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신연의 2 - 나타와 동해용왕, 만화중국어 제1탄
오디웍스 지음, 후파워스튜디오 그림 / ODbooks(오디북스)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마법천자문을 통해서 수월하게 한자를 익혔던 아이들을 보면서
재미있는 이야기와 그림이 있는 만화가 언어습득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을 느꼈다.
글자도 이미지로 받아들이는 아이들이기에....
중국의 고전을 아이들의 눈높이로 재구성했다는 봉신연의도
그런 점에서 아이들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한 책이었다.

책의 내용은 혼란에 빠진 세상의 질서를 바로 잡고자
태극사신기로 세상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자를 봉신하고자 하는 계획을
수행하는 임무를 맡은 강자아의 모험이야기로 시작된다.
강자아의 엄마가 목숨을 걸고 숨겨놓았던 태극사신기 4개를 찾아 떠나는데....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과 함정을 어린 강자아가 어떻게 헤쳐나갈지
사뭇 뒷부분이 궁금해지는 흥미진진한 신화이야기이다.

1권을 처음 읽었을 때는 한꺼번에 너무 많은 등장인물과 듣도보도 못한 도술등으로
당황스럽기도 했으나 읽을수록 아이들이 좋아하는 요소가 많다.
왠지 오공이와 비슷한 외모로 친근감을 주는 캐릭터 강자아
(강짜 강짜~ 놀리고픈 귀여운 이름)
귀여운 영수(아이들이 푹 빠졌었던 피카츄나 디지몬 캐릭터 같다.)
그리고 부적과 분신같은 보패, 다양한 도법 등
재미난 도법이나 중국어 단어를 카드로 만들어서
책과 함께 본다면 더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슬슬 봉신연의에 빠져들 때쯤 나타난 중국어 몇마디
요즘 불붙은 사극중 하나인 태왕사신기가 연상돼서 더 재미있었다.
2권에서 나타난 천진무구 진당관의 도련님 나타
모르면 용감하다고 상대방의 지위나 힘을 두려워하지 않고 나서는 그 용감무쌍함!
아들을 잃고 노발대발하는 용왕에게 힘줄 주며서
맘풀고 돌아가라니.....웃음이 터져 나와서 혼났다.
용왕을 보고 미꾸라지라고 하질 않나.....
게다가 아버지를 해치려는 석기낭낭에게 가한 일침
"귀신같이 화장만 덕지덕지 바른게~"
나타의 무한활동이 기대된다.

신화와 전설을 다룬 책이지만 황당무계하지만은 않다.
길러준 부모님에 대한 효와 형제간의 돈독한 우정,
약삭빠른 달기의 도술로 모두가 위험에 빠졌을 때
비겁하게 일등하지 않고 모두들 구한 강자아의 정의감,
배혼법으로 노인이 되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는 자아의 의지 등
재미와 교훈이 잘 버무려져있다.

부록으로 들어있는 대형브로마이드와 15일동안 15분씩 따라해보라는
게임북같은 나타중국어 교본
교본이라는 딱딱한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 말랑말랑 재미난 책이다.
중국어에서 가장 힘들어한다는 간체자(간단한 글자)에 대한 나타의 재미난 설명
봉신사자들의 신체일부를 표현해서 알려주는 신체이름과
만화로 들여다보는 심리테스터까지...
외국상표의 웃기는 중국어변신
피자를 '비싸'로 발음되고 KFC는 '컨더지' 로 변신~^^~를 읽어가다보면
중국어가 왠지 가깝게 느껴진다.

