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그림 보면 옛 생각 난다 - 하루 한 장만 보아도, 하루 한 장만 읽어도, 온종일 행복한 그림 이야기
손철주 지음 / 현암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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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 보면 옛 생각 난다] 이 책은

조선 제22대 왕 정조가 그린 옛 그림과

조선 후기의 실학자 박제가를 비롯하여 김두량, 김홍도, 신윤복, 심사정, 임희지, 정선 등

조선 후기의 화가들이 그린 그림 68점이 소개되어 있다.

그렇지만, 

비단에 채색된 그림이나 종이에 수묵화의 옛그림 보다는

손철주 저자의 말 솜씨, 글 재주에 더 큰 감동이 있다.

 

저자는 그림 한 점마다 자기 나름대로의 이름을 지어

왼편에는 이름을 오른편에는 옛 그림을 소개 하고 있으며

그 그림장을 넘기면 그림에 대하여 저자는 자신의 혼을 담아

옛말과 순 우리말들로 저마다에 생기를 불어 넣었다.

풀어 놓은 한 편 한편의 글만 읽어도 인생의 희로애락이 스며 있고, 그림이 살아 있는 듯 하여

앞장을 넘겨 그림을 다시 한번 쳐다 보게 하는 맛깔스런 입담에 감탄이 절로 난다.

저자가 지어준 이름이 있는 페이지 밑부분에는 자그맣게 화가이름과 옛부터 불려진 그림 이름과 그림이 그려진 시기,

그림이 그려진 제질과 방법, 크기와 소장되어 있는 장소를 기록하고 있다.

 

 [옛 그림 보면 옛 생각난다]는 크게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로 분류되어 있다

여기서 저자는 이르게 피는 꽃 매화에게 봄을 물었고, 여름은 시원한 계곡물에 발 담그고 유유자적 하는 풍경에서

세상을 떠올렸으며, 둥근 달을 보며 감성을 자극하여 가을의 스산함을 달랬고,

북풍한설이 몰아쳐도 다 견뎌내어 기특함으로 꼿꼿이 서 있기만 해도 멋있는 학과

그래도 문인화가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눈 덮인 매화에게서 겨울을 보았다.

그 눈 덮인 매화에게서 겨울을 보고 온갖 시련을 견디고 새순을 돋을 새봄을 본다는 것은

돌고 도는 세월의 흐름과 계절의 순환에 의미를 두고 있음이려니......

 

 조중묵 <눈온날>

 

옛 그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림의 대상은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 바로 사군자이다.

이 사군자는 절개와 명예를 중요시 하는 옛 문인이나 선비들이 즐겨 그렸는데

이것은 고려시대부터 성행하여 조선에 계승되어 사대부의 유교 교양의 일부로 널리 퍼졌다.

희디 흰 매화는 눈과 다투고, 달빛에 걸린 매화는 희여검검하게 화가들 마음에 담긴다.

난초는 시대를 타로 흘러 흘러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들 손의 붓 끝에서도

너울너울 춤도 추고 마음껏 교태를 부리며 아양을 떤다.

국화가 들어간 그림중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정조대왕의 <들국화>를(아래그림) 보면 알 수 있듯이

국화는 사대부에서 왕에 이르기까지 조선시대 지배계층에서 폭넓게 사랑받은 꽃이다.

국화는 한의학에서 위장과 혈기에 좋고, 감기, 두통에 좋다하여 약효로도 많이 쓰이고 있으며

꽃을 잘 말려 매일 차로 마시면 머리를 맑게 해 주는 효과가 있다기에 나같은 경우는 3년전 우리 큰아이 수능기간중부터

국화차를 마시기 시작하였다.

 

정조 <들국화>

 

마지막으로 대나무는 곧게 뻗어 올라가는 것으로 대쪽같다 표현되는 선비의 지조를 뜻한다

세종대왕의 손자 이정의 <풍죽>을 보며 저자는 배는 곯아도 속되기는 싫다는 뜻으로 "고기를 못 먹으면 야위지만 대나무를 안 심으면 속(俗)된다"는 말을 인용했다 (page 102 참고)

여기서는 대나무가 바람에 맞서는 그림 <풍죽>을 올렸지만,  그 외에 비에 젖은 모습을 표현한 <우죽도>도 있다.

 

 이정 <풍죽>

 

옛 선인들은 만물의 조화를 읽으며 우주만물의 이치를 일관성 있게 표현했다.

하지만, 우리 현대인들은 옛 선인들의 오랜 세월 속에서 터득한 학문의 체계나

생활과 밀접한 많은 것들을 연구하며 일구어 놓은 그것들에 대해 너무나 소홀히 대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여기  옛 그림들을 다시 한번 깊이 헤아려 보자.

그림에서 옛 문인들의 기(氣)의 발산과  혼(魂)이 담겨짐이 어디 느껴지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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