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커

트렁커 - 제2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고은규 지음 / 뿔(웅진) / 2010년 11월

우리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로서 참으로 다양한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다.

[트렁커]는 어떤 커다란 상처, 충격으로 인해 정상적인 모습에서 약간 벗어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다룬 이야기로

책장을 넘겨 저자 소개글에 나오는 곱디 고운 고은규님의 모습과는 매치가 되지 않는 듯한 소설이다.

이 책은 제 2회 중앙장편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인 만큼 이야기의 흐름속에서

현재에서 과거의 오버랩을 통해 앞뒤의 맥이 이어지기가 훌륭한것 같다.

저자의 생각의 발상이 깜찍하다는 생각이 든다.

 

트렁커란, 넓은 공간에서 편하게 잠을 자면 누구가가 나를 죽일것만 같은 옥죄임 때문에

시달려서 잠을 이루지 못해 차 트렁크속에 들어가 잠을 자는 사람을 말한다.

이는 과거의 충격과 상처로 인해 정신적 장애를 앓는 것으로 장롱속이나

차 트렁크처럼 어느 밀폐된 공간에서 잠을 자는 행위로 나타난다.

어찌 보면 일반적으로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고 성격이나 외모에 있어 뚜렷한 문제가 보이지 않으나

트라우마로 인해 자기안에 갇힌 정신적 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라 볼 수 있다.

 

[트렁커]는 이온두라는 여자와 이름이라는 남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두 사람은 각기 다른 상처로 인해 트렁커가 되었다.

두사람은 저녁이면 공원에 주차해 놓은 차에서 만나게 되고

이름이 만들어낸 치킨차차차라는 게임을 통해 벌칙으로,

지는 사람의 과거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서로를 알아가게 된다

이온두는 유모차를 파는 직업을 가졌는데 너무나 당돌하리만큼 차가운 판매사원이긴 하나

그만큼 판매자로서의 도리를 다할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로 소비자에게 딱맞는 유모차를 골라줄 줄 아는 안목이 있는 직원이다

하지만, 어느날 만만하게 본 손님에게 말실수를 하게되고 그것은 곧 인터넷을 통해

일파만파 소문이 돌고 급기야는 직업을 그만두게 되는 상황에 이른다.

그리고 이름은 건물의 균형을 관리하는 일을 하는 빌딩 밸런시스트인데

그는 아버지로 인해 너무나 큰 상처 때문에 트렁커가 되었다

이온두는 이름에 대하여 치킨차차차의 게임 벌칙을 통해 많이 알아가게 된다

그의 과거를 들어가면서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가기 시작하는데

그것은 연민속에서 싹트는 작은 사랑의 움트임과 함께 서서히 드러나진다.

 

이 [트렁커]는 이온두가 만나는 사람들속에서 자기의 관점과 생활 이야기를 펼쳐가는 가운데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추억을 떠올리면서 짜맞춰 진다.

그런 가운데 이온두의 과거가 되살아나면서 현실로 뚜렷해지는 것이

마치 퍼즐게임을 즐기듯 스토리가 전개되고 결말되기까지의 짜임새가 구성지다고 여겨진다.

 

나는 이책을 읽고 부모로서

자녀를 대하는 태도나 말 한마디 마디에 더욱 애정을 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부모의 잘못된 교육으로 자식에게 평생 잊지 못할 상처를 주어서는 안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