다양한 내용과 블로그에서 만나는 정확한 발음까지....
즐거운 중국어 체험이었다.
점점 재밌어지고 궁금해지는 봉신연의의 세계
가장 중국적인 신화와 함께 배우는 중국어라 더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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셉티무스 힙 1 - 녹색 눈동자 셉티무스 힙 1
앤지 세이지 지음, 송경아 옮김, 마크 저그 그림 / 서울교육(와이즈아이북스)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해리포터가 왜 전 세계의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까지 사로잡았을까?
나 또한 해리포터 책을 밤새워가며 보았기에 의문부호를 던져본 적이 있다.
순수한 동심이 남아 있어서 인간의 세계와 공존하는 마법의 세계를 믿었던 건 아닐까?
언젠가 '환상특급'이라는 TV시리즈가 있었다.
매일 똑같은 시간과 사건이 반복되는 (마치 태엽을 돌리는 인형처럼) 사람의 이야기나
어디선가 언젠가 와 본듯한 데자뷰를 겪을 때의 신비감
왠지 마냥 공상이나 상상의 이야기로만 느껴지지 않은 이야기에 푸욱 빠진 적이 있었다.
그때처럼 이 책에도 술술 빠져들었다.

입에 옮기기도 힘든 낯선 제목
셉티무스 힙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
책을 펼쳐보니 보물지도 같은 지도가 상세히 그려져 있고 등장인물을 소개하는데
캐릭터도 특이하지만 나이소개가 남다르다.
알 수 없음부터 당신이 상관할 바 아님이라니….
첫 페이지에 나오는 복잡한 힙가의 사람들 가계도와 생소한 인물소개, 낯선 마법용어들 때문에
멈칫했으나 의외로 술술 읽혀진다.
워낙 등장인물의 이름이 많아 필기하면서 읽어야 될정도로….
해리포터가 볼드모터의 위험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인간인 이모부집에 있듯이
공주 제나도 친위대의 암살위협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10년을 사일러스의 집에 머무른다.
암살자를 피해 도망가는 모습에서는 긴장감 때문에 책장을 마구 넘기게 된다.
사냥꾼이 쫒아오기까지 8분 20초, 500초로 다시 묘사하니 더 긴장되지 않을 수 없다.
매서운 사냥꾼의 추적에 쫓기며 위기의 순간 공주의 기지와 마법사의 비추기 주문으로
겨우 탈출에 성공할 때는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장면들이 상상되면서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
웃음을 주는 장면도 곳곳에서 만나지는데
‘이런 일을 하면 안되는데….’ 하면서 사냥꾼을 다이빙시키는 근엄한(?) 마르시아 마법사
사라의 친구 샐리가 사일러스를 평가하는 냉정한 한마디 ‘사라의 쓸모없는 남편’
공주의 신분과 위험을 알게 된 사일러스 부부가 밤새도록 의논해서 나온 결론
‘보통 하던대로 그럭저럭 살면서 최선을 다하자는 것’ 참 마법사들도 별 수 없지 싶다.
메시지 쥐의 등장도 이 책을 한결 즐겁게 만들어 준다.
마법주문을 잊어버려 실수하는 사일러스를 보며 한숨짓는 메시지 쥐
메시지 전달끝에 차 한 잔 부탁하는 엉뚱함에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저녁식사까지 초대받는 황당함
젤다 고모 할머니의 음식평도 미루어 짐작된다.
“재미있군요” 라는 평가들과 전에는 아무도 두 번째 접시를 달라고 하지 않았다는 글에서….

마법사의 세계를 다룬 책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제대로 된 상상력을
만날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특별 마법사의 신기한 거울
마이너스 83퍼센트라고 말하면 83% 날씬하게 만들어 주고 게다가
뒤, 옆도 내가 도는게 아니라 거울이 알아서 보여준다.
난로도 스스로 불을 지피려하고 계단은 명령에 따라 움직여주고
음식그릇들은 스스로 설거지를 하고….
어쩜 이런 상상력을 발휘했을까 싶다. 내게 꼭 필요한 마술이기도 하고~^^~

