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코리안 델리 - 백인 사위와 한국인 장모의 좌충우돌 편의점 운영기
벤 라이더 하우 지음, 이수영 옮김 / 정은문고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미국과 한국이라는 출신 배경이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이

델리라는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빚어지는 좌충우돌의 사연기 [마이 코리안 델리].

이 책의 저자이자 사위인 벤은 문학편집자의 본업에 델리 경영이라는 부업을 겸하게 되는데

그가 투잡을 하게된 이유와 사연이 한국부인과 함께 처가살이에 잘 보여지고 있다.

출신 배경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더 크게 겪게 되는 충돌과

그속에서 서로 타협과 이해로 삶의 형편을 잘 이끌어 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민자들의 생활을 보스턴 출신 벤 라이더 하우를 통해 엿보게 된다.

 

보스턴의 문화인류학자 가정에서 태어나 백인중산층에서 자란 벤은

낮에는 삐까뻔적한 뉴욕의 중심 맨해튼 [파리 리뷰]에서 기록과 분석, 수집과 정리를 하며 예술은 논하고

밤에는 다소 노후되고 치안도 떨어진 브루클린의 호들갑스런 구멍가게 식료품점(델리)에서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중적 생활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밤에 돌아가는 집은 쓰레기매립지가 있는 교외지역 스태튼 아일랜드로

처가 식구들과 복작거리며 사는 집이라 편안함이나 안락함은 기대 할 수 없다.

 

뉴욕은 맨해튼, 퀸즈, 브루클린, 브롱스, 스태튼 아일랜드의 5개 지역으로 나뉘어 있는데

벤은 하루에 3지역을 오가며 다리를 건넌다.

오가는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피곤하게 느껴지는데...... 투잡하는 생활의 노고가 이루 말 할 수 없으리라.

더우기 그는 그다지 고생해 보지 않은 사람이지 않았던가?

거기에 또하나의 힘겨움은 서로 근본적으로 다른 세계관을 가졌다는 것이다.

이주민 케이의 억척스럼과 무대포 정신으로 밀어 부치는 사업가 기질을 감당하기란

청교도적 관점으로는 도저히 이해불가 상황의 연속이다.

 

[마이 코리안 델리]는 저자 벤 라이더 하우가 델리를 운영하는 가운데

장모 케이를 통해 보여지는 한국인의 강한 어머니상을 알게 되는 이야기와

델리 계산대에서 흑인 점원 드웨인을 비롯하여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상대하면서

다중인격증 환자가 된 기분을 겪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또한,

[파리 리뷰]의 편집자로서 오너의 비위 맞추며 살아남기와

한국인 아내 개브를 비롯하여

장인 속옷까지 나눠 입으며 자신의 침실에 노크도 없이 불쑥불쑥 들어오는 등의 행동들에 대한

박씨 집안의 이민자들의 기묘한 삶과 정서, 지나친 독립성, 죽을때까지 부모를 섬기려 하는 당연함들을

받아들이며 이해 하기까지 벤의 내적 갈등을 잘 그려내고 있다.

 

벤은 바보 같은 이상과 감상만 가지고 델리 경영에 끼어들었다가

사업이란 그리 녹록지 않은 가운데 거대 폭풍을 만나 한바탕 난리를 겪고 난 후

비로소 삶의 현실이 제대로 보이는 한층 성숙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숙고의 과정을 거치는 철저함으로 자란 그가 장모 케이의 늘 바쁘고 빨리빨리 강박적인 성격을

감당하면서 케이의 백전노장의 끈기와 투지에 뿌리 깊은 정체성이 허물어지며 새롭게

움트는 자신의 개성과 문학의 세계가 색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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