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키

나가사키 - 2010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 수상작
에릭 파이 지음, 백선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4월

나
「2010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 수상작 」이란 타이틀과

집주인 몰래 이불 벽장 속에 숨어 산 한 일본 여인의 충격 실화! 라는 것에 더욱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책 『나가사키』

저자는 프랑스 사람으로서 로이터통신의 기자로도 활동하고 있는 에릭 파이로

취재차 일본에 갔다가 어느날 한 신문 기사를 보고 그 기사에 끌리어

『나가사키』를 구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일찌기 삶에 지쳐 무덤덤하게 독신남의 습관을 길러가고 있는

50대 중반의 독신남 시무라 고보.

그는 집 현관문을 열어 놓고 다닐 정도의 편안 생활을 하던 어느날

냉장고 속의 변화를 발견한다.

나름대로의 원칙대로 평화로운 삶을 영위해 가던 기상관측사 시무라는

자신의 음식물이 점점 사라지고 있음을 감지 한 후 부터 강박증 증세는 심해진다.

누군가가 자꾸만 내집을 드나드는 듯.....그는 잠을 설치며 궁리끝에

주방쪽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게 된다.

그리고 그의 감시는 시작된다.

컴퓨터 앞을 떠나지 못한 채 인내심을 발휘하며 바라보던 어느날

그는 내집, 바로 자신의 주방에서 중년의 여인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경찰에 신고를 한 후 카메라 속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그녀를 살핀다.

여유롭게 주방을 오가며 활동하는 그녀를 보면서 그는 묘한 감정에 사로잡히고,

엇갈리는 감정속에 그는 무언가에 이끌리듯 자신의 집으로 전화를 걸며 그녀가

전화를 받기를 원하는 자신을 발견하면서 양면성을 자신의 감정에 헷갈려 한다.

자신의 집에 불법침입한 그녀를 경찰에 신고한 자신이 그녀가 경찰에 잡히기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녀를 향해 외침의 소리를 지르면서 자신의 집에 그녀가 전화받기를 원하며 전화를 걸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끝내 그녀는 전화를 받지 못하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히게 되고

그녀가 자신의 다락방에 숨어서 1년 여간의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나가사키』는

인생 중반을 넘긴 중년의 나이가 되면

인간 본능의 감각이 예민하게 살아나는 것을 중점으로

귀소본능에 따라 고향을 찾아 들었다가 불법체류를 하게 된 58세 여인의 실화를 다룬 소설로써

집주인 시무라 고보와 불법체류자 50대 중후반 여인의

사고와 심리 묘사를 잘 다루고 있다.

이 책의 매력은 두사람의 관계를 드라마 틱한 이야기의 흐름을 주로 다루지 않고

두사람의 심리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 여느 소설과 달리 주인공 두사람은 전혀 말한마디 주고 받지 않았다

그것이 더욱 독특함이 있다.

책을 덮은 이후에도

이사를 갈 수 밖에 없었던 시무라 고보의 마음과

불법체류자 그녀가 시무라 고보한테 쓴 편지의 내용이 오랫동안 내 마음을 붙잡아 허허롭게 하고 있다.

저자의 이같은 독창성에 큰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