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 저만치 혼자서 Alone Over There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85
김훈 지음, 크리스 최 옮김, 전승희.니키 밴 노이 감수 / 도서출판 아시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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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출판사는 한국 작가들의 단편 소설을 한국어와 영어로 함께 소개하는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시리즈 6차분 세트를 펴냈다.

내가 읽은 부분은 김훈의 <저만치 혼자서>이다

마음이 복잡스런 쓸쓸함이 숨어 있다

나이가 많은 수녀들의 생활이야기와 삶과 죽음의 문제를 다룬 이 책은 김훈 작가의 특유한 성향이 두드러져 있다

소설은 도라지 수녀원이라 불리는 장소에서 살아가는 수녀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철새와 호스피스 수년원의 늙은 수녀들의 고독한 삶의 단편을 들여다 보는데 왜이리 가슴이 먹먹하던지,

삭막한 현실이 느껴졌다.

나는 25여년의 결혼생활에서 우물안의 개구리처럼 남편의 틀안에서 살아왔었다.

최근, 중년의 나이가 되어서야 '알이 스스로 깨어 생명'이 되고자 하는 생활을 해왔다.

힘들고 먼 길을 돌아가고 있는 헛헛함, 힘겨움, 외로움 등에서 나름의 보람을 느끼긴 하지만

외진 수녀원에서 늙은 수녀들의 삶은 아무 문제는 없지만 왠지 처량하고 쓸쓸하고

헛헛함이 느껴진다

내마음이 그래서 일까?

병들고 소외된 이들을 거두는 수녀들의 삶!

나이 들어 힘없고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늙은 수녀들에게 찾아오는 자연스런 죽음 앞에서

담담함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김요한 주교와 장분도 신부 두남자를 보았다.

참으로 무미건조하다

저들에게 감성이라는게 있기는 하는 건지...

나는 이 책에서

수녀들의 삶을 직접 경험을 해 보기라도 한 듯한 객관화시킨 아름다운 문장을 발견하였다

역시 김훈작가만이 쓸 수 있는 문체이다

세상의 거짓과 위선과 탐욕이 판치는 이야기나, 독자위주의 흥미를 중심으로 쓴 작품이 아닌

삶에서 죽음으로 건너는 건조하면서도 탐미적인 역설의 문체로 단편적인 세상을 들여다 보는 계기가 되었다.

세상의 저편에서 수녀들의 한평생은 소리없이, 흔적없이 사라져 간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만의 감성과 리듬을 타면서 내면적 심오함으로 가득찼다

어쩌면 자기성찰의 시간이요 세상의 본질을 살펴보게 된 시간이였는지도....

업으로써 허허로우면서도 수고로운 삶을 감내하는 수녀들의 삶이 고스란히 드러나 보인다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수녀들의 노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애잔함, 쓸쓸함 그 자체처럼....

김훈 작가의 소설은 집중력, 이해력이 상당히 많이 필요하다

특히 도입부에서는 더욱 힘이 든다 전체적인 흐름이 파악이 되고 나서야 소설은 속도감이 느껴진다.

이런 느낌이 이런 감정이 어떻게 영어로 번역이 되고 외국인들이 이해할 수 있을지 뜬금없이 궁금해진다.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중 한권인 김훈의 [저만치 혼자서]는

책의 크기나 두께는 비록 작고 얇지만

내용만큼은 결코 가볍지 않은 이 단편소설은 가히 한국 문학을 대표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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