1권에서는 자신의 신분을 몰랐던 공주와 그 공주를 둘러싸고 나쁜 마법사와
착한 마법사의 대결이 그려지고 있다.
아직 긴 이야기의 여정 중 1권만 읽은터라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412호소년의 활약도 기대되고 뒤를 바짝 쫓아오는 사냥꾼의 위험에서 또 어떻게
위기를 벗어날까 2편이 기다려진다.
왜 스승이었던 돔다니엘과 앨더는 대립하게 되었는지…
책제목의 셉티무스 힙은 언제 등장할 지….
가계도를 보며 아이들과 추측해 본 결과 사일러스와 사라의 7번째 아들이 셉티무스 힙
그럼 혹시 그 추위에 떨며 보잘 것 없던 412호소년이 바로 셉티무스 힙인가?
그제야 등장인물을 다시 보니 나이가 10세 6개월로 똑같은 걸로 보아
우리의 예상이 맞는 것 같다.
왜 이제야 눈치챘을까 싶고 뒷이야기가 더 궁금해진다.
왜 죽지도 않은 아기를 산파는 죽었다고 버린 것일까?
마법사전이 있어야 할 만큼 생소한 마법단어가 많이 나오지만
덕분에 더 신기한 마법의 세계에 빠져드는 것 같다.

두 딸의 열렬한 응원을 받으며 집필한다는 작가 앤지 세이지의 이어지는 책 [셉티무스 힙]
2권에서는 겁많고 힘없는 연약한 소년 412호 소년이 어떻게 거듭날지
그가 주운 반지의 힘이 아니라 반지가 그 주인을 알아보고 찾아온 것은 아닐까?
책 표지의 독특한 질감이 만져지는 반지를 어루만지며
아이들보다 내가 더 재미나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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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단어 이래도 모르겠니? - 완치율 100% 영단어 건망증 탈출법
장계성.강윤혜 지음, 박하 그림 / 잉크(위즈덤하우스)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심히 거슬리는 제목이 아닐 수 없었다.
우리가 아이들을 가르칠 때 “이래도 몰라~” 라고 타박하지 않는가!
이런 무시를 당할 수 밖에 없는 나의 영어 건망증 지수
기억력이 예전 같지 못하다는 핑계를 둘러대지 말고
과감하게 이 책과 한 번 시작해보자.
읽다 보니 잘못된 표현은 딱 내가 생각하는 표현들이고
맞는 표현을 보면 “어! 이거였어?” 이게 내 반응인걸 보니
내 스스로 영어공부 참 잘못했었구나 실감된다.
영어 울렁증을 지나 영어건망증, 더 진행돼 영어치매로 가기 전의 마지막 동아줄로
이 책을 만난 것 같다.
책을 펴자마자 아줌마를 좌절시키는 잉크영어 자가진단
반 맞은 거 두 개 합쳐 억지로 엮어서 맞은 문제 5개
가까스로 건망증 중기에 턱걸이했다.

회사생활과 개인생활, 가정생활별로 분류해서 상황별로 익살맞게 보여준다.
처음 콩글리시 일기로 보여주는 지대리와 이둘숙의 좌충우돌
지대로 과장과 이둘숙 대리의 일기를 보며서 콩글리시 일기의 표본을 보는 것 같아
웃음이 나왔다.
[그림으로 감 잡아봐]에서 재미있는 캐릭터그림으로 상황 유추하고
[설명보고 이해해봐]에서는 깔끔하고 재미난 상황설명
간단한 예문으로 부담을 주지 않아서 고맙다.
복잡하고 긴 문장 예문은 영어를 두려워하게 만드는 것 같다.
[문제풀어, 어서~]에서 다양한 문제로 다시 확인하게 해 준다.

상황별 재이있는 표현들에 첫 페이지를 넘기면서 솔솔 묻어나는 웃음
흐~음 제법 재미있는데….
처음에는 영어 못한다고 약올리더니 이상하게 집중하게 만드네 이 책~
재미있고 요긴한 표현을 묶어서 보여주니 더욱 알차다.
책을 읽으면서 너무나 잘못 알고 있는 게 많은 데 놀랐다.
경적은 클락숀(klaxon) 으로 알고 있는거라든지 운전대를 핸들(handle) 로
PC방을 PC room으로 알고 있고 (작가는 설마 그렇게 알고 있었던 건…^^;라고 말하는데…)
바로 내가 설마의 주인공이었다.

주부라 그런지 회의용어에선 좀 지루한 감이 있었다.
아이들과의 우당탕당 왁자지껄 소동상황을 좀 더 보여줬으면….
이둘숙이 나미남과 결혼했으니 이 책 2권이 나온다면
가정에서의 상황을 좀 더 보여줄 수 있을지도…..

