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하는 벽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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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하는 벽>은 조정래 작가가 젊은시절 문예지에 발표한

8편의 단편소설 모음집으로 <마술의 손>작품집의 개정판이다.

근현대 비극을 다룬 이 소설은 작가가 청년시절의 문제의식과 전쟁과 소통의 단절 및 시대적 아픔 등

사회의식에 초점을 맞추었다.

 

빛이 차단된 바위로 된 감옥에서 죽을때까지 갇혀 있다고 생각해 보자

햇빛 한번 쏘이지 못한채 사방이 바위벽인 곳에서 희망이란......고립된 무관심이야 말로 가장 큰 고통의 형벌이지 않겠는가?

<비둘기>를 읽고 나는

삶이란 힘겨움의 연속이며 정신적인 고통이냐, 육체적인 고통이냐에 있어서 때론 본인의 선택에 의해 이루어지며

사람이 사람과의 싸움보다 자연과의 싸움이 더 처절하리 만큼 고통스러울 것이라 여겨졌다

 

<우리들의 흔적>에서는 단절된 세상, 무관심, 자기 중심적 이기등 삭막함이 느껴지고

무책임한 부모로 인해 고아가 되어버린 아이들, 그집의 가장이 된 동호가 사회에 뛰어들었다가 겪게 되는 아픔과 고통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소매치기의 길로 접어들게 된 <진화론>을 보면서 환경적 요인이 주는 막대한 영향력을 깨닫게 되었다.

현시대,  스마트폰의 세계로 빠져든 우리를 보라~

말없이 외벽을 바라보듯 손안에 쥐어진 세계에서 가족과 소통이 단절되고,

주변을 두루 살피는 능력이 상실 되고 있지 않은가? 이것이야 말로 바로 외면하는 벽이 아니겠는가?

  

<한, 그 그늘의 자리>

어린시절 고아원에서 함께 보냈던 태섭과 경희.

태섭은 미국으로 입양되어 의사로 성공했지만, 경희는 입양되지 못하고 여자로서 성적놀잇감에 불과한,

희망을 잃은 삶을 사는 대조적 삶을 그리고 있다

 

전기가 없던 시절 전기가 들어오면서 가전제품중 텔레비젼의 위력은 정말 대단했다

그시절을 거쳐왔던 나는 <마술의 손>을 읽으며 무척이나 공감했다.

모두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바로 외면하는 벽이 있었기에 닥친 불행이다.

 

인정보다는 법을 거론하며 자기 중심적 이기가 우선이고,

여자보다는 남자의 권위가 더 위력이 발휘되는 편파적 삭막함을 안겨주는 <외면하는 벽>

전쟁이라는 시대적 배경으로 혼혈아들의 삶의 애환을 다룬 <미운 오리 새끼>

그리고 <두 개의 얼굴>에서 겉과 속이 다른 이장의 모습에서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알 수 없다는 말이 정말 실감된다.

이 모두가 외면하는 벽이 일맥상통한다.

우리에게는

모두가 외면하는 벽이 있었고

외면 당하는 벽이 있었으며

우리 모두가 서로 외면하며 벽을 쌓고 있었다.

 

<외면하는 벽>

감정이 아리함으로 길게 여운이 남아 심장이 콩당콩당 파장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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