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플러스 원 - 가족이라는 기적
조조 모예스 지음, 오정아 옮김 / 살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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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 페이지가 넘는 상당히 두툼한 이 한권의 책을 내려놓지 못하고 마지막 장에 이르기까지 붙잡고 읽고 또 읽었다. 추리소설도 아닌데 말이다. 이 책의 저자인 조조 모예스 작가는 전작 <미 비포 유>라는 책에서 부터 상당히 유명해진 작가였다. 많은 인터넷서점에서 전작을 만났지만 아직 그 책을 읽지 못한채 그녀의 다음 책인 이 책을 읽었다. 손에서 놓지 못할 정도로 매력있는 한 가족의 이야기. 그래서 <미 비포 유>라는 그녀의 책도 궁금해 졌다.

 

누구에게나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 가족일 것이다. 하지만 요즘 세대는 말로만 소중하다고만 말할뿐이지 마음으로만 소중하다고 생각할뿐이지, 진정으로 가족과 가까운 관계를 가진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된다. 다른 사람보다 더 멀어진 관계가 된 가족이라는 이름에 그 누구보다 사랑하고 아끼고 상처를 보듬어 줄 사람인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소설이었다. 다 읽고 나면, 아니, 중간 중간 울컥울컥 하는 부분들이 있고, 마음이 따뜻해진다.

 

낮에는 청소부로, 밤에는 바텐더로 일하는 제스. 그녀에게는 두 아이가 있다. 남편인 마티와의 사이에 태어난 딸 탠지와 남편의 다른 여자의 아이인 아들 니키. 친엄마, 아버지에게서도 외면한 니키를 제스는 자신의 아이인양 따뜻하게 보듬는다. 그리고 한명 더 있다. 침을 질질 흘리고 딸 탠지 옆에 항상 붙어 있는 덩치 큰 개 노먼. 이 가족은 가난하고 불행한 일만 일어나면서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그래도 행복했다. 서로가 있었기에. 남편 마티는 집을 떠난지 한참 된 일이다.

 

수학에 천재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는 탠지는 그 유명한 세인트 앤 학교에 장학생으로 가게 될 것을 건의 받지만 90%의 높은 장학금을 준다는 제의에도 제스에게 자신의 딸아이 탠지를 보내는 것은 무리였다. 하지만 수학 올림피아드에 참가해 1등을 하게 되면 높은 상금을 준다는 탠지 선생님의 정보에 제스는 참가하기로 결심하고 스코틀랜드로 떠나기로 한다. 아이들과 노먼을 데리고. 이들 가족에게 누군가 불쑥 들어오는데, 33세의 에드. 그는 유능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는 중에 이들 가족과 짧지만 길고 긴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진정 가족은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였던가? 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드는 소설이었던 것 같다. 다른 누군가로부터 받은 상처를 보듬어 주고, 감싸주는 사람. 오직 내 편인 한사람. 가끔은 차가운 말을 던져도 그 안에는 다른 의도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하루하루를 근근히 살아가는 제스 가족에게서는 서로를 위한 마음이 넘쳐나서 읽는 내내 너무도 따뜻했다. 그래서 이 책을 놓고 싶지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가족이라는 단어는 기적이 아닐까?

 

 

 

제스의 할머니는 행복한 삶의 열쇠가 건망증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 물론 그건 할머니가 치매에 걸려 당신이 사는 것을 자꾸 잊어버리기 전에 한 말이지만, 제스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다. 제스는 그 돈에 관해 잊어야 했다. 자기가 한 짓을 너무 깊이 생각하다가는 니콜스 씨와 한 차에 타고 있는 걸 견디지 못할 것이다. 마티는 제스에게 세계 최악의 포커페이스를 가졌다고 말하곤 했다. 잔잔한 호수에 비친 물체처럼 감정이 표정에 다 드러난다고. (p.164)

 

엄마가 아이를 꼭 안아주지 않으면, 네가 바로 인생 최고의 선물이라는 말을 해주지 않으면, 심지어 집에 있다는 사실 조차 눈치채지 못하면, 아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제스는 잘 알았다. 마음속의 작은 부분이 단단히 봉인된다. 엄마가 필요하지 않게 된다. 누구도 필요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그러고 있다는 걸 알지도 못한 채 기다린다. 누군가 가까이 다가왔다가 자신에게서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을 발견하게 되기를, 처음에는 보지 못한 뭔가를 발견하고 점점 차갑게 변해가다 그들 역시 사라져버리기를. 바다 안개처럼.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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