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두 여인

우리들의 두 여인 ㅣ 한국문학사 작은책 시리즈 2
홍상화 지음 / 한국문학사 / 2014년 10월

[우리들의 두 여인]은 한국문학사 작은책 시리즈2로

<능바우 여인>과 <동백꽃 여인>이라는 두 편의 이야기를 담고있다

나는 이 책을 서울 약속이 있을때 지하철을 타고 오가며 읽었다

책의 크기가 작아서 작은 핸드백에도 휴대하기가 안성맞춤이다

내용도 한편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듯 쉽고 집중력 있게 읽히며 감정이입도 잘된다

<능바우 여인>은 은행 지점장을 정년퇴직한 남편과 능바우 여인들의 '품위'를 지켜온 부인의 이야기로

사업에 실패한 아들때문에 이제 막 보험 설계사 일을 시작한 며느리의 눈치를 보게 되는 시아버지 성환씨는

선비같은 품위를 지키는 능바우 출신으로 세상욕심 없이 출세를 위해 아부를 떨줄 모르는 사람이였다

그러나 못난 자식을 둔 아버지의 위치와 세대의 흐름에 따라 달라져야만 하는 현실을

심적 갈등을 겪으며 받아내고 있다

성환씨는 누구보다 능바우 여인들의 품위를 지키며 살아온 아내를 대할 면목이 없어지고

그런 아내에게 며느리의 심부름을 하고, 아들이 추천한 야간 경비직 취직에 대해 이야기를 차마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부인 심여사는 이미 남편의 처지를 알고 있었다

부인은 능바우 여인의 품위만을 생각하는 고리타분한 여인이 아니었다

남편 성환씨 못지않게 고민의 고민을 한 끝에 남편의 입장을 고려해서 심여사 본인도 일을 하기로 선택했다

그일은 바로 친구 딸의 집에서 가사도우미를 하기로 한 것이다

이 부부는 참으로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크다

그리고 체면이고 품위를 떠나 현실에 맞는 선택을 하면서

부부간의 정도 새롭게 쌓아가기를 결심한다.

참으로 지혜로운 능바우 여인이다

<동백꽃 여인>은 읽으면서 마음이 짠했다

두번의 결혼생활조차 일찍 끝내야 하는 여인의 모습이 마음 아팠고

돈 앞에서 철저히 무너지는 가족간의 정이나 사랑의 모습에서 가슴이 먹먹해졌다.

정문호는 삶의 마지막 기로에 서서 부인에게 삶을 정리하고 있다.

본처에게서 낳은 자식들에게 참으로 잘 해 주었던 부인 홍숙진 여사가 남편 정문호는

한없이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스럽다.

그는 그런 홍여사에게 교수생활 했을때의 연금과 집을 남겨주고 세상을 떠났다

착한 아들들과 사위에게 부인 홍여사를 맡긴채....

그러나 그가 죽은뒤....

현실은 삭막하고, 돈앞에서 무너지는 자식들의 모습은 차마 예측할 수 없었던 현상이 빚어진다

자식들은, 홍여사의 뒷일을 믿고 맡겼던 사위는 재산권 행사에 욕심을 부리며

물질만능주의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씁쓸함이 감돌고 마음이 착잡해진다

그러나 홍여사의 선택은 욕심을 내려놓음이다

남편 정문호 교수의 모습과는 너무나 다른 면모를 보여준 자식들에게의 실망은

홍여사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다부진 마음을 심어준다.

[우리들의 두 여인] 이 책은 물질만능의 사회, 탐욕과 비리가 판 치는 사회의 단면을 보여줌으로써

윤리의식의 깊은 깨닮음을 준다

두 여인의 모습을 통해 그나마 인간적인 모습에 마음이 무겁지만은 않다

홍상화 작가가 의식한 이 소설의 맛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다

희생하는 어머니의 모습, 사랑과 용서, 여리지만 강한 여인의 모습을 통해 깨달음을 주고

가슴에서 울컥 치솟는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한가닥의 희망이랄까....

모처럼 중년부인의 위치에 놓인 내 처지에서 놓여 보았다.

중년 부인의 삶을 들여다 보며 동질감을 크게 느끼면서 나도 이런 지혜로운 여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