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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시인의 얼굴 - 윤동주·백석·이상, 시대의 언어를 담은 산문필사집
윤동주.백석.이상 지음 / 지식여행 / 2025년 9월
평점 :



'시보다 먼저 시인의 문장이 있었다.'
우리가 사랑해마지 않는 세 분의 시인, 윤동주 백석 이상
세 분의 시 이전의 문장, 시인의 내면의 목소리를 고스란히
담아 놓은 수필 속 문장들, 읽고 필사하면서 나도 덩달아
정갈해지는 느낌이었다.
'필사'란 단어를 보면 나는 늘 '필사란 누군가를
마음에 새겨 넣는 일, 그 속으로 가장 깊이 들어가는 것'
어느 시인의 이 문장을 되새기게 된다.





시에서도 산문에서도 별, 달, 자연을 이야기하는 윤동주 시인
삶에서 길어 올린 시라고 표현된 백석의 수필,
실험적이라 때론 낯설지만 깊이 생각하게 하는 이상 시인,
이런 시인조차 자신이 어리석어서 아름다움이 닮은 것을
골라낼 수 없었다고 자책하곤한다.
p.56 맑고 고운 수선화 한 폭을 들여다봅니다.
들여다보노라니 그윽한 향기와 새파란 꿈이 안개같이 오르고,
또 노란 슬픔이 냇내같이 오릅니다. -백석 시인의 편지 중
(*냇내: 냇가에서 풍기는 서늘하고 은은한 기운이라는 뜻으로,
슬픔이 조용히 퍼진다는 의미의 비유적 표현)

시 이전의 시인의 글을 통해 시인을 조금 더 입체적으로
만나게 되는 책, 가뭇 잊혀졌던 우리 한글의 고운 자태를
발견하는 기쁨도 있다. 물론 시도 담겨있다.
이 책을 통해 시인의 말을 읽고 한줄 한줄 필사하면서
오롯이 나를 채워보는 시간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