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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43
밀란 쿤데라 지음, 김병욱 옮김 / 민음사 / 2010년 3월
평점 :
불멸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영원히 산다는 것에 대하여. 그리고 죽음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로 심각하고, 깊이있게 생각해 본적이 한번이라도 있었던가.. 싶다.. 극도로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사람들을 주위에 많이 봐오며 살고 있다. 아주 사소한 것 하나에도 신경이 곤두서 있으며, 밤새 깊이 생각하느라 잠을 설치는 사람들.. 나는 정반대의 성격이라 가끔 그런 사람들을 접하다 보면, 이해가 가지 않을때도 있는데..(가족중 한분이 그런 성격이기도 하지만.) 왜 그리 극도로 예민해져 삶을 살아가야 하는 걸까. 라는 의문을 가진적도 있었다.
여기서 나와야 할것이 책의 주인공인데, 아녜스를 들 수 있다. 그녀는 우울한 분위기를 풍겼으며, 우울하게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그리고 자살에 이르기까지.. 아녜스와 그녀의 남편 폴. 그리고 그녀의 동생이야기가 시작되면서, 괴테와 괴테를 사랑했던(사랑이라는 말보다 괴테를 벗어나기가 싫었던) 베티나의 이야기가 공존하면서 책의 이야기는 진행된다.
그런데, 나는 아직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그 불멸이라는 것에 대하여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베티나가 괴테에게 표현했던 사랑이라는 그것이 잘못된 것으로 오래도록 괴테의 젊은 애인 베티나로 남았던 것이라는 그 불멸이라는 뜻이었을까.. 아니면 아녜스가 자살로 죽으면서 남은 남편 폴과 아녜스의 동생에게 남긴 아녜스의 불멸적인 영혼기억이었던가..
그래서 한권의 책을 읽었음에도 책과 제목으로부터의 결론을 아직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목을 너무도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음은 무엇인지.. 이 책에서 보여지는 괴테에 대한 베티나의 감정과 꾸며진 그녀의 편지들이 실제적인지도 잘 모르겠다. 그런데 이 의미모를 불멸이라는 책 한권으로 죽음과 영원한 것에 대해 오래도록 생각하게 되었으니. 알다가도 모를 책이다.
오래도록. 아니 불멸 이라는 단어처럼 남게 될 괴테의 발자취나. 괴테의 이야기와 함께 아녜스의 자살로 이어지는 마지막의 이 줄거리와 함께 영원히 남게 될 이야기라는 의미가 될지도 모르겠다. 지루하지는 않았던 책이었다. 괴테와 아녜스와 그녀 동생의 사랑이야기의 연관성이 좀 모호하긴 했었지만. 시간을 금새 잡아먹던 책이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불멸을 생각한다. 어렸을 때, 어느 일요일에 모라비아 지방의 어느 마을로 산책을 나갔다가 들은 얘기지만, 그 소도시의 시장은 항상 자기 거실에 빈 관을 하나 가져다 두고는,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그런 행복을 맛볼 때마다 관 속에 드러누워 자신의 장례식을 상상했다고 한다. 그는 관 속에서 몽상에 잠기는 순간들보다 더 멋진 경험을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때 그는 자신의 불멸을 맛보았던 것이다. (p.80)
산다는 것, 거기에는 어떤 행복도 없다. 산다는 것, 그것은 이 세상에서 자신의 고통스러운 자아를 나르는 일일 뿐이다. 하지만 존재, 존재한다는 것은 행복이다. 존재한다는 것, 그것은 자신을 샘으로, 온 우주가 따뜻한 비처럼 내려와 들어가는 돌 수반으로 변모시키는 것이다. (p.3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