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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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는 제4회 오에 겐자부로 문학상을 수상했다.
오에 겐자부로는 일본의 전후 문학가 중에서도
가장 폭넓게 서양문학을 가까이 해 온 작가이고 1994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그런 그가 직접 심사해서 주는 상이 오에 겐자부로 문학상이다
[쓰리]는 도쿄를 무대로 유복해 보이는 사람들의 주머니만 터는
천재적인 소매치기 니시무라를 주인공으로 쓴 소설이다.
나카무라 후미노리 작가는 반사회적인 존재에 호감을 느껴 이 소설을 쓰면서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소매치기에 관한 소설을 썼다는데서 젊은 작가의 패기가 느껴진다.
 
주인공 니시무라는
지하철안에서 은밀히 벌어지는 성추행 하는 사람을
역으로 이용해 그사람의 손목을 잡으면서 성추행 못하게 막는척 하며
그사람의 손목시계는 물론 주머니속의 지갑까지 터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그는 사랑하는 여자와 헤어짐(죽음으로)으로 
가리지 않고 닥치는데로 지갑을 훔치는 등 더욱 내리막길의 인생길을 달렸다.
수치를 쾌락으로 즐기는 자신을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는 니시무라는

부닥친 현실을 그저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흡수하는 삶을 산다.
안타까움이다.
 
어느날 슈퍼마켓에서 모자가 물건을 훔치는 것을 보고 그들이
주인에게 들키지 않도록 도와 주면서 니시무라는 그들과 귀찮은 인연이 맺어진다.
그렇지만 매몰차게 그들을 떼어놓지 못한다 꼬마의 어두운 미래가 보였기때문이다.
어릴적 불우한 환경에서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먹을 것을 훔치기 시작한 것이

어쩔수 없이 훔치는 인생, 타락의 길을 걷게 되어 지금 전문 소매치기로 살고 있는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
 
니시무라는 과거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조직에 휘말려
강도 살인사건에 가담했다가 친구를 잃고 도쿄도 떠나야 했었다
다시 도시로 돌아온 그는 목적이나 삶의 의미를 갖지 않은 채 그저 부자들의 지갑을 노리며 살아가다가
어느날 소매치기하는 과정에서 과거 그 거대조직의 보스 '기자키'를 만났다
그리고 니시무라는 자신의 미래를 '운명의 노트' 이야기를 해주는 기자키의 이야기속에서
자신의 운명이 결정되어진 삶을 보았다. 어릴적부터 보였던 탑이, 흐릿한 영역의 탑이 선명히 보이기 시작했다.
목숨을 담보로 세 가지 임무를 강요당한 니시무라는
타인의 영역으로 뻗었던 손가락과 지갑의 접점,그 이물(異物)을 잡았던 긴장감을 최고조로 느껴야만 했다
그동안 쌓아왔던 자신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해야만 살수 있기에.....
여기서 나는
세상에서 흔히 행해지는 약육강식이
자신의 이기적인 탐욕을 충족시키는데 일종의 방패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수있었다
 
내 운명이 타인에 의해 조종되어진다면 나는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것인가?
타인에 의해 조종되어지는 내 운명을 생각해 보라. 기막힌 인생의 장난이 아닌가.
과연 지금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혹시, 보이지 않는 그 어떤 힘에 내운명이 조종당하고 있지는 않은가,
한번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나를 돌아본다.

이 소설은 현대사회의 규칙과 테두리에 적응하지 못하고 변두리로 내몰린 개인들,
거대한 존재에 의해 조종되는 '운명'에 대한 사색을 담고있다.
소외계층의 고통과 외로움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쓰리]는
다양한 것들의 리듬을 타면서 남의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는 동작들에 대하여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다.

최적의 움직임으로 가장 부드럽고 유연한 몸놀림이나 손동작으로 소매치기 하는 장면장면이 사실감이 있다.
소매치기 할때는 주변의 흐름에 맞춰 몸의 자세를 움직이되
타인의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낼때는 각도와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또한 소매치기들은 지갑을 보면 그 주인의 인격이나 생활까지 볼 수 있다고 한다.
밑바닥 인생을 선택한 사람의 마음 자세나 인간관계에 대한 언질이 있다. 

마음을 누군가에게 빼앗기거나 연결되는건 멍청함의 극치라고.
고독한 프리로 있는게 좋다고 한다.
또한,
범죄에도 격이 있고 계획없는 강도질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쓰리]를 읽고 난 후
약자가 강자에게 먹히는 어처구니없는 삶의 이치를 다시 한번 느껴야만 했다
오랫동안 씁쓸함이 묻어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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