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큰 어른이 읽는 아이들 책
어렸을때 그러니깐 지금으로부터 20년전쯤 난 부모님께 웅진에서 나온 이원수 문학전집을
선물 받았었다. 총 20권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전집을 선물 받고 너무 좋아서 며칠을 그 책들을
끌어 안고 잤던 기억이 났다. 그리고는 그 책들을 탐독했다.
초등학교 다닐때 이 책들을 싸갖고 다니며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면 반 아이들이 이원수가 어떤 원수길래 계속 원수책만 읽냐고 놀렸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그렇지만 유치해서 대꾸도 안해줬지만..ㅎㅎ
일제해방기때와 육이오전후시대의 소설들이라 그런지 아이들이 읽기엔 좀 어두운 경향이
있었던 듯 싶다. 가슴 아픈 내용들도 많았다.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서 난 이 책들보다 더 내 나이에 맞는 책들을 읽기 시작하면서
이원수 문학전집은 뒷켠으로 물러나게 되었다. 그래도 나중에 읽으려고 했는데
그런 마음을 알리 없는 울 엄마는 이사 가는 날.. 이 전집을 친척동생에게 줘버렸단다.
난리를 쳤지만 이미 상황 종료된 ...일..그런데 얄궂게도 이 <5월의 노래>만큼은
내 곁을 지켜줬다. 엉뚱한 곳에 꼽아 둬서 이 한권을 빼먹고 줬나보다.
그나마 이 책이 있어 다행이다 생각하며 한번 읽어 보았는데..무려 이십여년이 지난 후!
놀랍게도 그다지 유치하지 않았다.
그리고 내용도 상당히 심도 깊었다. 일제시대때 그 불행한 시기에 노마라는 학생과
반 아이들의 작은 저항운동.. 그리고 작은 가슴 아픈 에피소드들... 을 읽으며
난 가슴이 뭉클했다. 어렸을때는 별 감동 없이 그저 재미로만 읽었던 책이었지만.
확실히 나이가 든 후 다시 이 책을 읽으니 그때와는 다른 기분이 든다.
그 당시 시대상과 또 지금과는 다른 언어 ..
작은 예를 들자면 지금은 여자가 자기보다 나이 많은 여자에게 "언니"라는 호칭을 부르지만
그 당시에는 여자건 남자건 (주로 어린 아이들이) 자기보다 나이 많은 남자나 여자에게
"언니"라는 호칭을 썼다. 난 혹시나 책의 오타가 아닐까 싶어 인터넷을 뒤져보니
그 당시에는 그렇게 썼다 한다. 구분 없이.. 누나라는 말은 나중에 생긴 듯 하다..이건 확실치
않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원수 문학 전집은 다시 세상빛을 보기 힘든 거 같다.
중고 시장에서나 간신히 찾을 수 있을까?
웅진에 문의해보니 앞으로도 발간할 계획이 없다 한다. 참 아쉬웠다.
아이들이 보기 쉽게 편집한 편집본 몇권은 발간되었디만
주옥같은 이원수 선생님의 여러 시와 동화와 소설들이 묻혀버리게 된 것이다.
다시 재 발간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난 5월의 노래의 노마나 추억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