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 들고 갈, 한 권의 책!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전혜린 지음 / 민서출판사 / 200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전혜린에 대하여는 많은 사람들이 추억하고 많은 사람들이 글을 남겨

오히려 식상해 버린 이름이다.

그러나 난 전혜린이 여전히 좋다. 그녀의 수필이 좋다

유창하고 유려한 문장으로 이 수필집을 평가할 만한 능력은 내게 없고

다만 이 여자의 수필집으로 인해 독일의 뮌헨..그것도 슈바빙에 대한 환상이 생겨버렸다.

워낙 우울한 감상을 좋아한 탓일까?

첫장부터 실린...슈바빙에 대한 묘사는 내 마음에 와 닿았다.

노란 가스등과 축축하게 내려 앉은 무거운 안개..

그리고 아직 개발이 덜 된..전쟁의 폐허가 아직 그대로 남아 있는

중세 느낌의 슈바빙에 대한 묘사..사실 그 슈바빙의 모습은 지금 남아 있지 않지만

아직도 그 느낌을 찾아 그 이미지를 찾아 독일을 방문하는 사람이 종종 있다 한다.

예전 어떤 칼럼에서 독일의 슈바빙이라는 도시에 가서

전혜린이 즐겨 먹었다는 제에로제라는 식당에 갔더니 그곳 주인이 안그래도 한국사람들이

찾아오면 꼭 전혜린에 대해 묻더라는 기사를 봤다. 자기는 전혜린이 누군지 모른다면서..

이 책에 나오는 생소한 단어들!

아스팔트 킨트.. (자연이나 농촌을 경험하지 못한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에 대한

묘사, 황색비전, 그리고 여러가지 상념들!

 

자신이 생전에 냈던 책이 아니라. 그동안 틈틈이 써왔던 수필들을

유고집으로 고인의 유족들이 묶어서 냈기에 주제도 일관되지 않고 뭔가 많이 빠져있는 듯하지만

그래도 그 음울한 감성만큼은 전혜린을 따라갈 사람이 없다

 

난 이 수필집을 읽으면 진한 커피가 생각난다. 전혜린이 묘사했던 무섭도록 쓴 터키커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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