책과 함께 온 부록 휴대용암기장이 요모조모 쓸모가 있다.
특히 표지 날개를 접어 단어 뜻이 가려지게 한 아이디어가 마음에 든다.
책에서 아쉬운 점은 상황 별 단어를 다 기억할 수 없으니 책 앞이나 뒷부분에
알파벳으로 찾아 볼 수 있는 색인이 첨가되었으면 싶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시리즈가 한때 유행하여 영어 꼬리 몇 개 잡다가
나가 떨어져 책의 앞부분만 낡은 상태로 집에 보관중이다.
적어도 이 책은 재미난 그림과 통통 튀는 상황으로 몇 장만 뒤적이다 마는 우는
범하지 않겠다 싶다.
250쪽의 적지 않은 분량이 부담 없이 다가오는 영어책이었다.
아무리 영어가 딸려도 그렇지 독자에게 이래도 몰라? 로 무시하는 책제목에 오기로 집었다가
어머 이렇구나~아하 감탄하며 마무리하게 만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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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은 나와 조금 달라요 공감하는 어린이 책 1
캐시 후프먼 지음, 신혜경 옮김, 최정인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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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공감하는 어린이 책]이라는 표지의 작은 제목처럼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읽어주는 책이었다.
나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나 행동을 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잘못 된 편견을 반성하게 해 준다.
우리는 다른 사람과 좀 더 다른 행동을 하는 아이를 보면
"쟤 왜 저래"  하며 비틀어진 눈으로 쳐다보곤 한다.
책 속 주인공 밴도
그 병명을 몰랐을 때는 주변의 사람들이 모두 힘들어하고 꺼려한다.
심지어 아빠조차도....
유일하게 받아주시는 분이 할머니
이 책을 보며 할머니같은 넉넉함으로 아이를 품어준다면
어떤 아이라도 비뚤어지지 않고 바로 자랄수 있겠다 싶다.

장애인들에게 무엇을 원하냐고 물어봤을 때
가장 많이 하는 대답중의 하나가
"남들과 똑같이 봐주고 대해주는 것" 이라고 한다.
처음 들어보는 '아스페르거 증후군'에 대해서
그냥 자폐증이랑 비슷한가보다 넘기다가 인터넷을 뒤져보았더니 약간 다르다.
초고도의 집중력을 보이는 천재들에게서 많이 보여진다는....
아스페르거 증후군을 앓는 벤의 이상한 행동들이 설명되는 병명이다.
그리고 의사선생님 말씀처럼 벤의 곁에는 항상
"그게 인생인 걸~"하고 말하는 애늙은이 앤디가 곁에 있어 너무 다행이다.

책 곳곳에 너무나 아이다운 생각이 빛나는 곳이 있어
큭큭 웃음도 나오고 우리아이도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을까 쳐다보게 된다.
벤의 엉뚱한 상상력과 단짝친구 엔디의 찰떡궁합도 재미나게 봐진다.
집들이에 대한 벤의 생각~^^~
'이렇게 큰 집을 어떻게 들어올린다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도 조만간 집들이를 할 텐데 아이에게 뜻풀이를 해주기 전에
집들이가 뭔지 한 번 물어봐야겠다는 장난끼가 발동하네요.
Eh 아빠와 선생님의 결혼을 기뻐하는 이유가
결혼을 하면 아빠의 성을 따르니가 존스부인이 되어서 부르기가 쉬워진다는 너무나 아이다운 생각
마지막이 결정타다.
선생님의 이름을 "수 브라우닝 레버 존스 부인"으로 목사님이 부르니 "안 돼요!" 라고 절규하는 벤~

남자아이들에게 가끔 놀림을 받는 둘째가 자기에게 딱인 구절을 찾았다.책에서...
벤을 괴롭히는 트로이와 스콧이 시비를 걸 때
기억해내는 심술쟁이 퇴치법
'우선 그 녀석들을 무시해야 한다. 만일 이 방법이 효과가 없으면 녀석들에게 그만 하라고 분명히 말해야 한다......'
적절히 사용해야할 터인테....

