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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 ㅣ 어른이 읽는 동화
정호승 지음 / 열림원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정호승 시인이 '어른이 읽는 동화' 시리즈로 네번째 이야기 <의자>를 선보였다.
이 책은 '명상의 화가'로 불리는 박항률 화백의 그림과
<비목어>에 실렸던 동화 26편을 재구성해 만든 것이라 한다.
정호승 시인은
사랑만이 우리의 삶을 완성시킬 수 있다 말하며
여성보다 더 섬세한 감성으로 동화 <의자>로 삶의 깨달음을 보여준다.
잔잔한 마음에 파동이 일게 되는 이 책은
의자에 앉아 살며시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쉼을 갖게 한다.
표제작 <의자>는 어머니가 쓰시던 의자를 보면서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속에서
어머니의 사랑은 한결같이 똑같은데 그것을 받아 들이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비목어>는 서로의 눈이 되어 늘 함께 하는 삶으로 비로소 둘이 하나로 완성되어 간다는 깨달음에 크게 감동했는데
그것은 요즘 노화현상으로 서로의 도움을 많이 필요로 하는 우리 부부에게 해당되는 말인듯 했기 때문이다.
둘이서 하나가 되어 바라보는 세상이 환하고 아름답기만을 바란다.
<난초와 풀꽃>에서는 화려한 시절이 지난 뒤 한쪽으로 내몰린 초라한 모습의 삶이 그려지는데
그것에 대비하여 미래를 준비 해야겠다는 마음을 심어준다.
<빈 들판>과 <풍경소리>는 주변과 더불어 사는 삶과 자만하지 말아야 하는 삶에 대하여,
<해어화>는 사람들의 거짓된 사랑, 현실의 잘못된 단면을 보여주고 있으며
<해어견>은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의 '허'를 찌르고 있는
이야기를 담고있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길 수 있음을 알게하는 <명태>
시대의 변화에 따라 변화를 두려움 없이 받아들이며 적응해 나가야 함을 깨닫게 하는 <망아지의 길>
시련을 딛고 비로소 자신의 존재를 알게 된 기쁨을 맛보는 <주춧돌>
잔꾀 부리다가 자기가 다치게 되는 <어떤 암탉>
세상을 어떻게 받아 들이냐는 문제는 결국 내마음에 있음을 깨닫게 하는 <종이배>등은
정말이지 우리가 일상과 자연에서 흔히 만나는 것들에게
정호승 작가는 그것들에게 생기를 불어넣고 그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야기들의 모음집을 펼쳐낸 것이다.
이 외에도
의구심으로 똘똘 뭉쳐진 현대인을 그려낸 <현대인>이야기도 있으며
덧없는 인간의 존재를 가리킬 때<우제어>를 예로 드는 이야기와
하나의 몸에 머리가 둘 달린 <기파조>를 통해 서로를 믿지 못하는 현대인을 그려내고 있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도 모르게 주게 되는 상처가 있음을 알게 하는<못자국>이 있고
내가 죽고 죽어서 썩음으로 거름이 되어 영양분을 만들어 내는 피의 이야기<거름이 된다는 것>
도우며 살아가는 세상, 마음을 가다듬고 꿈을 꾸며 기다리는 마음의 중요성등을 암시해주는
<왼손과 오른손>,<기다리는 마음>,<어린 대나무>,<조약돌 이야기> .......등의
한편 한편 가슴에 새겨지는 동화가 있는 정호승<의자>는 결국 사랑으로 완성시키는 삶의 이야기 모음집이다.
정호승<의자>에 앉아봄은
진정한 사랑에는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를 가슴 깊이 깨닫게 되는
진한 감동의 만남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