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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인간들이 말할 때 - 이름 없는 것들을 부르는 시인의 다정한 목소리
이근화 지음 / 마음산책 / 2020년 8월
평점 :
먹는 것에 진심인, 그리고 좀 더 잘 먹기 위해 시를 더 열심히 써야겠다는 네 아이의 엄마이자 시인인 작가님의 글들을 읽었다.
매번 칸나와 다알리아 꽃을 보며 감탄하고 그 화려함에 나대던 심장을 잠시 진정시키고 나서, 쑥국 끓여 슴슴하게 말아 먹으며 그저 고개만 들면 보이는 지천에 핀 들꽃들에 눈이 씻긴다. 긴장한 어깨를 풀고 조금은 흐트러진 자세로, 말 잘하고 상냥한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다. 목소리도 경쾌하다. 그러나 매번 가볍지만은 않은, 적절함과 툭하고 과하지 않게 나를 깨우는 말들, 그래 사는 거 뭐 그렇지. 그래, 책 읽고 이렇게 수다 떨며 내일은 조금 더 나아지리라 하는 게 삶이지. 다시 책을 들어봐. 좀 더 낫지 않아? 라고 말해주는 책.
가쿠다 미츠요 ˝내 옷이 어때서요˝
진리스 단편 <환상>
패티 스미스 <몰임>
크리스토퍼 울 <무제>
정다운<파해치기 쉬운 삶>
김경후 <어느 새벽 나는 리어왕이었지>
모드 루이스 <모드의 계절>
정세랑 <목소리를 드릴게요>
마르타 아르헤리치(피아니스트)
낸 골딘, 비비안 마이어, 신디 셔먼(사진가)
한나 윌키
김언희 <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
이주란 <준과 나의 여름>
진 리스 <허기>
<올리브 키터리지>
진수미<죽은 자의 휴일>
권여선 <손톱>
고레에다 히로카즈 <어느 가족>
도나 해러웨이 <유인원,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
김혜순<피어라 돼지>
황정은 <d>
신해욱<무족영원>
피터래빗
등 다양한 소설과 시, 예술가들의 삶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아이들의 그림이 곁들여져 있어 더 좋았다.
얼굴에 성기 모양의 껌을 붙여 스스로를 표현하는 한나 윌키는 아무리 봐도 아직 좀 충격이긴 하다. 여기서 소개된 많은 책들과 예술가들을 하나하나 알아가며, 작가님과 공감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사귀고 싶은 친구의 서재 속 책들을 보면서 겹치는 책의 동선을 만나면 그리 흐뭇하고 좋듯말이다.
(작가님은 76년생 그러면 붉은 용띠시다.)
일주일에 한 번만 학교를 가도,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도 아이들은 저희들끼리 무척 즐겁다. 아이들의 무지와 순수함이 어른인 나의 걱정과 불안보다 힘이 세서 오늘도 무사히 하루를 건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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