아스페르거 증후군을 앓는 벤 뿐만 아니라
내 아이의 작은 마음부터 알아주도록 아이의 말에 귀기울이고
나와 다른 아이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아이로
자라주기를 바라는 부모가 함께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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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에게 보내는 편지
대니얼 고틀립 지음, 이문재.김명희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아침저녁 뚝뚝 떨어지는기온 탓에 이불 끝자락을
마구 감게 되는 가을에 읽게 된 책 한 권
무엇보다 전신마비 할아버지가 자폐증을 앓고 있는 손자에게 편지를 썼다는
소설속에서나 있음직한 일이 실화라는 사실에 끌렸습니다.
핵가족의 단촐함속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는 명절에나 찾게되는 고향이기에....
개인주의가 퍼진 미국에서 우리보다 끈끈한 정이 부족하다는
미국 할아버지가 어떤 이야기를 손자에게 들려 주었을까? 궁금하기도 했구요.
우리나라에도 10년후나 20년 후에 읽게 될 편지를 보관해주는
노란우체통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맘 먹고 아이들에게 써보려고 했는데 한치앞도 못 보고 하루하루 살기 급급한 일상에
머언 10년뒤을 바라보며 아이에게 한마디 보태기가 참 쉽지 않았습니다.

책을 덮기 전 마지막 페이지에 있는 샘과 할아버지의 해맑은 미소가
훈훈한 웃음을 내 입에도 머무르게 하네요.
자폐증 표현만 해도 할아버지의 따뜻함이 묻어납니다.
자폐증(自閉症)
정신병의 한 가지, 주위에 관심이 없어지거나 남과의 공감.공명을
느낄 수 없어 말을 하지 않게 되는 증세로 자기 세계에만 몰두하게 됨
사전에서 찾아 본 단어풀이입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자폐증은 다른 사람과 만나고 친해지고 사랑할 기회를 빼앗는 도둑이었다'고 말씀하시죠.
따뜻함이 묻어나는 할아버지는 손자를 이렇게 포근하게 안아줍니다.
자상한 할아버지는 샘의 성장을 따라 세세히 일러줍니다.
욕심많은 할아버지는 손자 샘이 태어날 때부터 얘기해 주고 싶은 게 너무도 많았답니다.
친구부터 연애, 마약까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의 기쁨과 그 소중함도 일러주고...

할아버지 자신도 학습장애로 거듭된 낙제를 경험했고
서른세 살에 교통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후 극심한 고통과 좌절을 겪었기에 그의 이야기에
더 깊은 울림을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와는 다른 눈높이
휠체어에 앉은 그의 눈높이는 다시 보니 순수한 아이들의 눈높이네요.
4년동안 32통의 편지
샘 사랑한다.
매일, 매순간 널 사랑한다는 할아버지의 말이 아니더라도
사랑이 뚝뚝 흘러넘치는 편지들이에요.

많은 어른들이 괴로워하는 이유를 간단하게 말해줍니다. 그 해답도...
많은 사람들이 한번 살았던 삶을 다시 살려고 하거나 이룰 수 없는 삶을 살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지금 현재의 삶을 살 때 인생이 훨씬 행복해진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고맙다, 사랑한다를 잊지말라고 덧붙입니다.
잔잔한 이야기로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다독여주는데
사는 걸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해 줬다는 충고가 참 많이 와닿았어요.
사는 게 너무 힘들어 마치 깨지 않는 악몽을 꾸는 것 같다는 친구에게
버스 정류장에 가 보라고 했다고 합니다.
모든 감정은 왔다가 가는 거니 버스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감정이 지나가길 기다리라고 하지요.
할아버지의 입을 빌려서 아이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많이 담겨있습니다.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이 책과 함께
짧더라도 마음을 담은 편지를 써서 건네주는 것도 좋겠지요.

세상의 모든 샘에게.....라고 이 책은 시작합니다.
마음의 얼룩을 한 개라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마음의 빗장을 풀고 이 책을 읽어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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