백수인 사람들이 사는 곳이었다. 그 중턱에 사는 사람들은 양쪽다를 어우르며 섞여 있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 이 삼악동, 삼벌레고개에는 그렇게 가난한 사람, 잘사는 사람, 그 중간들인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었다.

 

책의 초점은 이 세공간 중 중턱에 위치한 우물집에 맞춰져 있다. 우물집의 주인인 순분네는 이날 자신의 우물집 빈방에 세들어올 가족(앞으로 순분네는 이 가족을 새댁네라고 부른다)에게서 받은 돈을 촵촵 세고 있는 중이다. 새댁네 둘째 딸 원과 순분네 둘째 아들 은철은 이날 부터 7살 동갑내기 친구로 어울리게 된다. 비밀을 좋아하는 원은 은철에게 우리는 스파이가 되어야 한다며 동네 사람들의 이름을 밝히자고 속삭인다. 두 아이들은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씩 알아내면서 우물옆에서 벽돌을 갈아 독약을 준비해 그들중 미워하는 사람의 이름을 저주한다.

 

아이들의 스파이 놀이와 어른들의 세계에서 어울리는 그들의 동심은 책의 분위기를 밝게 만들고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하지만 어쩌면 누군가를 미워하고 저주하는 일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다는 것을 그 작은 아이들도 알아가면서 책의 밝고 환했던 이야기는 조금씩 먹구름이 깔리게 된다. 은철은 사고로 절름발이가 되고, 새댁의 남편은 간첩으로 수갑을 차고 잡혀들어가 모진 고문을 받고 끝내야 시체로 돌아오게 된다.

 

늦은 밤, 이 책의 마지막장을 넘기고,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며 이 책의 내용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을때, 마음에 떠올랐던 장면이 있었다. 원이 순분네가 해주는 볶음밥을 먹으며 우는 장면이었다. 새댁의 남편이 시체로 돌아오고 난 후 새댁은 정신을 놓아버렸다. 원은 항상 함께하는 인형인 희를 빼고는 그 누구와도 얘기하지 않는다. 안쓰러웠던 순분네는 새댁이 자주해주었던 계란볶음밥을 원과 은철에게 해주는 장면. 맛있냐는 순분네의 물음에 원은 맛있다며, 하지만 우리 엄마는 이렇게 하지 않는다고. 눌은 놈도 있고 덜 된 놈도 있고 찔깃한 놈도 있고 보들한 놈도 있어야 한다고 울부짖는다. 그 장면이 어찌나 마음이 아팠던지. 그 작은 아이 원이 내뱉던 말과 함께 내 가슴을 쾅쾅 두드려 댔다.

 

눌은 놈, 덜 된 놈, 찔깃한 놈, 보들한 놈. 원이 엄마가 해준 계란이 후라이판에 달라붙은 정도에 따라 말한(새댁네가 말한) 이 단어가 흡사 어른들에게 내뱉은 호통의 말 같아서 너는 이런놈들이다. 라고 지명하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순분네도 결국엔 이 아이들을 져버렸지 않은가? 나는 그 사이에 어느놈인걸까? 라고 스스로에게 되물어보게 되었다. 결국 아이들의 마음은 토우처럼 가슴에 흙덩이가 되어버렸고, 평생 그 아픔을 가지고 살게 될 것이다. 토우의 집은 사람이 살았던 곳이었으나 결국엔 흙덩이로 만든 토우의 집이 되어 버렸다.

 

 

 

 두 아이는 각자의 서러움에 복받쳐 울었다. 애초부터 계란볶음밥 같은 건 문제도 아니었다. 어린 스파이들은 회복할 수 없이 망가진 것들 때문에 울었다. 일 년도 안 된 지난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어서 울었다. 이 모든 일이 어린 그들에게 지나치게 억울하고 가혹해서 울었다. 순분은 두 아이를 안고 눈물을 훔치면서 원이 던진 수수께끼 같은 말을 생각했다. 눌은 놈도 있고 덜 된 놈도 있고 찔깃한 놈도 있고 보들한 놈도 있고, 그렇게 다 있다고 했지. 눌은 놈 덜 된 놈 찔깃한 놈 보들한 놈. 순분은 그게 마치 사내들에 대한 형용 같다고 생각했다. (p.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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